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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직원과 결혼한 한국인 30대女 "남편이 매일…"


문화 다양성이 엿보이는 구글 내부 용어

● 구글러(Googler): 구글 직원
● 쿠글러(Koogler): 구글코리아 직원
● 주글러(Zoogler): 구글취리히 직원
● 누글러(Noogler, New + Googler): 신입 구글 직원
● 스푸글러(SPoogler, Spouse+Partner+Googler): 구글러의 배우자, 동거인
● 게이글러(Gaygler, Gay+Googler): 동성애자 구글러
● 그레이글러(Greygler, Grey+Googler): 일정 나이 이상의 구글러

‘구글러’ 호세 두아르트의 하루

근무시간 20% 딴짓 … 구글맵 그렇게 탄생
내 팀장은 닉네임 대면 누구나 아는 해커


가장 일하고 싶은 회사로 손꼽히는 구글(Google). 구글 스위스 취리히 오피스에서 보안 엔지니어로 일하는 ‘구글러’ 호세 두아르트(34)와 그의 아내인 ‘스푸글러(구글 직원의 배우자)’ 김진경(30) 전 중앙일보 기자가 구글의 하루를 생생하게 전한다.

일어나면 구글폰으로 일과 확인

한 구글러가 점심을 먹기 위해 2층에서 1층 식당으로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오고 있다. [사진 구글]

 오전 8시. 잠에서 깨자마자 누운 채로 ‘구글폰’을 집어든다. 지난해 크리스마스 선물로 회사에서 받은 삼성 갤럭시 넥서스 최신형이다. 회사에선 매년 크리스마스 선물로 시장에 출시되기 직전의 신제품을 주곤 한다. 구글러들에게 먼저 피드백을 받기 위해서다. ‘구글 캘린더’ 메뉴를 확인한다. 오늘은 평소보다 일정이 많다. 3개월에 한 번씩 있는 근무 평가일인 데다 팀 회의도 있다.

출퇴근 탄력적인 '캠퍼스'

호세 두아르트
 오전 10시. 취리히 브란트셴케 거리에 있는 구글 오피스에 도착했다. 1층에 있는 식당에 들러 시리얼과 과일로 아침식사를 한 뒤 2층 내 자리로 가서 컴퓨터를 켰다. 10시30분, ‘올빼미족’인 나는 이때쯤 늘 일을 시작한다. 운동을 좋아하는 내 동료는 아직 출근 전이다. 오전 내내 산악 자전거를 타다가 회사 1층 피트니스센터에서 마무리 운동까지 하고 점심 때쯤 나온다. 구글러들의 출퇴근 시간은 들쭉날쭉이다. 오전 7시에 출근해 점심을 먹고 퇴근하는 직원도 있다.

 내 옆자리 팀장은 한창 작업 중이다. 그의 책상은 늘 비스킷 접시와 커피잔, 아이스크림 컵 따위로 지저분하다. 독일인인 그는 닉네임을 대면 누구나 다 알 만한 세계적인 해커다. 사무실은 대학에서 컴퓨터 공학을 가르치다 온 교수, 해커들 사이에 교과서처럼 쓰이는 책의 저자 등 ‘고수’들로 가득하다. 구글에서 일하면서 가장 만족스러운 부분이다. 모르는 것이 생겼을 때 언제든지 물어볼 수 있는 전문가들과 매일 함께 일하다 보면 직장이 아니라 학교에 다니는 기분이다. 구글러들이 회사 건물을 ‘캠퍼스’라고 부르는 이유다.

맛있는 건강식이 하루 세 번 공짜

게임룸에서 구글러들로 구성된 밴드가 공연 연습을 하고 있다. [사진 구글]

 점심시간이 됐다. 회사 식당으로 간다. 오늘은 생선 코너 앞이 북적거린다. 커다란 연어들이 통째로 얼음 위에 놓여 있다. 회칼을 든 요리사 3명이 내가 좋아하는 생선회를 떠서 나눠주고 있다. 접시에 가득 담은 뒤 채식 코너로 걸음을 옮겼다. 채식 버거와 파스타를 담고 있는데 영양사가 다가와서 살펴본다. “이 정도면 아주 건강한 식단이에요. 잘 선택하셨네요.”

 취리히 구글 식당에선 샐러드·육류·생선·곡류와 채식주의자를 위한 별도 메뉴 등 매번 30여 가지의 음식을 제공한다. 모든 음식 앞에는 재료에 대한 설명과 함께 빨간색·노란색·초록색의 세 가지 색깔로 지방·나트륨 함유량 등 건강지수가 표시돼 있다. 대부분의 재료는 유기농이다. 총 36명의 요리사들이 이곳에서 일하는 구글러 800여 명의 건강을 책임진다. 아침·점심·저녁 식사가 모두 공짜다. ‘밥 먹기 위해 더 일찍 출근하고 더 늦게 퇴근한다’는 구글러들도 있다. 해마다 조사하는 회사에 대한 만족도에서도 가장 반응이 좋은 것은 구내식당의 음식이다.

언제나 즉석토론, 회의는 50분씩

1층 식당에서는 아침·점심·저녁 식사를 모두 무료로 제공한다. [사진 구글]

 식당을 나서는데 복도에 사람들이 모여 있다. 최근 구글이 공개한 안경 형태의 스마트 기기인 ‘프로젝트 글라스’에 대한 논쟁이 한창이었다. 생각보다 가벼워 좋다느니, 카메라 화소를 더 높여야 한다느니, 나라별 개인정보 보호 정책이 걸림돌이 될 거라느니 하는 얘기가 오갔다. 토론 중 한 구글러가 복도 벽에 붙은 화이트보드에 업그레이드된 프로젝트 글라스의 모양을 예상해 그려가며 설명을 한다. 늘 이런 식으로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업무 토론을 벌이는 구글러들 때문에 카페나 복도의 화이트보드는 항상 각종 그래프와 수학 부호들로 빽빽하다.

구글러들은 사무실 곳곳에 부착된 화이트보드를 이용해 언제 어디서든 토론을 한다. [사진 구글]

 오후 3시. 팀장이 회의를 하러 가자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침에 전원 참석하라는 e-메일이 왔었다. 전원이라고 해봐야 팀장과 나, 옆자리 동료까지 단 3명이다. 구글의 평균 팀인원은 3.5명이다. 팀원 사이의 소통을 중시하는 ‘구글 정신’을 실현하기 위해서다. 회의 장소는 바로 맞은편에 있는 카페다. 영국 런던의 지하철처럼 만들어놨다. 벽 타일도 런던 지하철 역에서 쓰는 것을 가져왔다고 한다.

 회의 시작한 지 50분이 지났다. 휴식 시간이다. 원래는 한 시간 단위로 회의를 했었는데 래리 페이지가 CEO가 된 뒤 시스템을 바꿨다. 회의를 한 시간 꽉 채워 하면 끝난 뒤 메모하고 정리하느라 20∼30분이 또 훌쩍 가는데 50분에 끝내면 마무리 작업을 10분 안에 마치려는 심리적 효과가 발생해 시간을 더 효율적으로 쓸 수 있다는 이유다.

내부 통신망으로 서로의 업무 알고 있어

 회의가 끝난 뒤 팀장과 나만 남았다. 3개월에 한 번씩 있는 업무 성취도 면담을 하기 위해서다. 구글은 직원들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한다. 그래야만 최대의 성과가 나온다고 믿기 때문이다. 대신 분기마다 면담을 통해 성과를 평가한다. 팀장에게 지난 3개월 동안의 업무 내용과 진척 사항에 대해 설명한 뒤 다음 3개월 동안의 계획에 대해 상의했다. 계획한 내용을 초과 달성하면 보너스나 승진 등의 대가가 돌아온다.

 구글러들은 내부 통신망을 통해 서로가 무슨 일을 하는지 확인할 수 있다. 각자의 캘린더에 하루 단위, 일주일 단위로 업무 계획과 성과 등을 기록해 두는데 구글러라면 누구나 다른 구글러들의 계획을 열람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현재 누가 구글 프로젝트 글라스에 관련된 일을 하고 있는지, 지메일(Gmail) 보안에 관한 일은 누가 하는지 등을 알아볼 수 있는 것이다. 이를 통해 아이디어를 교환하거나 동료의 협조를 구하는 게 훨씬 쉬워진다.

'20% 룸' 으로

 면담이 끝난 후 1층에 있는 ‘20%룸’으로 향했다. 구글러들은 근무 시간의 20%를 자기 업무가 아닌 개인 관심 분야에 쓸 수 있다. ‘20% 프로젝트’는 서로 다른 팀 소속이라도 관심 분야가 같은 구글러들이 별도의 팀을 만들어 진행할 수 있다. 이런 제도는 결국 회사에도 득이 됐다. 구글의 대표적 서비스인 지메일이 바로 이 20% 프로젝트를 통해 만들어졌다. 2004년 전 구글 직원인 폴 부크하이트가 개인적으로 팀을 이뤄 회사 내부용으로 시작했다가 반응이 좋자 회사에서 대표 상품으로 키운 것이다. 현재 지메일 이용자는 전 세계 3억5000만 명을 넘어섰고 54개 언어로 서비스되고 있다. 지도 서비스인 구글맵스(Google maps), 채팅 서비스인 구글토크(Google talk)도 20% 프로젝트를 통해 개발됐다.

 20%룸 컴퓨터에서 스탠퍼드대 온라인 강의 프로그램에 접속했다. 요즘 부쩍 관심이 가는 암호학 수업을 듣기 위해서다. 최근 구글러들 사이에선 온라인 대학 강의를 듣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옆 동료 역시 수학 온라인 강의를 듣고 있다.

 사무실로 돌아오니 오후 6시. 절반은 퇴근하고 없다. 지금 남아있는 사람들은 오후 9∼10시까지 일하는 ‘저녁형 인간’들이다. 컴퓨터를 끄고 전신 아로마 마사지를 받으러 회사 내 마사지룸으로 향했다. 6개월 전 아기가 태어난 뒤로 어깨와 허리에 근육통이 가실 날이 없다. 구글 마사지룸에선 일반 마사지 가게의 10분의 1 가격으로 전문가에게 마사지를 받을 수 있다. 인기가 좋아 일주일 전 예약은 필수. 생일엔 무료 마사지 서비스도 해준다. 오후 7시. 오늘도 칼퇴근이다. 구글러의 짧고도 긴 하루가 저물었다.

구글러의 고민

 이런 회사를 떠나는 구글러들도 물론 있다. 그만둔 동료가 회사를 창업해 잘 키운 뒤 수백만 달러를 받고 큰 기업에 매각한 스토리는 구글러들 사이에서도 늘 화제다. 덩치가 큰 회사에 있으면 멋진 아이디어가 있어도 매니저·팀장과 늘 상의를 해야 한다. 회의하고 보고서 만들다 보면 타이밍을 놓치기 쉽다. IT 시장 자체에 대한 고민을 가진 구글러들도 있다. 구글은 14년 전엔 존재하지도 않았던 회사다. 그동안 급성장을 했지만, 앞으로 14년 뒤엔 어떻게 돼 있을지 알 수 없는 일이다.


구글러 아내 ‘스푸글러’ 김진경씨의 하루

남편이 저녁마다 ‘구글 도시락’ 싸와
회사인지 복지단체인지 헷갈린다


김진경
오후 7시. 스위스 취리히 시내의 한 이탈리아 레스토랑에 12명의 여성이 모였다. 한국 출신인 나를 포함해 미국·스페인·독일·우크라이나·중국 등 12명의 국적이 모두 달랐다. 돌아가며 자기 소개를 한다. “전 스위스에 온 지 4년 됐어요. 네 살 된 딸이 하나 있고요, 얼마 전엔 일도 시작했어요.” 중국계 미국인인 하이디(35)의 말에 질문이 쏟아졌다. “어느 에이전시를 통해 직업을 구했나요?” “일하는 동안 아이는 어디에 맡기나요?” 하이디가 4년 동안의 스위스 정착기를 들려주는 동안 다들 귀를 쫑긋 세웠다. 스페인에서 온 지 얼마 안 된 마리아(32)가 “독일어 공부는 어떻게 하고 있느냐”고 물어본다. 이날 모임을 주도한 루마니아 출신의 아이다(29)가 “구글에서 지원하는 독일어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도움이 많이 된다”고 말했다.

동성애자도 트랜스젠더도 '스푸글러'

 나를 포함한 12명은 모두 구글과 떼놓을 수 없는 ‘스푸글러’들이다. 구글 직원들을 구글러(Googler), 그들의 배우자(Spouse)와 동거인(Partner)을 스푸글러(SPoogler)라고 부른다. 구글러의 남편이나 아내는 물론이고 결혼하지 않고 동거하는 사이도 인정하는 것이다. 구글엔 LGBT(레즈비언·게이·바이섹슈얼·트랜스젠더) 직원이 모두 있다. 이들의 파트너도 모두 다른 직원들의 정식 배우자와 마찬가지로 구글에서 의료보험이나 어학교육 비용 등의 지원을 받는다. 글로벌 기업인 구글의 직원들은 업무에 따라 여러 나라의 지사를 옮겨다니며 근무하는 경우가 많다. 낯선 외국 생활은 구글러에게는 물론 함께 사는 가족에게도 스트레스다. 구글이 진출한 나라별로 스푸글러 그룹을 만들어 이들의 정착을 물심양면 지원하는 이유다.

산후조리는 '구글 도시락'으로

 내가 구글에서 보안 엔지니어로 일하는 남편과 함께 취리히로 이사온 건 지난해 6월. 임신 5개월 무렵이었다. 구글의 자유로운 근무 시간 덕에 산부인과 진료 때마다 남편과 함께 갈 수 있었다. 든든했다. 하지만 한국 직장의 강도 높은 업무에 익숙했던 나로선 불안한 마음이 드는 것도 어쩔 수 없었다. 하루는 남편에게 “이러다 잘리는 거 아니야?”라고 물었다. 남편은 웃으며 “우리 팀장은 집에 냉장고가 고장 나서 수리공을 불러야 한다고 재택근무 한대”라고 답했다.

 지난해 11월 초 아기가 태어났다. 남편은 바로 회사에 출산휴가를 신청했다. 남성 구글러들은 아내가 출산했을 때 4주간의 출산휴가를 쓸 수 있다. 남편은 여기에다 지난해 쓰고 남은 정기 휴가 2주를 덧붙여 총 6주 휴가를 냈다. 산후 조리를 해야 하는 6주 동안 집에 함께 있어 준 것이다. 구글의 출산 지원책에는 음식도 포함돼 있다. 갓 출산한 부부가 집에서 요리해 먹기가 쉽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 식사 비용을 500프랑(약 62만원)까지 지원한다.

 6주가 지나 업무에 복귀한 뒤에는 남편이 매일 저녁 식사를 회사에서 포장해 왔다. 구글은 하루 세 끼를 모두 공짜로 제공하는데 저녁 식사는 집에 포장해 갈 수도 있다. 혼자 저녁 식사를 해야 하는 독신자나 장 볼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은 맞벌이 부부, 내 남편처럼 갓 출산한 아내를 둔 구글러를 위한 배려다. 퇴근하는 남편에게서 매일 다른 종류의 스테이크와 샐러드·생선요리 등이 담긴 도시락을 받아들면서 가끔은 구글이 회사인지 복지단체인지 헷갈렸다.

스푸글러 전용 공간도

 취리히의 스푸글러는 약 400명. 정기적으로 저녁 식사 모임, 커피 모임, 공동육아 모임, 여행 모임 등을 연다. 공동 메일링 리스트를 만들어 취리히의 학교나 병원·레스토랑 등에 관련된 정보도 나눈다. 누군가가 좋은 소아과를 추천해 달라는 전체 e-메일을 보내면, 금세 지역이나 경험에 따라 의사를 추천하는 답 메일이 쏟아지는 식이다.

 처음 취리히에 왔을 때, 나는 임신으로 인한 편두통과 입덧으로 고생하다 스푸글러들에게 e-메일을 보냈다. 하루 만에 30여 통의 답장이 쏟아졌다. 허브 차와 요가 등 각자 자기 나라에서 쓰는 각종 민간요법을 추천했다. 이후 출산할 병원을 고를 때나 아기 용품을 구입할 때도 스푸글러들의 조언은 유용했다.

 좀 더 전문적인 정보를 나누기 위해 구글은 6개월에 한 번씩 스푸글러들을 위한 세미나인 ‘테크토크(Tech-Talk)’를 연다. 지난 3월 열린 테크토크의 주제는 ‘스위스의 교육’. 전문가를 초빙해 초·중등교육 제도를 설명하고 학교별 장단점과 특징을 소개했다. 회사에도 스푸글러를 위한 공간이 따로 있다. 취리히 오피스 홍보 담당자 사무엘 라이더는 “구글은 직원의 행복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며, 그것은 곧 가족의 행복과 연결돼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했다.

 가끔 나도 구글 오피스로 간다. ‘소셜(Social) TGIF’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전 세계 구글 오피스에선 매주 금요일 오후 TGIF(Thanks God It’s Friday) 행사를 연다. 구글러들이 함께 맥주를 마시며 직급이나 팀에 관계없이 서로 질문하고 답한다. 취리히 오피스에선 한 달에 한두 번 이 행사를 ‘소셜 TGIF’로 확대해 구글러의 가족 및 친구에게도 문을 연다. 곳곳에 게임룸, 미끄럼틀, 실내 간이 축구장 등을 갖춰 놀이동산을 연상시키는 구글 오피스는 아이들에게 특히 인기다.


유럽·중동·아프리카 채용 매니저 르네 라플란테
LGBT 모여 … "다양성 위해 구직자 출신지·대학 묻지 않아”


유럽·중동·아프리카 전역에서 구글의 인재 채용을 총괄하는 르네 라플란테 매니저를 지난달 19일 취리히 구글 오피스에서 만났다. 그는 자신의 개 ‘피니’와 함께였다.

●개를 매일 데리고 출근하나.

 “그렇다. 낮엔 집에 피니를 돌봐줄 사람이 없기 때문에 회사에 데리고 온다. 우리 팀엔 나 말고도 개를 데리고 출근하는 직원이 한 명 더 있다.”

●애완동물 때문에 동료 간에 분쟁이 생기진 않나.

 “구글은 동료와의 ‘오픈 커뮤니케이션’을 중시한다. 개 알레르기가 있거나 개를 싫어하는지 동료들과 미리 충분히 대화를 했다. 또 다른 팀원이 데리고 오는 개와 피니를 밖에서 미리 만나게 해 친해지도록 했다. 미국 뉴욕 오피스에선 한 직원이 애완용 뱀을 데리고 출근했지만 동료들이 불편해해서 며칠 못 갔다고 하더라.”

●‘구글리’한 사람이란 어떤 사람인가.

 “팀워크와 소통을 잘하는 사람, 긍정적이고 도덕적인 사람이다. 또한 IT 분야의 변화 속도에 맞춰 일할 수 있는 사람, 변화를 즐기는 사람, 소매를 걷어붙이고 새로운 일에 뛰어들 수 있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을 어떻게 뽑는가.

 “구글은 전 세계에서 매년 200만 통 이상의 이력서를 받는다. e-메일, 전화인터뷰, 4~5차례의 면접, 채용위원회 회부 순으로 진행된다. 함께 일할 동료나 다른 팀의 매니저도 면접을 본다. 의사 소통 능력이나 팀워크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구글 인터뷰는 질문이 독특하기로 유명한데.

 “왓(What)이 아니라 하우(How)가 중요하다. ‘독일에선 주말마다 축구장에서 몇 개의 골이 터질까’란 질문에 정확히 답할 필요는 없다. 독일의 대략적인 축구 팀과 선수 숫자, 경기 수, 한 경기마다 예측되는 골 수를 추측해 답을 유도해내는 과정을 보여주면 된다.”

●인터뷰 원칙이 있나.

 “지원자에게 종교나 인종은 물론 출신 지역과 대학을 묻는 것도 금지돼 있다. 우리에겐 ‘다양성(Diversity)’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다양성이 왜 중요한가.

 “우리의 고객은 전 세계 인터넷 사용자들이다. 상상 가능한 모든 것에 대해 검색을 하는 그들의 수요에 맞추려면 구글의 다양성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구글의 검색 엔진 언어는 2007년에 이미 40개를 넘어섰다. 대략 70개국, 전 세계 인터넷 사용자의 약 99.3%를 커버한다. 다양성은 구글의 DNA다.”

●미끄럼틀 등 사무실 환경이 독창적이다.

 “최고의 아이디어는 책상에 앉아있을 때가 아니라 카페에서 동료와 수다를 떨다가, 스카이라운지에서 멋진 경치를 바라보다가 나온다. 서로 더 자주 얼굴을 보고 대화하고, 다른 팀의 일에도 쉽게 관여할 수 있을 때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탄생한다. 구글 사무실엔 칸막이가 없고 복도·카페 등 어디에나 화이트보드가 설치돼 있다.”

●취리히 오피스는 직원이 800명이 넘는다. 구글리한 문화가 유지되나.

 “엔지니어만 따지면 유럽에서 규모가 가장 크지만 조직 문화는 수직적이지 않고 자유롭다. 매주 금요일 오후 CEO와 직원 대부분이 1층 식당에 모여 함께 맥주를 마시며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눈다. 누구든지 CEO에게 직접 질문을 할 수 있다. 미국 마운틴뷰 본사를 비롯해 전 세계 구글 오피스가 이런 식이다. CEO 래리 페이지가 본사 행사 때 답한 내용은 전 세계 구글러들에게 영상으로도 공개된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으로 옮기는 구글러들도 있다.

 “구글은 복지 정책이 훌륭하지만 인재들에겐 자기가 원하는 일을 하며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환경이 더 중요하다. 구글은 그들의 열정과 커리어를 충족시킬 수 있는 회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구글 코리아

구글의 자유로운 기업 정신이 아시아의 수직적 조직 문화와 공존할 수 있을까. 2004년 설립된 구글코리아에선 인턴부터 임원까지 직급에 관계없이 서로의 이름 끝에 ‘님’자를 붙여 부른다. 인사부 김지영 상무는 “구글의 기업 문화를 한국에 구현하기 위해 처음에 가장 고심한 부분이 호칭이었다. 신입 직원이 내게 ‘상무님’ 대신 ‘지영님’이라고 부름으로써 자유로운 의사 소통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남성 직원은 아내가 출산할 경우 4주의 유급 출산휴가를 쓸 수 있고, 출산한 산모에겐 50만원의 식사비를 지원한다. 일주일에 하루는 집에서 근무하거나 출퇴근 시간을 개인 일정에 맞춰 조정하는 유연 근무제를 실시한다. 직원들의 외국어 교육비는 물론 석·박사 학위 비용과 해외 콘퍼런스 참가 비용도 지원한다. 복지 혜택은 직책에 관계없이 구글 직원이라면 누구에게나 동등하게 주어진다.


숫자로 보는 구글

● 14년: 구글 역사
● 380억 달러: 지난해 매출액
● 3만2467명: 지난해 기준 직원 수
● 30개국: 진출한 나라
● 200만 통: 매년 받는 이력서 수
● 3.5명: 팀당 평균 인원
● 75개국: 구글 스위스 취리히 오피스 직원의 출신 국적 수

취리히=김진경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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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