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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진보정치 몰락시키는 이석기

통합진보당 사태가 최악의 국면으로 달려가고 있다. 사태의 핵심 인물은 이석기 비례대표 당선인이다. 당연히 책임지고 물러나야 할 인물이 사퇴를 거부하고 있다. 그의 행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그로 인해 진보정치 전체가 나락으로 굴러떨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이 당선인은 이번 사태를 일으킨 당권파 경기동부연합의 실세이자 지하당(민혁당) 활동으로 유죄 선고를 받았던 주사파 거물이다. 이 두 가지만으로도 그는 국회의원 자격을 이미 상실했다고 봐야 한다. 그런데 그는 오히려 자신을 비판하는 여론에 문제가 있다는 적반하장(賊反荷杖)식 태도를 고집하고 있다.

 이 당선인은 부정을 부정했다.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 “부정이 70%, 50%는 돼야 총체적 부정, 부실로 표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진보당의 선거부정이 당내 경쟁세력인 비당권파와 언론에 의해 “과장됐다”는 주장이다. 민주주의에 대한 상식조차 의심되는 발언이다. 도대체 얼마나 더 심한 사태가 벌어져야 문제를 인정하겠다는 것인가. 선거부정의 규모가 작다고 문제가 안 된다는 것인가. 실제로 벌어진 부정도 결코 가벼운 정도가 아니다. 조사 결과 매우 광범하게, 온갖 방식의 부정투표가 자행됐다. 실제로 비례대표 순위가 바뀌었다.

 이 당선인은 폭력사태의 책임도 떠넘겼다. 분명 부정을 저지른 것도 당권파이고, 중앙위에서 폭력을 휘두른 것도 당권파다. 그런데 이 당선인은 “(비당권파의) 강행처리가 폭력을 유발시키지 않았나 하는 의구심이 있다”며 비당권파를 비난했다.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궤변이다. 온 국민이 두 눈으로 똑똑히 지켜본 폭력사태다. 책임전가는 온 국민을 무시하는 오만이다.

 이 당선인은 국민여론까지 무시하고 호도하는 독선을 보였다. 그는 “국민여론도 해결책이 사퇴에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정반대다. 최근 본지 여론조사 결과 “사퇴하지 않아도 좋다”고 생각하는 여론은 16%에 불과했다. 절대다수의 국민이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진보당의 모태인 민주노총까지 “이석기가 사퇴하지 않으면 진보당을 지지하지 않겠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을 정도다. 보수든 진보든 모든 언론이 그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권파는 거듭 배수진을 치고 있다. 사태 수습을 위해 만들어진 비상대책위원회가 사퇴를 요구하자 ‘업무정지 가처분 소송’으로 맞서려 하고 있다. 당이 쪼개지는 한이 있더라도 끝까지 버텨 19대 국회의원이 되겠다는 자세다. 이 당선인은 과연 어떤 확신에서 이런 행태를 보이는지 의심스럽다. 그는 지금 민주주의 절차를 무시하고, 여론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해 온 진보정치 세력 전체를 무덤으로 끌고가고 있다.

 이 당선인은 과연 무엇을 위해, 누구를 위한 정치를 하겠다는 것인가. 이 당선인은 대한민국 국회의원이 될 자격이 없다. 아직 늦지 않았다. 자진사퇴가 사죄의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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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