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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 참나물 밟았네 … 일월산 대티골엔 산나물 천지

육지속의 섬,영양군의 산에는 각종 청정 산나물이6월중순까지 자란다. 산나물의 보고라는
일월산에서 아낙들이 산나물을 채취하고 있다.

영양군은 경북 내륙 깊숙이 숨어 있다. 군을 소개하는 책자에도 ‘육지 속의 섬’이라고 표현할 정도다. 외부와는 단절된, 오지라는 의미로 다가오지만 반대로 그만큼 오염되지 않은 순수한 땅이라는 뜻도 있다. 영양군은 산악 지역이어서 봄도 다른 지역보다 늦게 찾아오고 각종 산나물도 이맘때쯤 피기 시작한다. 영양 산나물은 오염되지 않는 땅과 공기 속에서 자라나 칼륨·칼슘 등 각종 영양소가 골고루 함유돼 있다. 맛과 향도 다른 지역보다 뛰어나다고 한다. 5월 신나는 농촌 여행은 영양 듬뿍 머금은 산나물을 찾아 영양군으로 달려갔다.

읍내서 승용차로 30분 달리면 일월산 입구

안내를 맡은 영양군청 김상수 주무관에게 “어디에서 산나물이 많이 나느냐”고 물었다.

“영양은 80%가 넘는 지역이 산지라 산을 조금만 올라가면 어디서든 산나물을 캘 수 있습니다.” 지천에서 산나물이 나는데 뭐 그런 걸 묻느냐는 대답이 돌아왔다.

산나물이 많이 난다는 일월산(1219m)으로 향했다. 읍내에서 차를 몰고 봉화 방향으로 약 30분쯤 가야 되는 곳이다. 일월산으로 가는 중간 중간, 외진 곳에는 어김없이 승용차가 한두 대씩 서 있다. 김 주무관은 “분명 도회지에서 산나물 캐러 온 사람의 차일 것”이라 한다.

일월산은 경북 북부에서 가장 높은 산인데 정상 부위가 한 일(一)자처럼 생겨서 펑퍼짐하다. 방송국 중계소가 있어 거의 정상까지 차로 올라갈 수 있다. 정상 부위에서 내려오면서 산나물을 캐도 되고, 아니면 일월산 초입인 대티골에서 올라가면서 따도 된다.

대티골에서 걸어 올라가는 방법을 택했다. 반변천 계곡물 소리를 들으며 숲길을 따라 약 40분 정도 올라가니 약간 완만한 경사 지대가 나왔다. 김 주무관이 “와! 여기에 산나물 천지네”라고 한다. “취나물도 많고, 참나물도 있네.” “이건 곰취나물, 이건 어수리….” 김 주무관의 입에서 쉴 새 없이 산나물 이름이 튀어 나왔다.

근데 문제는 이때부터 시작됐다. 조리해서 식탁에 올라온 산나물은 많이 봤지만 실제로 야생 산나물을 본 건 처음이어서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는데 아는 것이 없어 산나물과 잡초가 구분이 되지 않았다. 그냥 모든 게 풀로 보일 뿐이었다.

우왕좌왕 헤매는데 김 주무관이 “이 기자, 지금 밟은 것이 참나물”이라고 핀잔을 준다. “끝이 뾰족하고 가장자리가 톱니처럼 생긴 거 있잖아.”

“이거요?”라며 하나 뜯어 보이니 “에이. 그건 잡초”라고 한다. 결국 김 주무관이 따준 참나물 한 잎 들고 일일이 모양새를 맞춰가면서 딸 수밖에 없었다.

산나물·독초 구분 위한 체험프로그램도

(왼쪽부터) 취나물과 곰취, 당귀는 영양군의 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산나물들이다.

“산나물을 모르는 사람들은 어떻게 산나물과 잡초를 구별하느냐”고 김 주무관에게 물었다. “열심히 공부하는 수밖에 없다”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러면 18일 시작된 산채 축제 때는 어떻게 하느냐”고 다시 물었더니 “산나물이 많이 나는 지역에 견본 사진을 주변에 매달아 놓는다”고 한다. 그래도 초보자에겐 구분이 쉽지 않다. 가끔 산나물을 먹고 탈이 났다는 소식이 들리는 것도 초심자들이 산나물과 독초를 구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산나물을 구별할 줄 모르는 사람들은 체험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된다. 대티골은 반변천 계곡을 따라 30여 가구 50여 명의 주민이 살고 있는 전형적인 산골 마을인데 자연치유 생태마을로 지정된 곳이다. ‘제10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어울림상을 받은 ‘아름다운 숲길’이 있는 마을이다. 대티골에는 고사리·참나물·금죽·취나물 등 각종 산나물이 자라고 있다. 특히 단군신화에 ‘곰이 100일 동안 먹고 사람이 되었다’는 산마늘(명이나물) 재배 농장이 많다. 예약을 하면 주인이 해설사로 나선다. 뜯어온 산나물은 직접 요리해 먹을 수 있다.

이용 방법=풀누리 농촌 교육농장 홈페이지(www.pulnuri.com)에서 예약하면 된다. 농부교실·숲속교실·요리교실 등으로 구성돼 있다. 나물 뜯기 체험은 1만원. 1인분에 3만5000원 하는 풀누리 소반 음식을 예약하면 체험은 공짜다. 054-683-6832.

1219인분 산채비빔밥 만들어 시식 행사

대개 산나물은 봄부터 가을까지 캘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아니란다. 봄 기운이 완연할 때, 한 달밖에 따지 못한다고 한다. 최저 해발이 300m인 영양에서는 보통 5월 중순부터 6월 중순 때까지가 산나물 철이다. 산나물 축제가 다른 지역보다 약 한 달 늦은 5월 중순에 열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올해는 18일부터 20일까지 3일간 열린다. 정식 명칭은 ‘2012 대한민국 산채 박람회 겸 제8회 영양 산채 한마당’이다. 지난해엔 이 산중 마을까지 20만여 명이 찾아왔다고 하니 그 인기를 대충 알 듯하다.

산채를 이용한 각종 요리를 공짜로 먹을 수 있는 시식 행사는 축제 기간 내내 열린다. 주 행사장인 영양군청과 인근의 영양초등학교 주변엔 각종 행사가 줄을 잇는다. 특히 산나물의 보고라는 일월산의 높이에 착안해 만든 1219인분의 산채비빔밥 만들기와 시식 행사는 토요일인 19일 오후 1시50분부터 한 시간 동안 열린다.

산나물을 살 수도 있다. 곰취를 비롯해 더덕·참나물·묵나물 등과 지역 특산물을 판매하는 장터가 있다. 곰취 1㎏에 1만원, 참나물은 1㎏에 2만원이다.

산나물 뜯기 체험은 읍·면별로 나뉘어 있고 당일 현장에서 신청하면 되다. 참가비는 공짜인 데도 있지만 대부분 1만원을 받는다. 무료인 곳은 채취한 산나물의 무게에 따라 돈을 내야 한다. 곰취의 경우 1㎏에 8000원, 더덕은 600g에 5만원이다. 영양군 축제 추진 위원회(sanchaeexpo.co.kr·054-683-7300).

1. 영양군에는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풍력발전단지가 있다 2. 재령이씨 집성촌인 두들마을 모습.
여행 정보
서울시청에서 영양까지는 중부~영동~중앙고속도로를 타고 서안동 IC를 나와 영덕 방향 34번 국도를 타고 가면 된다. 최소 5시간은 잡아야 한다. 영양은 근현대사에서 이름을 날린 문인이 많이 배출된 곳이다. 그래서 ‘문향의 고장’이라고 한다. 조지훈 시인이 태어난 주실마을과 소설가 이문열씨가 태어난 두들마을이 있다. 이문열씨는 현재 두들마을로 내려와 살고 있다. 국보 제187호인 봉감모전오층석탑, 우리나라 최대의 풍력 발전단지 등은 영양의 볼거리다. 6월에는 반딧불이 축제도 열린다. 영양군 문화관광과(054-680-6062, 6067).

영양의 대표적인 음식은 산채비빔밥이다. 영양읍의 고은 한정식(054-683-5005)이나 입암면의 선바위 가든(054-682-7429)이 유명하다. 8000원. 한우도 유명한데 읍내 식당 대부분에서 한우를 판다. 한울가든(054-682-7300).

시내에 호텔도 있지만 영양은 시골 정취를 느낄 수 있는 한옥 체험집이 많다. 석계 종택(054-682-1480), 백천가옥(054-682-0365), 이원박고택(011-527-8168) 등이 있다. 보통 방 한 칸에 4만~7만원 정도 한다.

두들마을 가면 『음식디미방』 속 전통요리 맛 볼 수 있어요

1. 자연치유 생태마을인 대티골을 알리는 안내 표지판 2. 음식디미방으로 기록된 대로 만든 300여년 전 양반들이 먹던 잡채.
영양군이 자랑하는 한 가지가 있다. 『음식디미방(飮食知味方)』이라는 책이다. 300여 년 전인 조선 숙종 때 이조판서를 지낸 이현일의 어머니 장계향 여사가 지은 우리나라 최초의 한글 음식 조리서다. 조선시대 양반들이 평상시 먹던 음식의 재료와 조리법 등이 자세히 기록돼 있는데, 이 조리법으로 만든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곳이 전국에서 유일하게 영양군이다.

석보면 두들마을이 그곳이다. 재령이씨 집성촌으로 소설가 이문열씨의 생가가 있는 마을이다. 이곳에서 재령이씨 종부인 조귀분씨와 『음식디미방』을 연구하는 회원들이 직접 만든 음식을 내놓는다. 음식 이름도 대부분 생소하다. 대구껍질누르미·가제육·연근채·빈자법·동아느림이 등 10여 가지가 나온다. 화학조미료는 물론 고춧가루·마늘 등 향신료를 사용하지 않아 맛이 개운하고 담백하다.

『음식디미방』에 나오는 음식을 만들 수도 있다. 동아선·동아적 등 동아(오이과 식물)를 활용한 건강 음식부터 꿩이나 닭고기로 만든 석류탕 등이 주 메뉴다. 조리 시간은 보통 한 시간쯤 걸린다고 한다.

이용 정보=예약을 해야 맛볼 수 있다. 점심만 가능하며 한꺼번에 40명까지 받는다. 소부상 3만원, 정부인상 5만원. 054-682-7764. 체험 프로그램은 1인당 1만원이다. 054-683-0028.

글=이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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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