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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출생 입양아' 女장관 "꼬리표 달지 마라"

17일(현지시간) 첫 국무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파리 엘리제궁에 들어서는 플뢰르 펠르랭 중소기업·혁신·디지털경제 담당 장관. [파리 AP=연합뉴스]
한국 출생 입양 여성이 프랑스의 장관이 됐다. 장마르크 애로(62) 프랑스 새 총리는 16일(현지시간) 프랑수아 올랑드(58) 대통령의 재가를 받아 34명의 각료 명단을 발표했다. 그 안에는 올랑드의 대선 캠프에서 디지털 경제 특보를 맡았던 플뢰르 펠르랭(39)이 들어 있었다. 중소기업·혁신·디지털 경제 담당 장관 자리였다. 프랑스의 장관은 부처를 이끄는 장관(18명)과 그 아래에서 특정 분야만 맡아 일하는 담당 장관(16명)으로 분류된다.

 펠르랭은 생후 6개월 만에 한국에서 프랑스로 보내졌다. 한국에서의 이름은 김종숙. 프랑스의 부모가 출생 기록에 한국에서 받은 서류에 적혀 있던 이름을 남겨놓은 덕분에 원래의 이름을 알게 됐다고 한다. 일곱 살 아래 여동생도 한국 출생 입양인이다. 그는 프랑스로 입양된 뒤 한국에 다시 가본 적은 없다. 한국말은 전혀 못한다. 그는 최근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외모는 동양인이지만 사고 방식이나 행동 양식은 프랑스인”이라고 말했다. 자신이 입양아라는 사실에 대해서는 "내가 버려진 아이라는 사실이 나를 힘들게 했지만 입양이라는 행운을 얻었다는 점을 불행 중 다행으로 여기며 살았다.”

 펠르랭은 공부를 잘했다. 보통 학생보다 2년 빨리 바칼로레아(프랑스 대입시험)에 합격해 상경계열 그랑제콜(졸업 뒤 석사 학력이 인정되는 고급 대학)인 에섹(ESSEC)과 파리정치대학(시앙스포)을 거쳐 프랑스 고위 관료의 산실인 국립행정학교(ENA)를 졸업했다. 이후 ENA에서의 성적이 최상위권에 든 졸업자만 갈 수 있는 감사원에서 문화·시청각·미디어 분야를 맡았다.

 정계로 진출한 것은 2002년 리오넬 조스팽 사회당 대선 후보 캠프에 연설문 작성자로 참여하면서 시작됐다. 2007년 대선 때도 올랑드 대통령의 동거인이었던 세골렌 루아얄 사회당 후보를 도와 일했다. 펠르랭은 최근까지 프랑스 여성 엘리트 정치인들의 모임인 ‘21세기 클럽’의 회장이었다. 그는 자신에게 붙는 ‘여성’ ‘젊음’ ‘다양성’ 같은 꼬리표를 그다지 달가워하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이런 측면이 올랑드 내각에 참여하는 행운을 가져다 줬다는 것을 부인하지 않는다. 중소기업·혁신·디지털 경제 분야를 맡은 펠르랭은 “한국을 방문해 초고속 통신망과 기술 혁신 시스템을 살펴보고 양국의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싶다”는 의향을 밝혀왔다.

 펠르랭과 함께 장관 후보 물망에 올랐던 한국 출생 입양인 장뱅상 플라세(44) 녹색당 상원의원은 내각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하지만 다음 달 총선 뒤의 개각 때 장관급 자리를 맡을 가능성은 남아있다. 올랑드 대통령은 내각의 절반을 여성으로 채우겠다는 대선 공약을 지켰다.

◆올랑드 외교 보좌관에 중국통= 올랑드 대통령은 외교 보좌관에 중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중국통’ 폴 장오르티즈 외교부 아시아·태평양 국장을 발탁해 외교 노선의 변화를 시사했다.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의 외교 보좌관은 미국 대사 출신의 ‘미국통’이었다. 외규장각 도서 반환 협상의 프랑스 측 책임자로 지난해 도서 대여 합의문에 서명한 장오르티즈는 한국과도 인연이 깊다.


플뢰르 펠르랭

1973년 서울 출생, 6개월 후 프랑스로 입양
1994년 그랑제콜 에섹(ESSEC) 졸업
1996년 파리정치대학(시앙스포) 졸업
1999년 프랑스 감사원 검사관 임관
2000년 국립행정학교 졸업
2001∼2006년 유엔 감사관 역임
2002년 리오넬 조스팽 대선 후보 캠프 합류하며 정치 입문
2010∼2012년 여성 엘리트 정치인 모임인 21세기 클럽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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