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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상은 설명 필요없다” 수도승 같았던 유영국

유영국
‘한국 추상미술의 거목’ 유영국은 신화를 허락하지 않은 화가다. 동시대 김환기(1913∼74), 이중섭(1916∼56) 등과 구분되는 점이다.

 말을 아끼고 수도승처럼 건조하게 작업실에 틀어박혔던 그를 두고 상명대 이인범 교수는 “우리 근대 미술에서 본격 프로페셔널 화가가 출현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유영국은 1930년대 후반 사실적 화풍이나 인상파류의 향토색을 지향하는 미술이 기존의 식민지 화단을 지배하고 있었던 현실에 이의를 제기하며 추상미술을 하나의 대안운동으로 전개해 갔던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유영국은 1935년 일본인 담임선생과의 불화로 경성제2고보(지금의 경복중·고)를 자퇴했다. 이후 일본으로 건너가 항해사가 되려 했으나 학력 미달로 고등상선학교에 들어갈 수 없었다. 도쿄 문화학원 대학부 미술과에 들어가 2학년 때 제6회 독립미술협회전을 통해 데뷔한 뒤 일본의 전위적 추상미술단체였던 ‘자유미술가협회전’ 등을 통해 작품을 발표했다.

 귀국 후 1948년 김환기 등과 함께 ‘신사실파’를 결성했고, 1950년엔 국전에 반대해 ‘50년 미술협회’를 조직하는 등 한국 모더니즘 운동의 선구자로 활약했다.

 그의 추상은 캔버스 안에서의 자유정신 구현이었다. 본질만 남긴 원색의 기하학적 그림은 고향 울진의 산과 바다였다. “추상은 말이 없다. 설명이 필요 없다. 보는 사람이 보는 대로 이해하면 된다.”

 갤러리현대와 유영국 미술문화재단은 유영국 화백 10주기를 맞아 18일부터 6월 17일까지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 유영국 10주기’전을 연다. 그가 남긴 800여 점의 걸작 중 대표작 60여 점을 엄선했다.

 25일 오후 2시엔 이인범 교수 특강 ‘유영국의 삶과 추상 예술: 자유정신과 자연을 향한 랩소디’가 마련된다. 이 교수는 미망인 김기순씨의 회고를 채록, 책으로도 낼 예정이다. 유영국의 시기별 대표작 100여 점을 정리한 국영문 화집(마로니에 북스)도 출간됐다. 전시가 열리는 서울 신사동 갤러리현대 강남은 유영국의 차남인 건축가 유건씨가 설계했다. 입장료 성인 5000원, 학생 및 65세 이상 3000원. 02-519-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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