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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영 실종 사건

박주영은 대체 어디로 숨은 것일까. ‘잠수’ 기간이 길어지면서 팬들의 걱정도 커지고 있다. 박주영이 지난해 10월 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폴란드와의 친선경기에서 슛이 빗나가자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 쥐며 아쉬워하고 있다. [중앙포토]

박주영(27·아스널)이 끝내 대표팀에서 탈락했다. 최강희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17일 스페인 친선전(5월 31일)과 카타르·레바논과의 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에 출전할 대표 26명을 발표했다. 병역 기피 의혹으로 논란의 중심에 있던 박주영은 호명되지 않았다. 박주영이 부상이 아닌 이유로 대표팀에서 탈락한 것은 처음이다. 최 감독이 그를 뽑지 않은 건 “국민 앞에서 병역 문제에 대한 해명을 해 달라”는 자신의 요구를 끝내 외면했기 때문이다. 시즌을 마친 박주영이 현재 어디에 있는지 대한축구협회는 물론 그 누구도 알지 못한다. 머리카락이라도 보일까 박주영은 꼭꼭 숨어버렸다.

 ◆기자들과의 숨바꼭질=15일 인천국제공항 오후 5시30분. 박주영을 기다렸던 기자들이 발걸음을 돌렸다. 이날 취재진은 ‘15일 박주영이 귀국할 가능성이 높다’는 정보를 입수한 뒤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낮 12시부터 대기했다. 이날 런던발 비행기는 3시44분 도착이 마지막이었고, 이로부터 2시간 정도 더 대기했지만 박주영은 나타나지 않았다.

 ◆‘숨바꼭질’의 심리=메이저리그에서 뛰었던 김병현(33·넥센)은 2003년 국내 사진기자와 몸싸움을 벌였다. 김병현은 야구선수 중 언론 노출을 가장 꺼리는 선수였다. 올해 국내로 돌아온 김병현은 그렇지 않다. 그는 “20대 초엔 주변을 돌아볼 겨를이 없었다. 야구를 잘하고 싶은 마음만 가득했다. 나이 먹고 결혼을 하고 아이가 생기니 생각이 달라지더라”고 털어놨다. 현재 김병현은 적극적으로 미디어·팬과 소통하고 있다.

지난 2월 29일 쿠웨이트와의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에 선발 출전한 선수들. 이번 대표팀에는 박주영(10번)을 비롯해 박원재(3번), 한상운(9번), 김상식(4번) 등이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김민규 기자]

 한덕현(스포츠심리학) 중앙대 교수는 “언론과 좋지 않았던 과거 경험이 (노출을 피하는) 원인일 수 있다. 그러나 야구선수 출신 강병규는 언론과 사이가 좋지 않음에도 계속해서 대중 앞에서 자신의 의견을 주장한다. 과거 경험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타고난 성격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박주영은 어린 시절부터 ‘축구 천재’로 언론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다. 박주영의 지인은 “박주영은 가까운 사람들과 있을 땐 장난도 많이 치는 등 살갑게 대하지만 잘 모르는 이들에겐 차가운 성격”이라고 했다. 한 교수는 “과거의 경험, 그리고 성격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지금의 박주영을 만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황상민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병역 문제에 대해서는 본인이 밝힐 필요성을 못 느끼는 것 같다. 대표팀에 뽑히고 싶은 마음이 없다고 본다”면서 “그렇다고 박주영의 심리를 이상하게 해석할 필요는 없다. 강호동씨도 방송에서는 무척 외향적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박주영은 사생활을 갖고 싶은 마음이 강한 것일 뿐”이라고 해석했다.

 대구 청구고 시절 은사였던 변병주 전 대구 FC 감독은 “주영이는 원래 조용하고 낯을 많이 가리는 성격이었는데 자꾸 칭찬하고 주장도 시키고 했더니 성격이 많이 밝아졌다. 앞날을 길게 보고 툭툭 털고 나타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 박주영은 지금까지 행보로 봐서는 태도가 달라질 가능성은 낮다. 박주영의 또 다른 지인의 얘기대로 “기자회견을 하고 논란의 중심에 서느니 대표팀에 들어가지 않는 길”을 택할 수도 있다. 올림픽대표팀 와일드카드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박주영의 미래는 오로지 그의 선택에 달려 있다.

손애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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