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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살아난 박찬호

박찬호가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경기에 선발투수로 나서 시즌 개인 최다인 7이닝 동안 역투했다. 최고 구속 149㎞에 달하는 직구 등 다양한 구질로 두산 타자들을 압도했다. [뉴시스]
박찬호(39·한화)가 ‘박찬호 위기론’을 정면 돌파했다. 최고 시속 149㎞의 직구를 정열적으로 뿌리며 국내 무대 최다인 7이닝을 던졌다. 삼진 5개를 잡으며 6피안타·1볼넷·1실점으로 시즌 두 번째 승리를 따냈다.

 박찬호는 17일 잠실 두산전 마운드에 섰다. 그의 서울 첫 등판을 보기 위해 만원 관중(2만7000명)이 들어찼다. 축제 분위기 속에서 박찬호의 눈빛은 평소보다 더 뜨겁고 간절했다. 한화는 지난 두 경기에서 실책 7개를 쏟아내 분위기가 어지러웠고, 박찬호는 시즌 첫 등판이었던 4월 12일 청주 두산전 이후 한 달이 넘도록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박찬호는 직전 등판인 11일 청주 롯데전에서 4이닝 7피안타·6실점(5자책)으로 무너졌다. 직구 구속과 비중이 확연히 줄었다. 우리 나이로 마흔 살 노장인 박찬호의 체력을 의심하는 시선이 많았다. 또 상대 팀 전력분석원들이 지난 한 달 동안 박찬호의 투구를 낱낱이 파헤쳐 고전할 때가 왔다는 평가도 있었다.

 박찬호는 위기론에 흔들리지 않았다. 정면 승부를 택했다. 이날 투구수 94개를 기록하는 동안 박찬호는 직구 32개를 던졌다. 직구 비율 34%로 호투했던 첫 5경기 평균(37.2%)과 비슷했다. 11일 롯데전에서는 직구 비율이 24.4%(86개 중 21개)에 그쳤다.

 직구 비율만 높은 게 아니었다. 최고 스피드 149㎞도 좋았지만 직구 최저 구속도 142㎞로 높았다. 직구가 든든하니 변화구 위력도 살아났다. 커브(14개), 슬라이더(26개), 체인지업(14개)을 잘 제구해 던졌다. 한화 타선은 1회 말 먼저 1실점한 박찬호를 도와 2회 2점, 3회 1점을 뽑았다. 박찬호는 3-1이던 7회 말을 마치고 마운드에서 내려올 때까지 추가 실점을 하지 않았고, 송신영·박정진·바티스타 등 불펜진이 5-1 승리를 지켰다.

 박찬호는 이날 여러 가지 우려를 날려 버렸다. 특정 팀(두산)과의 두 번째 대결에서 상대의 분석을 이겨내며 또 승리투수가 됐다. 또 투구수 94개를 기록할 때까지 강력한 스태미나를 자랑했다. 한대화 한화 감독도 “박찬호가 잘 던져줬다”고 칭찬했다. 많은 설명이 필요 없는, 직설적인 평가였다.

잠실=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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