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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촌 헌집 고치는 재능 기부한다

“요즘 학생들이 너무 나약하다고 생각했는데, 봉사활동을 하면서 보니까 달라요. 땀띠가 날 정도로 일하고도 다음 해 또 가자고들 합니다.”

 윤충열(59·원광대 건축학과·사진) 교수는 여름방학마다 학생들과 농어촌 노후주택을 고치는 재능기부 활동을 한다. 2007년부터 지금까지 전북지역에서 30여 채를 고쳐주었다. 재래식 화장실·부엌을 손보는 일, 컨테이너를 집 삼아 사는 가족에게 뙤약볕을 막을 지붕을 씌워주는 일, 노부부와 손자 셋이 사는 집에 여분의 방을 만드는 일 등 여건에 따라 맞춤형으로 집을 고쳐줬다.

 윤 교수는 “시행착오도 겪었다”고 말했다. 농촌의 여건상 당장의 편리만 아니라 난방비·연료비 등 이후의 부담도 감안해야 한다는 얘기다. “혼자 사는 할머니 댁에 재래식 부엌을 고쳐드린다니까 무척 좋아하시다가, 걱정을 하시는 거에요. 나무를 때야 하는데 어쩌냐고요. 밤새 고민하다 학생들에게 설계를 바꾸자고 했어요. 실내에 입식부엌을 만들고, 문 밖에 부뚜막과 아궁이를 남겨뒀죠.”

 듣고보니 건축주와 건축가의 소통이라는 점은 도시건축과 매한가지다. 물론 작업여건은 열악하다.

 “화장실 정화조 배관을 파는 것도, 자재를 나르는 것도 다 손으로 해요. 중장비를 쓸 수 있는 곳들이 아니거든요. 고생한 만큼 보람이 있죠. 어영부영하면 학생들이 오히려 보람을 못 느낍니다.”

 서울에서 나고 자란 윤 교수는 새마을운동이 시작된 1970년대 중반 농어촌의 주거 실상을 처음 접했다. 한양대 은사인 고 전경배 교수를 따라 전국실태조사에 나선 것이 계기다. “어느 집에서 조사를 마치고 나오는데 아주머니가 부르더니 달걀을 주셨어요. (갓 낳아) 따뜻한 달걀이 여태까지 생각납니다. 농촌이 어렵고 힘들어도 굉장한 정이 있다는 걸 그때 느꼈어요.”

 그는 요즘 농어촌에서 특히 다문화가정에 관심이 크다. “독거노인, 다문화가정은 꼭 고쳐주고 싶어요. 노인들은 이제라도 편하게 살아보셨으면 싶고, 다문화가정은 자라는 아이들을 위해서죠. 젊은 부부가 5남매를 데리고 단칸방에서 사는 집이 있었어요. 방 셋을 만들었죠. 부부, 남자애들, 여자애들 방은 따로 있어야겠다 싶어서요.”

 윤 교수는 농림수산식품부가 지난해 9월 시작한 스마일재능뱅크(www.smilebank.kr)의 홍보대사다. 농어촌 지역에 재능기부를 하고자 하는 개인·단체·기업과 이를 필요로 하는 곳을 연계해주는 서비스다. 어떤 분야든 재능기부를 하고 싶거나, 받으려는 이도 이 사이트에 등록하면 된다. 윤 교수의 경우 재능을 기부하고 건축자재 등 비용은 농림수산식품부에서 지원을 받는다.

 “제가 하는 활동에 제자들만 아니라 주변의 건축사들, 건축회사들도 관심이 커요. 제도적 시스템이 돼 있으면 기부나 봉사에 나설 이들이 더 많을 겁니다.”

글=이후남 기자, 사진=김도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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