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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일의 고금통의 古今通義] 황복

이덕일
역사평론가
인간이 언제부터 복어의 제독(除毒) 요리법을 알게 되었는지 궁금하다. 인간이 복어에 맹독(猛毒)이 있다는 사실을 안 지는 오래되었다. 3세기 중후반 진(晉)나라 문인 좌사(左思)의 『삼도부·오도부(三都賦·吳都賦)』에는 유후태란 용어가 나온다. 후자, 태자는 모두 복어란 뜻이다. 그 주석에 “후태어는 올챙이와 모양이 같은데, 큰 것은 한 척(尺:약 30㎝)이 넘으며 배는 하얗고 등은 검푸르며 황색 무늬가 있는데, 성질에 독이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 용어가 나오는 오도부(吳都賦)는 오나라 도읍지를 읊었다는 뜻인데 춘추 때 오(吳)나라 도읍지는 장강(長江: 양자강) 부근에 있는 지금의 소주(蘇州)였다. 11세기 때 북송(北宋) 사람 심괄(沈括)이 소주(蘇州) 출신인데, 그는 『몽계필담(夢溪筆談)』에서 “오나라 사람들은 하돈어(河豚魚)를 좋아하는데, 독을 만나면 왕왕 사람이 죽기도 하니 깊게 경계해야 한다”고 썼다. 심괄이 말하는 하돈어도 복어인데, 강의 돼지라는 뜻에서 하돈(河豚) 또는 하저라고도 쓴다.

 복어의 원 이름 하돈과 하돈(河豚)의 음이 비슷한 데서 유래한 것이다. 10세기 후반 송나라 때 서적인 『태평광기(太平廣記)』는 “후태어는 호랑이 무늬가 있는데 시속(時俗)에서 잘 삶아서 먹지 않으면 반드시 죽는다”고 말해서 이때만 해도 제독(除毒) 요리법이 완전하지는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청나라 때 명의 왕사웅(王士雄)이 “(복어의) 간, 알(子), 피에 독이 있는데, 이 세 가지를 깨끗이 세척하면 먹어도 해가 없다”고 말했다는 기록이 있다.

 조선 초기 문신 서거정(徐居正)은 ‘하돈이 이미 올라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유연(悠然)히 흥이 나서 짓다’는 시에서 “한강 강 위는 삼월이라, …, 하돈이 때마침 맛있어 좋을 때로다(漢江江上三月時, …, 好是河豚方有味)”라고 노래했다. 조선 초기에도 제독 요리법이 알려졌음을 알 수 있다. 서거정과 비슷한 시기 사람인 성현(成俔)은 『용재총화』에서 김종연(金宗蓮)이 사람들과 음식 맛을 논하다가 우연히 복어가 사람을 죽이는 일에 말이 미쳤다고 전한다. 때마침 점심 밥상에 조기탕(石首魚湯)이 올라오자 동료가 “아주 맛있다”며 맛을 보라고 권하자 김종연이 “나를 속여서 사람을 죽이려고 하느냐”라면서 탕을 밥상 아래 내려놓아 모두가 크게 웃었다는 이야기다. 제독 요리법이 완전하지는 않았던 것이다.

 봄철이면 임진강의 진객이 되는 황복 어획량이 예년의 10%에 불과하다는 소식이다. 중국 장강의 복어가 유명하듯이 한강 복어도 유명했는데 한강 복어는 모두 사라졌다. 임진강 복어도 사라지기 전에 대책이 필요하다.

이덕일 역사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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