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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스님은 수행만, 돈 관리는 신도가”

조계종은 대한민국 불교를 대표하는 청정 비구 종단이다. 자랑스러워야 할 종단이 도박사건으로 추문에 휩싸였다. 진상이 속속 드러나면서 악취는 점점 심하게 퍼지고 있다. 종단 전체의 온갖 비리가 한꺼번에 터져 나올 기세다.

 도박사건 자체는 물론 그 배경과 폭로 과정 등 모든 것이 추하다. 음주·흡연·도박이 한꺼번에 벌어진 파계의 현장은 눈 뜨고 보기 민망할 정도다. 주지 자리를 놓고 권력다툼 하는 과정에서 터져 나왔다는 배경도 한심하다. 상대세력을 공격하기 위해 몰래카메라를 설치하고, 이를 암암리에 유포시킨 행태는 세속의 범죄집단과 다를 바 없다. 세력 간 원한과 다툼이 어제오늘 일이 아니라니 허탈하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이번 사건으로 확인된 조계종단의 ‘공동체문화 상실’이다. 근본이 무너졌다. 불교는 경건한 수행공동체로서 수천 년간 그 생명을 이어왔다. 특히 우리 조계종단은 성성한 선(禪)불교의 전통을 제대로 지켜온 세계적 모범사례로 평가 받아 왔다. 지금 그 모습은 오간 데 없다.

 공동체문화가 사라진 곳에 부패와 비리가 자리 잡았다. 사건이 터지기 오래전부터 일부 승려들의 음주는 ‘곡차’라는 이름으로 용인돼 왔고, 도박 역시 ‘치매 예방용’이란 말처럼 관행으로 여겨져 왔다. 총무원을 둘러싸고 권력쟁탈전을 벌이는 일부 정치승들의 행태는 세속 정치판 이상으로 무자비하고 노골적으로 반복돼 왔다.

 사건의 수습을 위해 총무원 간부들이 사표를 내고 원로들이 대책모임을 갖는 등 움직임이 분주하다. 하지만 이런 정도의 수습책으로 문제가 해결되리라 믿는 사람은 거의 없다. 수십 년간 총무원 주변에서 벌어진 사건들이 모두 이런 정도로 수습되었기에 문제는 늘 반복돼 왔다. 이번에 크고 심각한 환부가 드러난 만큼 이참에 확실하게 병의 근원을 도려내는 제도혁신을 해야 한다.

 가장 핵심적인 문제는 돈이다. 돈이 수행자들을 타락시킨 주범이다. 불교는 무소유의 종교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절집의 사치는 도를 넘었다. 수행자들이 돈을 만지기 때문이다. 중앙신도회가 16일 입장을 밝힌 것처럼 ‘스님들은 수행에만 전념하고, 돈과 관련된 업무는 재가자인 종무원들이 담당하게’ 해야 한다. 불교정신이 살아 있는 미얀마 등 남방불교에선 지금도 이런 전통을 지키고 있다. 지금도 탁발해 먹는다. 시주가 들어와도 돈에는 손이 닿지 않도록 하는 장치까지 있다.

 정부 차원에서도 불교계에 지원하는 각종 예산을 철저히 관리할 필요가 있다. 조계종단에 속하는 큰 절은 신도들의 시주보다 정부의 지원금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 절집에서 신도들의 말보다 정부의 말이 더 영향력 있는 우스운 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템플스테이나 문화재 보수비용 등 각종 명목으로 지원되는 돈이 목적 외로 유용되지 않도록 감시해야 한다.

 재정 투명화만큼 근본적인 해결책은 없다. 그만큼 실행이 어렵다. 일단 스님들이 마음을 비워야 한다. 불교신도는 물론 범(汎)사회적인 차원의 지지와 독려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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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