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뉴스 클립] Special Knowledge <446> 민간 보안업체 기술 어디까지 왔나

이승호 기자
도둑으로부터 집과 가게 등 개인 재산을 지키는 건 누구 일일까요. 자연스럽게 경찰이 먼저 떠오를 겁니다. 하지만 민간 보안업체들의 방범경보기는 어떤가요? 웬만한 대형 건물이나 가정 주택엔 대개 설치돼 있는 겁니다. 도둑이 침입한다면 경찰보다 이들 업체의 경비요원이 먼저 출동할 확률이 크겠죠. 그만큼 민간 보안업체들의 역할이 커졌다는 의미일 겁니다. 민간 보안업체들의 보안 기술이 어느 수준까지 진화했는지 알아봤습니다.


지난 1월 13일 오후 7시 서울 영등포구의 한 귀금속매장. 매장 안에 설치돼 있던 보안장치에 이상신호가 감지됐다.

 40대 중반의 남성이 가게로 몰래 들어온 것이 포착된 것이다. 가게에 설치된 방범보안기기는 곧바로 현장의 카메라를 통해 매장 내부를 촬영하기 시작했다. 영상은 곧바로 보안업체 관제센터로 보내졌다. 관제센터에선 실시간 영상을 확인한 뒤 즉각 매장 안으로 경고방송을 내보냈다.

 “현재 당사 직원과 경찰이 출동 중이며 영상 녹화가 되고 있으니 즉시 범행을 중단하시기 바랍니다.”

 사람은 보이지 않는데 갑자기 들려온 경고 방송에 이 남성은 당황했다. 매장에 침입한 남성은 사건 발생 3분 만에 현장에 도착한 경찰과 경비요원에게 붙잡혔다. 보안업체 에스원의 경비시스템 ‘세콤 브이 프리미엄(Secom V-Premium)’이 작동한 결과였다.

민간 보안업체 에스원의 얼굴인식시스템은 2010년 11월 ‘G20서울정상회의’와 지난 3월 ‘서울핵안보정상회의’에 쓰이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얼굴인식기는 출입자가 기기를 통과할 때 얼굴을 찍는다. 이후 모니터에 출입자의 신분증 사진과 촬영 사진을 동시에 띄워놓고 두 사진이 동일한 인물인지 여부를 판별한다. [사진 에스원]

 위급상황땐 원격으로 침입자에게 가스 분사

범죄는 순식간에 이뤄진다. 회사 사무실이나 가정집 침입자들은 몇 분 이내에 상황을 끝내고 사라진다. 보안경보기가 범인의 침입을 감지해도 경찰이나 보안업체 경비요원이 도착하기 전에 목적한 바를 이루고 사라질 때가 적지 않다. 무엇보다 경보가 울려도 도착하기 전까지는 현장의 상황을 정확히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범죄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가 어렵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고안된 경비 시스템이 바로 세콤 브이 프리미엄이다.

 이 기기는 침입자가 나타나면 특수 감지기가 작동된다. 감지기는 이상 신호를 인식해 현장을 촬영, 영상을 곧바로 본사 관제센터로 전송한다. 침입자가 있다면 곧바로 경고방송을 시작해 범행이 발각됐음을 알린다. 그럼에도 범행을 멈추지 않으면 현장에 설치된 장비로 가스 등을 발사해 저지한다. 이를 통해 보안업체 경비요원이 현장에 도착할 때까지 시간을 벌 수 있다. 과거엔 범죄가 발생한 뒤 뒤쫓아가는 형국이었다면 지금은 현장에서의 실시간 대응이 어느 정도 가능해진 셈이다.

 서비스 이용 고객은 전용 소프트웨어를 설치하면 휴대전화나 개인 컴퓨터를 통해 실시간으로 현장 영상을 조회할 수 있다. 다만 관제센터는 침입 사고가 발생하는 등 특수한 경우에만 실시간 현장 영상을 확인할 수 있다. 사생활 침해의 가능성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3월 핵안보회의 얼굴인식시스템도 민간서 개발

민간 보안업체 ADT캡스 직원들이 통합 관제센터에서 모니터로 보안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 ADT캡스]
지난 3월 2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 핵안보정상회의는 전 세계 50여 개국 정상이 참가한 행사였다. 그만큼 테러 위협 차단 등 안전 확보가 최우선 과제였다. 이를 위해 설치된 대표적 장비 중 하나가 바로 ‘얼굴인식 시스템’이었다.

 한국 보안업체 에스원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이 시스템은 행사장에 들어오는 사람이 출입구마다 설치된 인식기를 통과하면 작동한다. 전면 모니터에는 출입자가 소지한 사전등록 신분증에 있는 사진과 출입구에서 기계가 촬영한 인물 사진이 동시에 뜬다. 이후 보안기기는 두 사진 속 인물이 동일한 사람인지를 판별해 출입 허가 여부를 결정한다. 모든 과정에 걸리는 시간은 3초가 채 되지 않는다. 이를 통해 출입자가 아닌 다른 사람이 위조됐거나 훔친 신분증을 쓰는 걸 방지할 수 있다. 과거엔 경비요원들이 일일이 얼굴과 신분증 사진을 대조해 검사해야 했다. 시간도 오래 걸릴 뿐 아니라 실수도 많았다.

 얼굴인식 시스템은 방문객 사진에서 이마 아래 얼굴 부분만을 추출한다. 이어 두 눈동자와 입술 중앙지점 간 삼각거리 등 얼굴 부위들의 특징을 수백 가지로 세분화해 자체적으로 수치화한다. 이를 얼굴인식용 프로그램에 입력한 뒤 기존에 입력돼 있던 인물 데이터베이스 중에서 방금 촬영한 사진과 가장 근접한 인물을 찾아낸다. 에스원 관계자는 “이 시스템은 안경을 착용하거나 성형 등 외형적 변모가 발생하더라도 사진과 인물이 동일한 지를 정확히 가려낸다”고 말했다.

 에스원의 얼굴인식 시스템은 2010년 11월 ‘G20서울정상회의’에서도 쓰여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최근 핵안보정상회의 경호를 책임졌던 경호안전통제단 관계자는 “핵안보정상회의에 쓰인 얼굴인식 시스템은 G20 회의에서 제기된 여러 기술적 문제를 보완했다”며 “95%의 인식률에 분석까지 걸리는 시간은 불과 몇 초밖에 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정전기·혈액반응 포착해 위조지문 구별까지

2010년 12월 경기도 광명시 한 고등학교에선 위조 지문을 만들어 시간외수당을 챙긴 한 교사의 비리가 적발됐다. 광명시 A고교의 김모(48) 교사는 실리콘으로 위조 지문을 만든 뒤 2009년 11월부터 2010년 10월까지 기간제 교사들을 시켜 지문인식기에 실리콘 지문을 대신 인식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약 290만원의 시간외수당을 부당하게 가져간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지문 인식기의 사용이 늘어남에 따라 기술의 허점을 악용해 지문을 위조하는 범죄 사례도 꾸준히 나타나고 있다. 위조가 가능했던 건 기존 지문인식 시스템이 이른바 지문의 모양을 통해 감지하는 ‘지문 알고리즘’ 방식으로 만들어져서다. 지문 융선의 분기점·끝점 또는 끊어진 점 등의 특징점을 구분한 뒤 이 모습만 같으면 지문이 일치한다고 판별했다. 이로 인해 지문 융선 모양을 복제한 위조 지문에 쉽게 기계 보안이 뚫리는 사례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엔 정전식 스마트폰 터치와 같이 인체에 흐르는 정전기로 지문을 인식하는 방법이 쓰이고 있다. 사람의 정전기를 측정해 인식하기 때문에 실리콘이나 필름으로 만든 모조 지문은 완벽하게 차단이 가능하다. 최근 보안업체 ‘ADT캡스’가 출시한 최신 지문인식 기기는 손가락이 누르는 압력으로 인해 변하는 혈액의 반응까지 세밀하게 포착하는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독신여성, 독거노인위한 소형 보안시스템 나와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독신 여성이나 독거 노인들이 사는 다세대 주택·원룸 등은 범죄 위협에 노출돼 있다. 이들 가구엔 경비원이 상주하지 않는 데다 별도의 보안시스템을 갖춘 경우가 거의 없다. 보안업체의 방범기기를 설치하는 건 비싼 비용 때문에 엄두를 내지 못한다.

 대안은 있다. 1인 가구에 맞는 기기 소형화, 무선인터넷 통신망을 이용하는 방법 등이다. 지난 1월 에스원은 ‘세콤홈즈’라는 가정용 보안 시스템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이용자가 자신이 원하는 장소에 기기를 올려놓고 작동만 시키면 폐쇄회로TV(CCTV) 기능과 방범 기능이 충족된다. 무선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특별한 설치작업이 필요 없다. 집 안의 다른 가구와 어울리도록 스탠드처럼 디자인했다. 여기에 가스밸브 잠금이나 가스 이상 통보, 화재 통보, 대기전력 차단, 전등 제어 등 실생활에 필요한 서비스까지 갖추고 있다. 영상 확인 서비스를 추가하면 외부에서도 집 안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들여다볼 수 있다.

외출 중인 고객이 위급 버튼 누르면 즉시 출동

한 달 전 수원에선 길 가던 20대 여성을 몰래 덮쳐 죽인 뒤 시신을 토막까지 낸 일명 ‘우위안춘(오원춘) 사건’이 발생했다. 이처럼 ‘묻지마 범죄’가 늘어나면서 개인 신변을 보호해줄 수 있는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보안업체들도 이 같은 수요에 발맞춰 서비스 대상을 확대하고 있다. 집, 사무실 등 건물 보안을 넘어서 거리를 돌아다니는 사람에 대해서까지 보안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른바 ‘이동체 보안’시장이 열린 것이다. 작동 방식은 이렇다. 위급 상황에 처한 고객이 비상버튼을 누르면 사용자의 현재 위치가 관제센터와 보호자의 휴대전화로 즉각 통보된다. 이어 파악된 위치로 보안요원이 곧바로 출동한다. 보안업체들은 정확한 위치 파악을 위해 이동통신사 및 위치기반 서비스 전문업체와 협력 체계를 구축해놓고 있다.

ADT캡스는 지난해 5월 KT의 위치기반 기술을 적용해 GPS와 3G 위치기반으로 사용자 위치를 파악하는 서비스를 내놨다. 에스원도 SK텔레콤과 제휴해 위치정보 파악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대검찰청은 지난달 에스원과 중대범죄 신고자ㆍ증인 등 보복 범죄가 우려되는 인물들에게 이동체 보안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KT텔레캅역시 위치기반서비스 전문업체인 팅크웨어와 함께 이동체 보안 서비스를 지난해 말 출시했다. 에스원 관계자는 “개인정보 유출 논란 등의 문제로 아직 매출이 높진 않은 편”이라면서도 “개인 보안 위협이 커지고 있어 성장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보고 꾸준히 기술개발에 나서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독자와 함께 만듭니다 뉴스클립은 시사뉴스를 바탕으로 만드는 지식 창고이자 상식 백과사전입니다. 뉴스와 관련해 궁금한 점이 있으면 e-메일로 알려주십시오. 뉴스클립으로 만들어 드립니다. (newsclip@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