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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닥터, 도와주세요” 이 한마디로 70억원 수출

지난해 4월. 경기도 의왕에 있는 중소기업 ㈜스엔텍은 신제품 개발 업무가 난관에 부딪쳐 애를 먹고 있었다. 공조냉동기를 구동하는 데 들어가는 모터를 생산하는 이 회사는 주로 1마력(HP)짜리를 만들어왔다. 새로 2마력짜리 모터를 개발하려 했으나 회로도부터 부품 설계까지 곳곳에서 기술 부족을 절감해야 했다.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는 시뮬레이션용 소프트웨어(SW)의 가격도 1억원이 넘어 구입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5개월이 지난 9월, ㈜스엔텍 정석 대표는 미국 애리조나 주에 있는 한 대형 냉동 공조기 업체와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스엔텍이 개발에 성공한 2마력짜리 모터 70억원어치를 수출하는 대형 계약이었다. 계약이 성사됐다는 소식을 들은 직원들 사이에선 박수가 터졌다.

 5개월 만에 어떻게 이런 변신이 가능했을까. 비결은 바로 경기도와 경기테크노파크가 시행하고 있는 ‘기술닥터사업’이었다. 기술닥터사업은 산·학·연 연계를 통해 기업 현장의 기술 애로 사항을 해결해주는 1대 1 기업 맞춤형 지원사업이다. 경기도 내의 기술 인프라를 활용해 중소기업에 도움을 주기 위해 2009년부터 시작됐다. 경기도 내 대학과 연구소 등 52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스엔텍의 경우 한 간부가 경기테크노파크 홈페이지에 “2마력 모터를 개발하려는데 관련 SW도 없고 SW를 다룰 인력도 없습니다. 설계에도 애를 먹고 있습니다”고 적은 게 문제 해결의 발단이 됐다. 테크노파크 측은 이 사연을 보고 곧바로 기술 지원을 위한 심사를 시작했다. 이어 며칠 뒤 한양대 박사급 인력이 테크노파크 직원과 함께 ㈜스엔텍을 찾아왔다. 이 박사급 인력은 3개월 동안 스엔텍에 상주하며 문제 해결을 위해 머리를 맞댔다. 일이 막히면 지도교수에게 수시로 연락해 도움을 받았다. 마침 한양대가 갖고 있던 시뮬레이션용 SW도 사용할 수 있어 큰 도움이 됐다. 그 후 넉 달 만에 2마력 모터의 회로도와 핵심 부품의 설계도가 완성됐다. 정 대표는 “중소기업으로서는 채용하고 싶어도 채용할 수 없는 인력이 와서 단지 물고기를 잡아준 게 아니라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주고 갔다” 고 말했다.

 기술닥터사업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기술 애로 사항 해결에 적합한 기술인력이 기업 현장을 방문하여 10회 이내로 기술지도를 하는 현장애로기술지원 ▶ 시제품 제작·실험·공정개선을 지원하는 일반중기애로기술지원 ▶제품 불량 원인 분석 또는 시제품 검증을 위한 시험분석지원이다. 기술닥터사업에 도움을 요청하려면 홈페이지(tdoctor.or.kr)를 통하거나 전화(031-500-3333), 팩스(031-500-3115)를 이용하면 된다. 문유현(60) 테크노파크원장은 “중소기업은 페이퍼워크(서류작업)에 매달릴 인력도 없고 페이퍼 워크에 능숙하지도 않기 때문에 필요한 핵심 기술만 얘기하면 신청이 될 수 있도록 최대한 간편한 절차를 만들어 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술닥터사업에는 3년간 총 67억원이 투입돼 1279개 기업, 1778건의 애로사항을 해결했다. 이들 업체는 총 346억원의 매출 증가, 118억원의 수출 증가, 212명의 고용 창출 성과를 나타냈다.

박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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