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국세청, 사채업자 123명 고강도 세무조사

자재대금 2000만원이 없어 쩔쩔매던 인테리어업자 A씨는 2010년 말 사채업자 최모(59)씨를 찾았다. 연 120% 고금리지만 갚을 수 있겠거니 했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월 200만원의 이자를 감당할 수 없었다. 사채업자는 채권을 회수한다며 A씨의 다세대주택 전세보증금 4000만원을 압류했다. 집에서 내쫓긴 A씨 가족은 뿔뿔이 흩어졌다. A씨 부인은 식당 종업원으로 일하며 생계를 꾸렸다. 처지를 비관하던 A씨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사채업자 최씨가 이런 식으로 뜯어낸 이자수입은 총 33억원. 최씨는 강남 고급주택에서 벤츠 승용차를 굴리며 호화로운 생활을 해왔다. 국세청은 최씨에게 소득세 16억원을 추징하고 검찰에 고발했다.

 국세청이 ‘불법 사채업자와의 전쟁’을 시작했다. 국세청은 17일 전국조사국장회의를 열고 이날 오전 10시를 기해 전국 사채업자 123명에 대한 일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2008년 이후 4년간 세무조사를 받은 사채업자가 253명(추징세액 1597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으로 큰 규모다. 임환수 국세청 조사국장은 “정부가 합동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불법 사금융 척결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며 “국세청도 불법 사채업자의 세금 추징을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국세청에 따르면 불법 사채업자는 법정 최고이자율(등록 대부업체 39%, 미등록은 30%)을 훌쩍 뛰어넘는 연 120~360%의 고금리를 챙기고 있다. 여대생 B씨 인생의 발목을 잡은 것도 사채 200만원이었다. 2010년 초 등록금으로 고민하던 B씨는 ‘여대생 대출’ 전단지를 보고 사채업자 조모(54)씨를 만났다. 이자율이 연 120%이다 보니 원리금은 금세 불어났다. 조씨는 “더 빌려줄 테니 염려 말라”며 연체이자를 원금에 붙여 재대출했다. 일명 ‘꺾기’ 수법이다. 얼마 안 돼 연체원리금은 2000만원이 됐다. 조씨는 “부모에게 알리겠다”고 협박해 B씨를 유흥업소에 넘겼다. 국세청은 조씨의 무신고 수입 31억원에 대해 소득세 15억원을 추징했다.

 고금리 사채는 마음대로 갚을 수도 없다. 어음 상환이 급했던 건설업자 C씨는 사채업자 정모(53)씨로부터 연 360% 이자율로 1억원을 빌렸다. 첫 달만 3000만원 이자를 내고, 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원금을 갚을 생각이었다. 하지만 이를 안 정씨는 C씨 집을 가압류해 대출 길을 막았다. 꼼짝없이 덫에 걸린 C씨는 이후 3개월간 이자 9000만원을 더 내고 원금을 갚을 수 있었다. 국세청은 사채업자 정씨에게 소득세 15억원을 추징하고 고발했다.

 국세청은 이번 세무조사에서 사채업자는 물론 그 주변인까지 동시에 조사할 방침이다. 추적을 피하려고 대포통장·차명계좌로 분산한 재산까지 찾아내기 위해서다.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