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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고건축’ 30년 만에 복간한 뜻은 …

건축가 김원씨가 서울 북촌 한옥마을을 찾았다. “한국의 풍토에 가장 잘 맞는 건축이 한옥이라는 단순한 사실을 많은 이들이 잊고 있다”고 했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1970년대 초 네덜란드 유학 중, 건축학도 김원(69)씨의 별명은 ‘동방의 현자’였다. 건축학 첫 수업의 에피소드 때문이었다. 네덜란드인 교수는 그에게 “킴(Kim)? 한국인이냐”라고 묻더니, 흥분한 목소리로 학생들에게 말했다.

건축가 김원



 “너희들, 한국에서 온 이 친구를 눈여겨봐라. 한국이 어떤 나라인 줄 아느냐. 온돌이라는 원더풀한 건축문화를 갖고 있는 나라다. 온돌은 에너지 효율과 공기 순환 면에서 완벽한 난방시스템이다. 이런 시스템을 사용하는 건 세계에서 한국이 유일하다.”



 유학에서 돌아와 76년 건축환경연구소 광장 및 도서출판 광장을 함께 연 김원 대표는 “외국인도 인정하는 우리 건축의 우수함을 우리는 왜 모르는가”라는 문제의식에서 사진집 ‘한국의 고건축’ 시리즈 출간을 결심한다. 당대 최고의 사진가 고 임응식(1912~2001) 선생과 함께 1권 『비원(秘苑)』을 냈을 당시만해도 “50권짜리 시리즈로 만들어 우리 건축의 모든 것을 담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역시 돈이 문제였다. 경복궁·종묘·소쇄원 등의 자태를 포착한 시리즈는 81년 7권 『수원성』을 마지막으로 끝이 났다. “이 책을 응원해줬던 분께 늘 마음의 빚이 있었죠. 올해가 임응식 선생 탄생 100주년인데, 이를 기념하고 싶은 마음도 컸고요.” 절판으로부터 30여 년이 지난 올해, 김 대표는 ‘한국의 고건축’ 시리즈를 복간해 다시 세상에 내놓기로 했다.



임응식 선생이 촬영한 비원. [사진 도서출판 광장]
 ‘한국의 고건축’ 시리즈는 당시로선 도발적인 시도였다. 다들 개발과 미래를 이야기할 때 전통을 들고나온 것도 그렇지만, 세세한 설명 없이 하나의 건축물을 30여 장의 대형사진으로 보여주는 방식도 새로웠다. 임응식·강운구(70)·주명덕(70) 선생 등 최고 사진가들이 찍은 흑백 사진은 요즘 사진에 비하면 다소 거칠게 느껴지지만, 마음을 움직이는 소박한 아름다움이 있다.



 “당시에는 책 속의 사진들 중 좋은 걸 골라 전지 반절 크기의 포스터로 만들어 책에 끼워 팔았는데, 그 포스터가 특히 인기였지요, 어떤 외국인은 책 전체를 액자에 넣어 한 달에 한 페이지씩 넘겨가면서 감상한다는 편지를 보내오기도 했습니다.”



 복간을 준비하며 절·서원·민가를 추가해 시리즈 10권을 채워보려 했지만, 고민 끝에 문구 하나 손 대지 않는 ‘원형 그대로의 복간’을 결정했다. 당시의 사진기술과 인쇄술을 통해 찍은 당시의 건축물을 있는 그대로 남기는 것도 의미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시리즈의 완성은 후배 건축가들에게 맡기기로 했다. “‘한국의 고건축’이 나온 지 벌써 30년이 넘었는데 그 동안 비슷한 기획의 책들이 별로 나오지 않았어요. 다행히 요즘엔 한국 고건축에 관심을 갖는 후배들이 늘어나고 있어 기대가 큽니다. 제가 끝내지 못한 작업을 후배들이 완성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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