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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을 열며] 불교 조계종, 1000명이 문제다

신준봉
문화스포츠부문 차장
지난주 일간지 종교 담당 기자들은 무척 바빴다. 우선 한국 천주교를 상징하는 얼굴이 바뀌었다. 1998년부터 서울대교구를 이끌어 온 정진석 추기경이 물러나고 10년 가까이 그를 보좌했던 염수정 주교가 그 자리에 올랐다. 불교 조계종의 최고 어른인 진제(眞際) 종정은 지난 3월 추대식 후 처음으로 기자들을 만났다. 자신감 넘치는 화법으로 간화선(看話禪·화두를 들고 하는 참선수행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무엇보다 조계종 일부 승려의 음주·흡연·도박 동영상이 불교계를 넘어 사회 전반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 이달 초 불교계 인터넷 매체의 보도로 불거진 사건은 점점 심각해졌고, 급기야 총무원의 6개 부·실장이 일괄 사표를 제출하기에 이르렀다. 공교롭게도 굵직한 세 사건이 같은 날(10일) 벌어지면서 종교 기자들은 정신이 없었다.



 세 사건 가운데 후유증이 큰 건 역시 도박 파문이다. 불자(佛者)들의 마음은 싸늘하게 식고 있다. 일부 사찰에서는 부처님 오신 날(28일)을 앞둔 연등 시주가 예년 같지 않다고 한다. 스님들을 위한 공양을 마련하던 여성 보살들이 절을 떠나겠다고 한다는 얘기도 들린다.



 불교계 사정에 정통한 이들은 도박 동영상에 등장하는 면면이 더 충격적이라고 말한다. 조계사 주지 토진 스님, 부주지 의연 스님 등 몰래카메라에 찍힌 이들이 94년 종단 개혁 때 서의현 당시 총무원장의 3선을 저지한 개혁세력이었다는 것이다. 남의 허물은 문제 삼으면서 정작 자신들은 추상 같은 불교의 계율쯤 헌신짝 취급하는 거냐는 비판을 받아도 할 말이 없게 됐다. 이런 가운데 도박 파문을 능가하는 제2, 제3의 폭로가 곧 터질 거라는 흉흉한 말도 돈다. 상대방이 어떤 공격을 해올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미리 대비할 수 없고, 그래서 하루하루가 더 두려운 형국이다.



 2005년 인구센서스에 따르면 불교 신자라고 답한 사람은 1000만 명이 넘는다. 기독교 개신교(810만 명)나 천주교(510만 명)를 크게 뛰어넘는 수치다. 물론 불교 신자들은 기독교 신자들처럼 열성적으로 절을 찾고 시주를 하지는 않는다. 이른바 ‘심정적 불자’가 많다. 그렇더라도 불교의 저변은 그만큼 두터운 것이다. 역사적으로도 불교는 1700년 전 이 땅에 전파돼 가장 뿌리가 깊다. 또 간화선 수행 전통은 세계적으로 한국이 최고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이런 이면에 도박 파문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 걸까. 구태를 뿌리뽑을 해결책은 뭘까.



 조계종의 전체 승려 수는 1만2000명 정도다. 이 중 적게 보면 300명, 많게는 1000명 정도가 총무원이나 중앙종회의 감투, 크고 작은 사찰의 주지 등을 맡아 주변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한다. 이들이 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스스로 가진 것을 내려놓고, 제도적으로 바꿀 건 바꿔서 일반 대중의 눈높이를 따라오지 못하는 승려의 의식 수준을 한껏 끌어올려야 한다는 주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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