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취재일기] 저축은행 불량 대주주 방조한 정치권

손해용
경제부문 기자
부실 저축은행의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가 속속 드러나면서 저축은행 해법이 ‘백가쟁명(百家爭鳴)’식으로 쏟아지고 있다. 대표적인 게 예금자 보호한도를 기존 5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낮춰야 한다는 주장이다. 모럴 해저드가 극에 달한 저축은행에 시중은행과 같은 특혜를 주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저축은행의 이름을 예전처럼 ‘상호신용금고’로 환원시켜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은행’이라는 꼬리표가 붙다 보니 저축은행이 은행 수준의 신뢰를 가진 우량 금융회사로 과대평가받고 있다는 것이다.



 맞는 말이지만 당장 급한 건 따로 있다. 그간 저축은행의 퇴출 과정을 복기해 보자. 한결같이 ‘대주주 불법행위→대규모 부실 발생→감독당국 확인→영업정지→예금·투자자 피해→검찰 수사’가 반복됐다. 대주주가 저축은행을 ‘사금고화’하는 걸 막지 못한 데서 온갖 비리와 불법·탈법이 비롯됐다. 무엇보다 대주주의 적격성 심사를 강화하고, 저축은행의 소유구조를 개선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얘기다. 저축은행의 규모를 줄여 서민금융을 전담하는 지역금융회사로 되돌리는 건 그다음에 생각할 일이다.



 이런 점에서 지난해 10월 마련된 ‘상호저축은행법’ 개정안이 이번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한 것은 아쉬움이 크다. 현행법으론 대주주의 불법행위를 적발해도 감독당국이 서면 자료 제출 요구만 할 수 있다. 불법대출이 드러나도 저축은행만 징계하고 영향력을 행사한 대주주에게는 손을 쓸 수 없다. 개정안에선 이런 허점이 많이 보완됐다. 감독당국의 대주주 감독권이 크게 강화된 것이다. 대주주의 불법 혐의가 적발되면 회사와 대주주를 모두 조사할 수 있게 하고, 불법대출을 사주한 대주주를 형사처벌 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 게 그 예다. 개정안은 그러나 국회에서 7개월간 방치되다 결국 폐기됐다.



 금융권에서는 이번에 드러난 저축은행 비리가 ‘빙산의 일각’이라는 말이 나온다. 그간 저축은행의 행태를 볼 때 앞으로 얼마든지 ‘제2의 김찬경’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의 금융감독체계로는 갈수록 지능화되는 불법행위를 막는 데 한계가 있다. 법안을 서랍 속에 처박아둔 정치권도 저축은행의 불법과 비리 행각을 방조했다는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 같다.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