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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Report] ‘앓는 소리’ 손보사, 최대 순익은 어디서

[일러스트=이정권 기자]


실적이 좋아지면 기업은 보통 즐거워한다. 하지만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린 손해보험사와 정유사는 요즘 숨죽이며 주변 눈치만 보고 있다. 어떻게 된 일일까. 주요 손해보험사가 2011회계연도(2011년 4월~올 3월) 사상 최대 순익을 올렸다. 많이 번 만큼 ‘통 큰’ 배당도 했다. 그동안 손보사는 지속적인 손해율 증가 등을 내세워 “보험료를 올릴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최근 실적은 이런 주장이 무색할 정도다. 정유업계도 마찬가지다. 기름값을 낮추면 당장 회사가 어려워질 것처럼 앓는 소리를 내더니 올 1분기에만 각 사별로 수천억원씩 영업이익을 냈다. 정유사는 “이익이 정유 부문이 아닌 다른 부문에서 나온 것”이라고 말한다. 손보사와 정유사의 말을 어디까지 믿어야 할까.





사상 최대 실적을 낸 손해보험사들이 난감해졌다. “손해율이 너무 높아 적자가 쌓인다”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앓는 소리를 냈는데 정작 한 해 장사를 마감해 보니 이익이 많이 났기 때문이다.



 최근 대형 손보사들이 발표한 2011회계연도(2011년 4월~올 3월) 실적은 줄줄이 역대 최고치다. 당기 순이익이 전년보다 곱절로 뛰어오른 곳이 꽤 된다. LIG손해보험(2083억원·135.8%)과 동부화재(3926억원·134.8%)의 이익 증가율이 특히 도드라졌다. 삼성화재 역시 2010년보다 16% 늘어난 7849억원의 당기 순익을 내 새 기록을 세웠다.





 보험사들은 “보험 영업에서 흑자를 낸 것은 아니다”고 강조한다. 업계가 꼽는 실적 호전의 원인은 두 가지.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크게 줄어들었고 ▶자산운용 규모가 늘어나며 운용 수익도 커졌다는 것이다.



손해보험협회 관계자는 “2010 회계연도엔 업계 전체가 자동차보험에서만 1조원의 손해를 보았는데 지난해엔 3000억원 손해를 보는 데 그쳤다”고 설명했다. 자기부담금 제도가 바뀌며 보험사가 부담하는 사고 수리비가 줄고 지난 겨울에 눈이 적게 와 보험금 지급액이 줄어든 덕분이다. 한제희 LIG손해보험 차장은 “자동차 보험 쪽 손해가 크게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손실을 내고 있다”며 “이익의 대부분은 자산 운용으로 번 것”이라고 주장했다.



 업계가 ‘자산 운용 이익’을 강조하는 것은 보험료 인하 압박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다. 업계는 자동차 손해율이 크게 줄어들자 올 초 2%가량 자동차 보험료를 내렸다. 이런 보험료 인하 압박이 실손의료보험 등 장기보험으로 번질까 두려워하는 것이다.



고중붕 손해보험협회 부장은 “위험을 안고 자산운용을 하는데 거기서 이익이 난다고 보험 소비자들에게 돌려줄 수는 없다. 자산운용에서 손해를 봤다고 고객에게 보험료를 더 받을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주장했다.



 오히려 업계는 이익 증가에도 불구하고 실손의료보험의 갱신 보험료를 큰 폭으로 올리고 있다. 실손의료보험의 손해율이 올라가고 있다는 이유다. 손해보험협회의 공시 자료에 따르면 11개 손해보험사의 실손의료보험 상품은 3년 갱신 시 평균 34.1% 인상됐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의료보험이 일반화되면서 의료비 지출이 크게 늘고 있다. 손해율이 110%에 육박할 정도여서 갱신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보험사들이 손해가 나면 이를 바로 보험료 인상으로 직결시키면서 이익이 나면 주주와 경영진에게만 돌려준다”는 지적은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손보사들이 최근 사상 최대 이익을 근거로 고배당 잔치를 벌이는 데 대한 비판이 거세다. 6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삼성화재·현대해상·동부화재·LIG손해보험·메리츠화재가 주주들에게 지급하기로 한 배당금은 모두 합쳐 4537억원. 이들 회사의 총 당기순이익(1조9492억원)의 4분의 1 수준(23.3%)이다. 3월 금융감독원이 4대 대형 손보사 대표들을 불러 “고배당을 자제하라”고 권고했지만 먹혀 들지 않은 것이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이렇게 많은 이익이 났으면 어떻게 소비자에게 이를 돌려줄 것인가를 고민해야 하는데 주주들만 먼저 챙기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자산 운용 수익이 늘었다지만 그것 역시 소비자들이 낸 보험료를 굴려 생긴 이익인 만큼 소비자들에게 돌려주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금감원 보험감독국 관계자도 “자산 운용에 따른 수익을 감안해 보험료를 책정하는 만큼 자산 운용 수익과 보험 영업 이익을 떼어서 보는 것은 맞지 않다”며 “보험 영업에서 적자가 났다고 해서 이익이 주주에게만 돌아가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자기부담금 제도 사고가 났을 때 수리비의 일정 부분을 피보험자가 부담하는 제도. 기존에는 수리비가 얼마건 약속한 자기부담금(대개 5만원)만 내면 되는 ‘정액제’였지만 2011년 수리비의 일정 비율(20%와 30% 중 택일·최고 50만원)을 내도록 하는 ‘정률제’로 바뀌었다. 수리비가 늘어나면 피보험자의 부담이 커지고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액은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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