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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저축은행 감독의 質을 높여라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부산저축은행 등 총 16곳이 무더기 영업정지를 당한 뒤 국민들은 ‘혹시나’ 하면서도 더 이상 저축은행 퇴출 사태가 없기를 소망했다. 당시 김석동 금융위원장도 “더 이상의 퇴출은 없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역시나’였다. 지난 6일 솔로몬·미래 등 4곳이 영업정지를 당해 또다시 저축은행 고객들이 떨고 있다.

이들 저축은행이 쏟아낸 탈법·비리 백태를 보면 ‘대한민국이 이렇게 엉성한 나라였나’ 자문하게 된다. 검찰이 수사 중이지만, 고객 돈을 펑펑 쓴 정황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예금 빼돌리기와 담보가치 조작, 불법대출 같은 짓은 다반사이고, 퇴출을 면하려고 편법 증자, 순환 출자를 하는 기상천외한 수법까지 밝혀졌다. 퇴출 발표 직전 200억원을 빼돌려 중국으로 밀항하려다 붙잡힌 ‘화성인 오너’도 있다. 빼낸 돈의 상당 부분은 카지노·리조트 인수나 골프장 건설에 쏟아부었다. 일부는 비자금으로 조성돼 정·관계 로비자금에 쓰인 정황도 나왔다.

저축은행 고객의 상당 부분은 저금리 시대에 예·적금 이자를 한 푼이라도 더 챙겨보려는 서민·중산층이거나 은퇴 세대의 돈이다. 이런 돈을 쌈짓돈처럼 흥청망청 써댔다는 점에서 국민들은 분노를 넘어 허탈감을 느낀다. 사찰 승려들의 불법도박,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경선 부정처럼 우리 사회 전반에 만연한 도덕 불감증의 단면을 보는 듯하다.

여론은 들끓는다. 저축은행 간판을 거둬들이고 10년 전의 상호신용금고로 명칭을 되돌리자는 주장에 힘이 실리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하지만 전문성과 함께 윤리관념이 기본인 서민금융업 허가를 내준 뒤 금융당국은 리스크 감시를 소홀히 하고 심지어 신용불량자가 은행 대표로 버젓이 활동하게끔 방치했다. 감독기관 출신들이 저축은행 임원으로 취업해 로비를 펼친 의혹도 불거진다. 이런 감독 소홀에 대해선 철저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

차제에 저축은행 감독의 틀도 바꿔야 한다. 양적 감독뿐 아니라 질적 감독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예컨대 저축은행의 오너와 경영인에 대한 자질이나 투명성 같은 잣대를 지속적으로 강화해야 한다. 지금 실시하고 있다는 상시적인 감시·구조조정 체제는 재무제표 같은 양적 기준에 치중돼 있다. 감사원도 금융감독원이나 금융위원회가 좀 더 효과적이고 기민하게 저축은행 감독에 임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저축은행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더 이상 추락하기 힘들 만큼 나락으로 떨어졌다. 서민과 영세사업자 금융을 위해선 무엇보다 저축은행 업계의 뼈를 깎는 쇄신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 여기에 감독당국의 엄정하고 효율적인 감시·감독이 절실하다. 서민금융이 더 이상 서민 돈을 잡아먹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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