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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MT가 영원한 성장산업? 이종교배 없인 미래 없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셰러턴 호텔에서 첫 로드쇼(투자설명회)를 열었다. 그는 트레이드 마크인 후드 티를 입은 채 정장 차림의 월스트리트 투자자들과 만나 위세를 과시했다. 페이스북은 18일 미 나스닥에 상장될 예정이다. [뉴욕 로이터=연합뉴스]
통신회사 주식은 국내외 증권시장에서 빛바랜 종목이다. 지난달 19일 국내 통신업계 맏형 KT의 주가는 심리적 마지노선인 3만원 아래로 떨어졌다. 미국발 금융위기로 주가가 급락하던 2008년 10월 29일 2만9500원 이후 처음이었다. 그나마 지난 7일 BC카드·스카이라이프·KT렌탈 등 비(非)통신 계열사의 기대 이상 실적이 나오는 바람에 3만원 선을 겨우 회복했다. SK텔레콤의 주가도 지난달 16일 이후 13만원대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 국내 CMT 산업 주가는 올 들어 어느 정도 회복세를 보인 코스피와 따로 놀고 있다.

온라인 대표 서비스인 SNS도 주가가 시원찮다. 18일로 예정된 페이스북 기업 공개(IPO)도 순탄치만은 않다. 회사 측은 최근 미 나스닥 상장 주가를 당초 시장 예상치 40달러대보다 낮은 28~35달러로 제시했다. 온라인 할인쿠폰 회사인 그루폰은 지난해 11월 상장 후 주가가 10달러대로 반토막 났다.

보고서는 CMT 산업이 ‘빛 좋은 개살구’가 될지 모른다고 평했다. 수천만~수억 명의 엄청난 가입자 수를 자랑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돈벌이가 될 구석이 별로 보이지 않아서다. 2011년 한 해 세계 CMT 산업의 기업가치는 5조8000억 달러로 전년 대비 7% 떨어졌다. CMT 글로벌 500대 기업의 시가총액을 연말 증시 폐장일 기준으로 합산해 봤더니 그랬다. 미국 구글·애플이나 일본 소니, 독일 도이체텔레콤, 한국 삼성전자·SK텔레콤·NHN 등 국내외 주요 회사들이 포함됐다. 경쟁도 격화돼 어느 쪽의 양보 없이는 파국을 맞는 ‘치킨 게임’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미국 월가에선 CMT 산업을 ‘100년 전이나 앞으로나 혁신 기술 덕분에 성장 잠재력이 높다’고 평해왔지만 벌써부터 한물간 ‘레드 오션(Red Ocean)’ 대접을 받기 시작했다.
올리버 와이먼은 CMT 500대 회사를 직접 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통신·미디어·기술 세 가지 분야의 현주소를 진단했다.

우선 ‘C’를 보자. 유·무선 통신과 케이블(SO) 회사가 속한 C(Communication) 섹터는 기업가치가 5% 떨어졌다. 특히 이동통신 부문은 고객 유치 경쟁으로 마케팅 비용이 늘었다. 왓츠앱·카카오톡 등 무료 문자메시지가 확산된 것도 수익성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 1분기 우리나라 통신업계의 실적도 줄줄이 나빠졌다. 영업이익 면에서 KT는 574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3%, SK텔레콤은 4523억원으로 26.4% 각각 줄었다. 올리버 와이먼의 CMT 리더인 하비에르 바이고리는 “비통신 사업 등 새로운 가치 창출을 견인할 신성장 모멘텀이 여의치 않으면 침체가 장기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음악·언론·광고 등을 포괄하는 M(Media) 섹터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해 전통 미디어 산업은 전년 대비 4%, 광고·출판 산업은 12%의 기업가치 하락을 맛봤다. 반면 디지털 콘텐트 산업은 7% 성장하며 돌파구로 자리매김했다. 전체적으론 3% 기업가치가 하락했다. 올리버 와이먼 서울지사의 원종필 부사장은 “애플의 아이튠즈(온라인 음악)와 앱스토어(온라인 마켓)가 여기에 크게 기여했다”고 강조했다. 또 신문들이 온라인 서비스에 속속 나서면서 디지털 콘텐트 산업이 커졌다. 미국 신문발행부수공사(ABC)에 따르면 지난 3월 말까지 스마트폰·태블릿PC용 온라인 서비스를 출시한 미국 내 신문은 14.2%로 전년의 8.7%보다 급증했다. 뉴욕 타임스는 온라인 신문이 80만7026부로 종이신문 77만9731부보다 많다.

T(Technology) 섹터의 가치 하락도 5%에 달했다. PC·휴대전화·반도체 등 IT 기기와 소프트웨어(SW) 산업이 거대시장인 유럽·북미의 재정위기와 불황으로 맥을 못 춘 것이다. 또 스마트폰 시대에 기술 혁신이나 소비자 기호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탓도 있다. 핀란드 노키아와 캐나다 림(RIM) 등이 그런 사례들이다. SW 산업만 소폭으로 성장세를 이어갔다. 바이고리는 “일찌감치 SW 중심의 사업구조로 변신한 IBM에 이어 HP·델 등 IT 기기 제조사들도 앞다퉈 SW 사업의 비중을 늘려가고 있다”고 전망했다.

우리나라의 CMT 산업은 어떻게 침체 터널을 빠져나올 수 있을까. 우선 ‘IT 강국’의 인프라 덕분에 도약을 위한 지지대는 충분하다. 올리버 와이먼은 CMT의 장래 희망을 ‘연결(connectivity)’이란 개념으로 구체화했다. 보고서는 ▶롱텀에볼루션(LTE) 등 모바일 인프라의 급속한 보급 ▶다양한 디지털 융합 콘텐트의 성장 ▶어디서나 원하는 프로그램을 활용할 수 있는 모바일 클라우드(cloud) 환경의 확산 등이 ‘연결된 세상’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해법도 세 가지로 귀결된다. 첫째, CMT 회사들은 다양한 콘텐트와 거미줄처럼 엮인 글로벌 플랫폼을 만들거나 그 열차에 올라타야 생존할 수 있다. 애플·구글·아마존·페이스북은 견고한 생태계(eco-system)를 구축한 글로벌 ‘빅4’ 플랫폼 회사라 할 수 있다. 이들은 당분간 더욱 강력한 시장 지배력을 누릴 것이다. 글로벌 대기업을 고객 삼아 산업표준을 주도하고 시장을 만들어 낼 것이다. 애플의 아이폰 생태계나 구글-삼성전자 연합군의 안드로이드폰 인프라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빅4 사이에도 경쟁이 치열해져 낙오자가 나올 수 있다. 그 와중에 삼성전자 같은 한국 글로벌 기업이 강자로 떠오를 수도 있다.

다양한 산업 간 융합시너지 전략인 ‘파트너십 2.0’이 두 번째 탈출구다. 플랫폼 업체를 중심으로 콘텐트·IT 제조사들이 연합해 마치 단일 상품처럼 정교하게 통합된 패키지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금융·헬스·자동차·홈매니지먼트 등 일상생활의 주요 영역에선 융합 비즈니스가 대세로 자리잡았다. ‘모바일 페이먼트’(전자지갑), ‘스마트 헬스케어’(온라인 의료진단) 등이 대표적인 서비스다. 바이고리는 “CMT 회사들은 상호 이익을 극대화하려고 최선의 파트너를 찾아 최적의 통합 서비스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 번째 해법은 하드웨어(HW)와 소프트웨어(SW)가 유기적으로 이어지는 스마트 라이프 시대에 발 빠르게 대응하는 전략이다. 가정·학교·직장에서 자신의 IT기기로 생활하는 ‘BYOD’(Bring Your Own Device) 트렌드가 그렇다. 학교에선 학생별 수준이나 특성에 맞는 교육이 생겨나고, 직장에선 직원별 업무 생산성을 높이는 방안이 나온다. 한국에서도 ‘스마트 공교육’이 2015년 시작돼 다양한 스마트 기기와 디지털 콘텐트가 교육에 활용될 예정이다. 올리버 와이먼 서울지사의 신우석 이사는 “재택근무 등 ‘스마트 워크’ 확산은 일과 직장의 개념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킨다. CMT 산업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글로벌 CMT 시장에선 개인과 개인(user to user), 개인과 기기(user to device), 기기와 기기(device to device)의 긴밀한 연결을 강화해 줄 서비스만 살아남을 것이다. 바이고리는 “스마트 IT 기기와 디지털 콘텐트, 모바일 클라우드 환경의 확산으로 ‘연결된 세상’ 개념은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은 차세대 CMT 서비스인 4세대 이동통신(LTE) 인프라가 전국에 거미줄처럼 연결된 IT 강국이다. CMT 산업의 ‘갈라파고스’가 되지 않으려면 지구촌 전체를 향하는 연결과 개방을 통해 다양한 대응전략이 필요하다.



올리버 와이먼(Oliver Wyman) 머서 매니지먼트 컨설팅, 머서 올리버 와이먼, 머서 델타 3사가 합쳐 2007년 출범한 글로벌 경영컨설팅 회사. 미국 뉴욕에 본사, 30여 개국에 50여 사무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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