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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중심 산업에서 탈피, 소비 중심 산업으로 옮겨 갈 때

미국에 이어 경제 규모 2위가 된 중국은 고도성장 과정에서 알루미늄·구리·철강 등 주요 국제원자재를 집어삼켰다. ‘원자재 블랙홀’이란 별명이 붙었다. 원자재 값은 달러 약세를 틈타 레버리지(Leverage·차입) 투자자금까지 몰려들면서 급등했다. 이런 흐름은 주식시장에도 반영돼 화학·기계 등 원자재 관련 산업에서 10배 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그런데 상황이 급변했다. 중국 정부는 투자 중심의 성장전략이 한계에 봉착했다고 보고, 성장의 축을 내수 소비 중심으로 바꿨다. 연 8% 성장목표도 사실상 포기했다. 과잉투자와 고임금 문제로 투자 중심 성장이 더 이상 어렵다고 본 것이다. 앞으로 원자재 관련 산업이 시장을 주도하기 힘들 것이란 걸 의미한다. 중국에 대한 수출 비중이 전체 수출액의 25%를 차지하는 호주가 무역수지 적자로 고전하는 까닭이다.

중국이 생산기지에서 소비시장으로 변하는 조짐은 이미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중국의 소비 규모는 전년 대비 17%나 급증했다. 하지만 1인당 소비액은 여전히 미국의 7분의 1에 불과해 성장잠재력이 크다. 중국 증시 투자포인트도 달라져야 한다.

중국뿐만이 아니다. 미 가계의 1분기 부채상환비율(가처분 소득 대비 부채이자·원금 상환 비율)은 10.9%로 18년 내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 수치는 4년 전 금융위기 때 14%까지 치솟기도 했다. 더구나 주택시장이 바닥을 치고 개선되는 모양새다.

세계 경제를 금융위기의 수렁에서 건지기 위해 각국 중앙은행이 던진 ‘동아줄’은 저금리였다. 반면 인플레이션이 세계 경제를 다시 수렁에 밀어 넣으려 한다. 원자재 값 상승세는 한풀 꺾였지만 과거에 비해 여전히 꽤 높은 수준이다.

달라진 환경에서는 새로운 투자전략이 필요하다. 10년간 호황을 누린 투자 중심 레버리지 산업에서 탈피해 안정적인 소비 중심 산업으로 갈아타야 한다. 이전처럼 주식시장에서 에너지·소재 등 원자재 노출도가 높은 자원 수출국에 투자해서는 예전만큼 재미를 보지 못할 수 있다. 한때 투자 열풍이 불었던 호주·브라질·러시아 시장의 원자재 노출도는 각각 32%, 47%, 71%에 이른다. 원자재 상품에 투자하는 것과 크게 다를 바 없는 시장이다. 마찬가지로 소재·산업재 주식들의 밸류에이션 멀티플(valuation multiple·주가배수)도 점차 낮아질 전망이다. 다시 말해 고평가된 소재·산업재 종목의 주가가 하락할 것이란 얘기다.

소비재산업은 이익을 낼 가능성은 크지만 시클리컬(cyclical·경기민감) 산업이 높은 성장률을 구가할 때는 상대적으로 성장률이 낮아 시장에서 관심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미 경제성장률이 2%가 되느냐 마느냐로 공방이 있고, 중국이 고성장 정책을 버리고 성장률 8% 아래로 안정적으로 내려오느냐 설전이 나올 정도의 글로벌 저성장 기조는 오히려 투자 기회를 높일 수 있다. 중국과 아시아권 소비시장이 본격적으로 커지기 시작하면 당장 수익이 기대될 뿐만 아니라 향후 성장성도 시클리컬 산업을 압도할 가능성이 크다. 정보기술(IT) 버블 붕괴 이후 주식시장에서 그리 주목받지 못한 전기·전자산업도 모바일 시장 확대로 일부 성장세를 타고 있다. 일례로 스마트폰 등 관련 소비재를 생산하는 산업이 그것이다.

한국 주식시장은 IT와 내구소비재 비중을 합치면 50%가 넘어 입지가 괜찮은 편이다. 더구나 기술경쟁력을 오래 다진 삼성과 현대자동차·오리온·LG처럼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걸출한 소비재 브랜드가 적잖아 글로벌 소비 확대 순풍을 타고 큰 바다로 나갈 수 있다.



황성택(46) 2008년 금융위기 때 시장 변화에 적극 대응한다는 뜻으로 ‘칭기스칸펀드’를 출시해 2년 만에 1조원의 자금을 모았다. 종목 선택에 있어 기업탐방을 중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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