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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싫고 자유 좋아 … 늘어나는 ‘부자 난민’

금융자산이 100만 달러 이상이면 HNWI, 3000만 달러 이상이면 ‘울트라-HNWI’. 금융사 메릴린치의 고객 분류법이다. HNWI는 ‘고액 순자산 보유자(high-net-worth individual)’를 뜻한다. 수퍼리치·초부유층과 같은 부자의 다른 이름이다. 컨설팅업체 캡제미니가 추계한 바로는 지난해 HNWI는 세계 인구의 0.15%(1090만 명), 울트라-HNWI는 HNWI의 0.9%(10만3000명)에 불과하다. HNWI는 서울 인구보다 조금 많고, 울트라-HNWI는 부촌이라는 서울 강남구 인구의 5분의 1 남짓 된다. 이들은 극소수이지만 막대한 부를 좌지우지한다. 이들의 움직임에 따라 국제 금융시장이 춤을 춘다. 그런데 세계 각지에서 부유층이 이민을 떠난다는 소식이 부쩍 많아졌다.

프랑수아 올랑드 사회당수가 대통령에 당선된 프랑스. 이 나라의 부자들이 요즘 영국 런던, 프랑스어가 통하는 벨기에 등지의 고급 주택을 구경하고 있다. ‘세금 난민’이다. 연봉 100만 유로 이상의 부자에게 75%의 소득세를 부과하겠다는 올랑드가 싫은 사람들이다.

러시아에서도 부자들의 엑소더스가 시작됐다. 대통령에 취임한 블라디미르 푸틴의 제재가 무서워서다. 크게 늘어나는 중국의 부유층. 그들도 탈출 욕구가 강렬하다. 가깝게는 홍콩과 싱가포르, 멀리는 미국·캐나다로 이주하고 있다. 앞선 교육 시스템과 의료 서비스, 깨끗한 환경, 자유의 향기를 찾아나선 사람들이다. 지난해 3·11 대지진 이후 일본의 부자들도 안전한 나라를 찾아 이주하고 있다.

미국은 외국 부자가 이주하고 싶은 나라다. 하지만 미국의 부자들도 안팎의 공세에 시달리고 있다. ‘버핏 룰’부터 부유층을 압박한다. 자본이득(주식 등 자산의 매매에 따른 양도 이익)에 대한 세율을 올리자는 내용이다. 내년부터는 해외계좌신고제(FATCA)가 족쇄를 채운다. 미국인 고객의 해외 계좌에서 발생하는 소득과 이자 지급 정보를 외국 금융회사가 미 국세청(IRS)에 샅샅이 보고해야 하기 때문이다. 규정만 400페이지다. 오죽하면 미국인 고객을 상대하지 않겠다고 하겠나.

부유층은 월가 점령 시위에도 상처를 받았다. ‘왜 부자가 악인이고, 악의 근원이란 말인가’. 지난 9일 해리슨그룹이 내놓은 2012년판 리포트는 최근 몇 년 새 1% 부유층이 소심해졌다고 전한다. 그들은 위험한 투자보다 현금 저축을 늘리고 커뮤니티에서 멀어져 과거보다 더 소수의 친구·친지와 어울리고 있다.

뭔가 잘못되고 있다는 외침은 소중하다. 하지만 마녀사냥이 되면 위험(리스크) 투자로 번성한 자본주의의 DNA, 부자의 역할이 죽는다. 부자가 국경을 넘는 건 아주 쉬운 일이다. 두 손 들어 환영하는 나라가 수두룩하다. 문제는 부자들이 떠나면 그들이 떠안았던 부담이 고스란히 서민 부담이 된다는 거다. 그럴 바엔 부자들 그만 괴롭히고 다른 나라 부자를 유치하는 게 낫지 않나. 세계적으로 희귀하다는 HNWI, 그들이 많아야 부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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