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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뿐인 국방력 강화

대한민국은 두 차례 핵실험,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최근의 GPS 교란 등에서 보듯 핵, 장거리 미사일, 장사정포와 전자전 장비를 앞세운 북한의 끊임없는 안보 위협에 직면하고 있다.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 중국의 이어도 분쟁 지역화 기도 등 주변국과의 국경 문제와 배타적 경제수역 확보 경쟁으로 국제적 분규 가능성에도 노출돼 있다. 세계는 지난달 광명성 3호 발사에 실패한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해 국제 평화를 저해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정부는 안보 위기 때마다 국방력 증가와 장병 사기 진작을 강조했다. 이명박 대통령도 최근 국방과학연구소(ADD) 방문 시 “강한 힘을 갖고 있을 때 적의 도발을 막을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국가 방위에 대한 가시적 대비책이 국방비, 특히 군사력 증강의 핵심인 방위력 개선비에 제대로 구현되고 있는지, 정치적 공감대가 형성되는지는 국방 연구개발의 일선에서 35년간 일해온 과학자로서 의구심을 갖는다.

기획재정부 자료를 보면 참여정부가 편성한 2006~2008년 국방비 증가율은 평균 8.1%인 반면, 2009~2012년 이명박 정부의 평균 증가율은 5.5%다. 특히 국방 장비 획득뿐 아니라, 과거 경제 발전의 주도적 역할을 했고 현재도 국가 연구개발비의 약 15%를 차지하는 국방 연구개발비가 포함된 방위력 개선비는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연평균 증가율이 2006~2008년 13%, 2009~2012년은 6.6%다. 게다가 2012년엔 물가 상승률에도 못 미쳐 전년 대비 겨우 2.1% 증가했다.

최근 발표된 북한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 순항 유도탄과 중거리 탄도탄의 개발 성과, KT-1기본훈련기·T-50고등 훈련기, K-2 전차 및 해군 함정 등의 방산물자 수출은 방위력 개선비의 장기적 투자 효과가 이제야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그래서 최근의 소극적 투자가 미래의 국방력과 과학기술 발전 및 이제 싹트는 방산 수출산업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된다.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 재정 건전성을 유지하면서 일자리 확충, 서민 복지 증진과 경제 활력 제고 등에 예산을 우선 투입해야 하는 재정당국의 정책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국가 안보와 첨단 국방과학 기술 발전, 방위산업 육성을 동시에 추진하는 방위력 개선 예산이 정부와 국회에서 뒷전으로 밀려나 안보 능력 강화에 역행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이 3년 남은 이때 선거의 해를 맞아 주요 정당이 복지 확대를 공약하는 등 국방비의 안정적 확충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대내외에 즐비하다. 미국은 새 국방전략지침에 따라 국방예산을 10년간 4850억 달러 삭감하지만 중국은 올해 국방예산을 지난해보다 11.2% 늘린 약 1060억 달러(약 120조원·한국의 2012년 예산은 234조원)로 편성하고 첨단 스텔스 전투기를 확보하며 항공모함도 취역시키고 있다.

2011년 1조 달러를 돌파한 무역을 더욱 신장하고 경제를 발전시켜 국민소득 3만~5만 달러 시대를 열려면 미래 경제를 선도할 신기술 개발과 함께 강력한 국방을 기반으로 한 안정적 안보환경이 조성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전쟁 억제 능력을 갖출 수 있는 첨단 감시정찰, 지휘통제 및 정밀타격 무기의 독자적 연구개발과 국내 생산을 가능케 하는 방위력 개선비의 대폭적 증가가 필수다.

이순신 장군이 싸움마다 승리한 것은 철저한 유비무환의 정신으로 거북선 같은 첨단 장비를 준비하고 군사훈련을 완벽히 했기 때문이다. 420년 전 임진왜란, 100여 년 전 경술국치, 60여 년 전 6·25를 떠올리면 번영과 평화를 위해 국방력 확보와 과학기술 발전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내년도 방위력 개선비를 적정 수준으로 확대해야 하며 새 정부에서도 이는 더욱 강화돼야 할 것이다.



안동만(63) 서울대 졸. 국방과학연구소 항공기·유도무기개발본부장, 국방부 연구개발관, 국방과학연구소장. 현재 한서대 교수 겸 한국항공우주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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