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스마트 IT의 ‘4가지’ 고민

지난 11일 오후 서울 광화문에서 만난 KT의 한 임원은 연신 스마트폰을 보다 가슴을 쓸어내렸다. 주가가 심리적 마지노선인 3만원 안팎을 오르내리다 간신히 3만원을 턱걸이하며 장을 마쳐서다. 또 이날 열린 방송통신위원회와 새누리당의 통신료 인하 당정협의도 ‘추후 재논의’로 끝났다. 그는 “통신시장이 정체되기도 했지만 선거철마다 튀어나오는 정치권의 요금 인하 압력 등 외부 변수로 통신주들이 저평가되는 게 억울하다”고 하소연했다.

시장에선 통신업계가 ‘4가지(싸가지)’ 고민에 빠졌다고 진단한다. TV 프로그램 ‘개그콘서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네가지’코너를 빗대서다. 네 명의 개그맨이 ‘비만·사투리·단신·비호감’에 대한 오해를 해명하는 내용이다. 김준현은 “몸은 뚱뚱하지만 마음은 홀쭉하다”는 유행어를 히트시켰다. 스마트폰 열풍에 힘입어 외형은 좋아 보이지만 수익성이 악화된 통신업계의 속사정을 설명해 준다는 것이다.

통신업계의 4가지는 뭘까. 내부적으론 주력 사업의 정체현상과 신성장사업의 부재다. 갈수록 줄어드는 음성통화 시장은 더 이상 기대를 걸 수 없을 정도다. 스마트폰 요금이 올랐지만 천정부지로 뛴 단말기 값을 보전하기 때문에 실익이 없다. 짭짤하게 수익을 냈던 문자메시지도 ‘카카오톡’ ‘틱톡’ 등 무료 서비스 등장으로 사양사업이 됐다. 반면 4세대 이동통신(LTE)망을 전국에 까는 등 투자비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겉은 화려하지만 속은 까맣게 타들어 가는 게 작금의 통신시장이다.

외부 환경도 만만치 않다. 정치권의 요금 인하 압박은 연례 행사다. 올해는 양대 선거를 치러야 돼 통신업계가 1년 내내 안절부절못할 판이다. 정치권의 압력으로 지난해 말 이동통신 기본료를 1000원 내린 지도 얼마 되지 않았다. 하지만 대선 주자들은 앞다퉈 ‘통신료 내리기’를 공약으로 내걸 것 같다. 막대한 돈을 들여 구축한 유·무선망은 다른 사업자들의 수익사업에 활용돼 과부하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2월 KT가 인터넷TV의 통신 서비스를 끊는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삼성전자와 ‘스마트TV 전쟁’을 벌인 이유다. “통신업계가 재주를 부리면 돈은 딴 곳에서 챙긴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까지 나온다.

디지털시대에 통신시장이 비틀거리면 국가 경제가 흔들린다. 전자·인터넷 등 연관 산업에 쓰나미를 일으킨다. 통신시장을 정치 논리나 포퓰리즘의 잣대로만 재단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하지만 신사업 찾기는 외면한 채 땅 짚고 헤엄치기 식으로 돈을 버는 데 안주해 온 통신업계도 비난받아 마땅하다. 앵무새처럼 정치권 핑계만 댈 것이 아니라 자성과 혁신이 더 시급하다.

아이폰이란 혁신제품 하나로 세계 최강기업으로 부활한 애플을 보자. PC시장에 안주하지 않고 아이폰·아이패드·앱스토어로 다른 영역에 끊임없이 도전해 통신·전자·콘텐트 시장까지 장악했다. 1990년대 후반 한국이 세계 최초로 미국식 디지털 이동통신(CDMA)을 선보여 정보기술(IT) 강국으로 도약했던 시절이 그립다. 통신업계가 이제라도 그런 초심으로 도전하면서 혁신상품 개발을 고민할 때다. 언제까지 3사 독과점체제에 안주할 것인가.

도민이 행복한 더 큰 제주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