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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밭 사잇길로

보리가 익어가는 요즘, ‘한여름 더위’ 뺨치는 ‘봄 더위’가 연일 이어지고 있습니다.
낮에는 반소매도 덥지만 밤에는 군불 땐 방에서 잠을 자니 봄날인지, 여름날인지 애매합니다.
해 뜨자마자 더운 들판에서 몹시 부지런한 손길을 받은 밭 앞에 섰습니다.
감자밭 한쪽에 집에서 먹을 요량으로 심은 마늘·대파·자주감자·상추밭이 있고,
여태 본 보리밭 중에 가장 작은 10평 남짓 땅에 보리를 심은 알뜰살뜰한 밭입니다. 빈틈없는 밭이 착실합니다.
경운기를 타고 가던 아저씨가 멍하게 서 있는 제가 궁금했는지 성큼 제게 다가오셨습니다.
“여기 보리밭 되게 작네요?” “아~ 그거. 단술 만들 때 쓰는 엿기름 만들려고 심은 거지.”
“근데 어디 살지?” “노전 살아요.”
“아이고 반갑네! 우리 처갓집 동네에 사네. 저수지 아랫집에 사는 성환이가 내 처남이고, 건너 집이 장모집이지.”
“근데 그동안 한자리를 할 기회가 없었는지 처음 보네.” “예, 그러게요.” “뒤에 보세.”
웃는 얼굴을 잠깐 보이시더니 ‘휙’ 가셨습니다. 빠른 말씀과 급한 몸놀림.
안 봐도 압니다. 그 부지런함을.



이창수씨는 16년간 ‘샘이 깊은 물’ ‘월간중앙’ 등에서 사진기자로 일했다. 2000년부터 경남 하동군 악양골에서 ‘중정다원’을 운영하며 녹차와 매실과 감 농사를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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