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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천국

찬아, 준아.
한 폭의 아름다운 그림을 그리고 싶어 했던 어느 화가가 있었단다. 마을에서 가장 존경받는 사람을 찾아가 보기로 했어. 누구였겠니? 목사님이었어. 목사님을 찾아가 물었지.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무엇입니까?” 그러자 목사님의 대답이 뭐랬는 줄 아니? 이랬어. “믿음이지요. 슬픔은 뒤를 돌아보고 걱정은 주위를 둘러보게 하지만 믿음은 위를 바라보게 하지요. 믿음이야말로 모든 절망을 이기게 하는 힘이며 죽음까지도 정복할 수 있는 생명이니까요.”

그 화가는 고개를 끄덕이며 또 한 사람을 찾아보았어. 누구였겠니? 뜻밖에도 막 결혼을 치른 신부였어. 새색시는 화가에게 이렇게 말해 주었지. “사랑이지요. 사랑은 가난도 부유하게 하며 눈물도 달콤하게 만들고 적은 것도 많게 만들지요. 사랑 없이는 아름다움이 있을 수 없지요.” 그 말을 들은 화가는 또 한 사람을 찾아보기 위해 길을 걷다가 지친 병사 한 사람을 만났지. 병사는 화가에게 이렇게 말해 주었어. “평화가 최고지요. 평화는 전쟁을 멈추게 하고 참된 안식과 기쁨을 가져다주니까요. 평화야말로 우리 모두의 참소망이 아닐까요?”

화가는 갑자기 고민이 됐어. 답이 다 다르니 말이야. 과연 믿음·사랑·평화를 어떻게 표현해 낸담. 그렇게 고민하며 집으로 들어서던 화가는 자신의 가슴에 뛰어 안기는 자녀들에게서 ‘믿음’을 보았어. 그리고 아이들과 자신을 쳐다보며 말없이 웃고 있던 아내의 눈 속에서 ‘사랑’을 읽었지. 바로 그 순간 화가의 마음속에 말할 수 없는 평화가 밀려왔던 거야. 화가는 지체하지 않고 붓을 들어 자신이 그리고자 했던 그 아름다움을 표현했는데 다름 아닌 ‘가정’이었어.

얼마 전 아빠 친구인 ‘밥퍼’의 최일도 목사 아들 최산의 결혼식장에 앉아 이런 이야기를 떠올려 보았단다. 머잖아 너희들도 결혼을 하게 될 터인데 무슨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을까가 고민이 되더구나. 찬아, 준아. 알고 있니? 성경에는 시작의 책이라 불리는 창세기부터 마지막 책인 요한계시록까지 아름다운 가정의 이야기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을. 그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창세기에 등장하는 이삭과 리브가의 이야기란다. 두 주인공을 내세워 만남부터 결혼에 이르러 가정을 꾸민 이야기가 시시콜콜하다 싶을 정도로 자세히 기록되어 있지. 그 길이가 예사롭지 않다. 창조의 기사보다 훨씬 길단다.

왜 그랬을까? 왕국의 흥망성쇠도 단 한 줄로 줄이는 성경이 유독 이 부분에서 길게 기술한 이유가 무엇일까? 하나님께는 천지창조 못지않게 한 가정의 탄생이 그렇게도 중요했던 것 아닐까? 하지만 너희들이 결혼하게 될 때 이런 성경 이야기 말고 꼭 들려주고 싶은 숨겨놓은 이야기가 하나 있단다.

너희들하고 형편상 떨어져 지내야 했던 시절, 엄마를 비행기에 태워 보내면서 아빠가 그랬지. “엄마가 그곳에 가시게 됐으니 천국이겠네.” 그러자 네가 뭐라고 했는지 아니? 아빠의 장난스러운 말투에 네가 이렇게 대꾸했었지. “아빠, 여기는 미국이고요. 아빠가 오셔야지 천국이에요.”

그 말에 솔직히 뒤통수를 둔기로 맞은 것 같은 충격을 받았지. 잠시 멍했어. 아빠는 그때 두 주먹을 불끈 쥐고 결심했지. ‘찬아, 준아. 아빠는 말이야. 죽는 날까지 너희들에게 천국이 되어보마’.

지금도 아빠는 부끄럽기 짝이 없단다. 과연 그 천국을 보여줄 수 있었던 건지? 아니 보여줄 수 있을는지?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해. 너의 그 한마디 때문에 100점짜리는 아니라도 낙제생 아빠가 안 되려고 부지런히 노력은 했었다는 것.

찬아, 준아 고맙다. 가정의 달, 너희 둘에게 아빠보다 더 큰 가정의 꿈과 이야기가 펼쳐지길 기도하마. 사랑하는 아빠가.



송길원 가족생태학자. 행복발전소 하이패밀리 대표로 일하고 있다. 트위터(@happyzzone)와 페이스북으로 세상과 교회의 소통을 지향하는 문화 리더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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