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夏冬<하동>

만물이 생동하는 계절인 봄은 따스한 햇볕을 떠올리게 한다. 봄 춘(春)은 바로 풀(艸)이 따스한 햇볕(日)을 받아 땅에서 어렵게(屯) 돋아나는 모습을 나타낸 것이라 한다. 가녀린 새싹이 꽁꽁 얼었던 땅을 어렵사리 비집고 올라오는 모습은 자연에 대한 경외심마저 갖게 한다.

여름 하(夏)는 무당이나 제사장이 춤을 추는 모습에서 나온 글자라 한다. 글자를 보면 몸통과 팔은 사라졌지만 머리(頁)와 춤추는 발(攵)은 남아 있다. 그렇다면 무당은 왜 춤을 추는 것일까. 비가 내리기를 기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옛날엔 지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가뭄이 자주 들었다.

이렇다 할 대비책을 세우지 못한 고대인들로서는 무당을 앞세워 기우제(祈雨祭)를 지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가뭄은 언제 드는가. 타는 듯한 햇볕이 내리쬐는 여름이다. 춤추는 무당의 모습에서 여름 하(夏)가 나온 것이다.

가을 하면 하늘이 높고 말은 살찌는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이다. 그러나 고대 중국에선 가을에 생각나는 것이 메뚜기였다고 한다. 수확의 계절을 맞아 어김없이 등장하는 공포의 대상이 바로 메뚜기였던 것이다. 가을 추(秋)는 그래서 원래 메뚜기와 불(火)로 구성된 글자였으나, 훗날 벼(禾)가 첨가된 반면 메뚜기 모습을 그린 형태는 탈락해 현재와 같이 됐다고 한다. 추(秋)에는 메뚜기를 불태워 죽이는 ‘무시무시한’ 뜻이 숨어 있기도 하다.

동(冬)은 얼음(丫)이 오는 계절이니 당연히 겨울이다. 또는 가지 끝에 매달려 있는 잎을 그린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무성했던 잎이 떨어지고 마지막 잎새 두 개가 남은 모양을 나타낸 것이란 이야기다. 그런가 하면 글자 아랫부분에 두 획의 점을 더해 발꿈치를 표시한 것으로 ‘끝’ 또는 ‘끝나다’는 뜻을 갖게 됐으며, 이것이 계절에 대입돼 겨울이라는 뜻을 갖게 됐다고도 한다.

고대 중국의 상(商)나라 때는 일 년을 춘하추동(春夏秋冬) 사계절이 아닌 여름·가을의 하추(夏秋)로만 구별했다. 봄과 겨울을 추가한 구분은 주(周)나라 때 이뤄졌다. 한국의 일 년을 사계절이라 말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4월 초엔 눈을 맞았는데 5월엔 반팔을 입고 다닌다. 춘추(春秋)가 사라진 하동(夏冬)의 나라로 변하는 것 같아 못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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