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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형제 신부로 유명, 고조부모는 순교 … 한국 천주교 역사 그 길을 걸어오다

염수정 주교는 겸손한 태도로 이름이 높다. 생전 김수환 추기경을 만날 때면 머리 숙여 정중하게 인사하곤 했다. 1993년 8월 김수환 추기경(왼쪽)과 산행에 나선 염 주교. 어떤 산이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사진 천주교 서울대교구]
10일 오후 7시 서울 명동성당 주교관 현관. 축사를 먼저 마친 정진석(81) 추기경은 염수정(69) 주교가 답사를 마치자마자 염 주교의 손을 붙잡고 만세라도 하려는 듯 두 손을 치켜올렸다. 1998년부터 한국 천주교를 상징하는 서울대교구를 이끌어 온 그가 무거운 짐을 내려놓는 순간이었다. 정 추기경은 만감이 교차하는 듯 눈이 살짝 붉어졌다. 염 주교는 “정 추기경의 사목 방향인 생명운동과 선교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면서도 교회의 일치와 단결에 힘쓰겠다”고 했다.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주교
염수정 서울대교구장은 누구
김수환·정진석 추기경도 서울대교구장 거쳐

 염수정 주교가 제14대 서울대교구 교구장에 임명됐다. 착좌식은 다음 달 25일이 다.



 염 주교는 평생 자신을 낮추며 하느님의 가르침을 따르는, ‘순명(順命)’을 실천해 온 성직자로 평가받는다. 사목 표어도 ‘아멘, 오소서 주 예수님!’이다. 10일에도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하느님과 교황의 뜻에 순명해 교구장직을 받아들인다”고 했다.



 그는 뿌리 깊은 가톨릭 집안 출신이다. 5대조 염덕순이 한국 천주교 초창기에 가톨릭 신앙을 받아들였다. 그의 아들인 4대조 염석태와 부인 김마리아가 1850년 나란히 순교했다. 이들의 시신을 찾기 위해 염 주교가 태어난 경기도 안성군 삼죽면에 일가가 정착하면서 이 지역에서 신앙의 텃밭을 일궈왔다.



 그는 또 3형제 신부로도 유명하다. 5남1녀 중 3남인 그의 뒤를 이어 4남 수완(66·서울 문정동 본당 주임신부), 5남 수의(63·서울 잠원동 본당 주임신부)가 잇따라 사제의 길을 선택했다. 염 주교의 모친 고(故) 백금월씨는 막내인 염수의 신부가 사제 서품을 받은 후 온 가족이 모인 자리에서 “잉태한 아이가 아들이면 사제로 만들어달라고 하느님께 매일 기도했다”는 사연을 밝히기도 했다.



염수정 주교는 몇 안 되는 3형제 신부 중 한 명이다. 왼쪽부터 염 주교, 어머니 백금월(작고) 여사, 염수의 서울 잠원동 본당 주임신부, 염수완 서울 문정동 본당 주임신부. 1991년에 찍은 가족 사진이다. [사진작가 전대식]
 그는 이렇게 뼛속까지 배어 있는 신앙의 힘을 바탕으로 하느님의 사역에 충실한 삶을 살아왔다. 가톨릭대 사무처장(1987~92), 서울대교구 사무처장(92~99) 등을 잇따라 맡으며 교회 행정에 적극 참여했다. 맡고 있는 굵직한 직함만도 평화방송 이사장, 한국교회사연구소 이사장, 주교회의 평신도사도직위원회 위원장 등 줄잡아 대여섯이다.



 이렇게 서울대교구 살림살이를 도맡으면서도 정작 본인 자신은 잘 챙기지 않아 소탈하고 격의 없는 성격이라는 얘기를 듣는다.



 그러면서도 가톨릭 교회가 지지하는 근본 원칙에 대해서는 단호한 면모를 보여왔다. 2005년 가톨릭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최근 생명 경시 풍조에 더 이상 침묵하거나 소극적으로 대응해서는 우리의 책무를 다했다고 할 수 없다”며 생명 윤리 논란을 부른 황우석 교수의 배아 줄기세포 개발을 비판했다.



 한국 천주교는 염 주교의 임명을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다. 가톨릭 사진작가 전대식씨는 “정 추기경이 교회를 덕스럽고 성스럽게 만드셨다면 염 주교님은 부지런하고 성실한 교회의 모습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서울대교구=천주교는 교구 단위로 운영된다. 한국에는 군종교구까지 포함해 모두 16개 교구가 있다. 서울대교구는 1911년 대구대교구와 함께 생겨난 가장 오래된 교구 중 하나다. 덩치도 가장 크다. 2011년 말 기준 국내 천주교 신자는 530만 명. 이 중 27%, 143만 명이 서울에 몰려 있다. 전체 성당 1600개 중 226개가 서울대교구 지역에 있다. 공식적으로 서울대교구장은 대주교·주교 등 23명으로 구성된 주교회의의 일원일 뿐이다. 그럼에도 수도 서울을 대표한다는 상징성 등으로 한국 가톨릭계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교황선출권을 가진 추기경이 반드시 서울대교구에서 나오라는 법은 없다. 하지만 고(故) 김수환(1922∼2009) 추기경과 이번에 자리를 물려준 정진석 추기경 모두 서울대교구장직을 수행하던 중 추기경으로 임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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