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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안 팔려 서울~고양 어린이집 통학

정부가 주택거래 활성화 대책을 발표한 10일 서울 잠실동에 있는 공인중개사무소 앞을 한 시민이 지나고 있다. 중개소에 붙은 안내문 대부분이 ‘급매매’다. [김도훈 기자]


서울 사당동에 사는 주부 김모(35)씨는 요즘 매일 승용차로 3살 아들을 30여㎞ 떨어진 경기도 고양시 덕이동의 어린이집에 보낸다. 아침 8시30분에 출발해 9시30분쯤 아이를 내려주고 한 시간을 달려 집으로 돌아온다. 오후 3시에 아이를 데리러 다시 집을 나선다. 그는 4년 전 분양받은 덕이지구 아파트에 올 초 입주할 계획이었다. 근처 어린이집을 신청해 자리를 얻었다. 하지만 살고 있는 동작구 집이 팔리지 않아 이사를 하지 못했다. 김씨는 “아이 등하교 기름값과 빈집 관리비로만 매달 60만원을 쓰고 있다”며 “언제 팔릴지 난감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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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10일 ‘주택거래 정상화 및 서민·중산층 주거안정 지원방안’을 발표한 것은 김씨 같은 경우를 줄이자는 취지에서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올 1~4월 전국 주택 매매 거래량은 21만9000건으로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같은 기간(22만1000건)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지난해에 비해서는 30% 넘게 줄었다. 특히 서울은 지난해보다 40%가량 급감했다.



 난감한 건 분양받은 아파트나 다른 집으로 옮겨가야 하는 사람들이다. 경기도 분당신도시 수내동에 사는 성모(67)씨는 올해 초 자녀가 출가한 뒤 살고 있는 164㎡형 아파트를 매물로 내놨다. 시세(10억~11억원)보다 싸게 불렀지만 문의 전화조차 거의 없다. 성씨는 “마냥 집값을 내릴 수도 없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장안동에서 소규모 음식점을 운영하는 김모(55)씨는 살고 있는 집을 6개월 넘게 팔지 못하는 바람에 가게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집을 팔고 전세로 들어간 뒤 그 차액으로 가게 운영비를 댈 계획이었다. 김씨는 “소형주택이라 쉽게 팔릴 거라 생각했는데 그렇지 못하다”며 “이러다 가게 문을 닫아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중개업계도 거래 감소의 직격탄을 맞았다. 강남구 도곡동에서 10년간 중개업소를 운영해온 최모(55) 사장은 올 초 직원 2명을 내보내고 사무실 크기를 반으로 줄였다. 최 사장은 “최근 6개월간 매매를 1건밖에 중개하지 못했다” 고 말했다. 중개업소 30여 곳이 몰려 있는 송파구의 한 재건축 단지 내 상가에서는 올 들어 3곳이 문을 닫았고 10여 곳은 주인이 바뀌었다.



 이삿짐업체 등 연관 산업도 빨간불이다. 한국포장이사협회 박만숙 이사는 “일감이 지난해보다 50% 정도 준 것 같다”며 “영세업체가 많은데 문을 닫은 곳이 수두룩하다”고 말했다.



주택건설업계도 아우성이다. 당장 계약자가 살던 집이 안 팔려 입주를 못하는 경우가 늘기 때문이다. 입주를 해야 총분양가의 20%에 달하는 잔금을 받아 공사비를 결제할 수 있는데 이 돈이 묶이는 것이다. A사의 경우 지난해 입주를 시작한 1000여 가구의 김포 아파트 입주율이 45%에 머물면서 잔금 400억원을 회수하지 못했다.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은행에서 돈을 빌려다 쓰느라 매달 2억원이 넘는 이자를 물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입주율이 낮으면 공사대금을 결제할 돈이 들어오지 않아 자칫 부도로 이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러다 보니 건설업체들은 입주율을 높이기 위해 각종 파격적인 입주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한화건설은 최근 인천 청라지구에서 입주를 시작한 아파트의 정식 입주기간(7월까지)에 입주하면 이사비 명목으로 현금 200만~500만원을 지급한다.



 입주민들의 생활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혜택도 나온다. 우미건설은 김포시 한강신도시 단지 입주민을 위해 인근 상업시설과 지하철역 등을 순회하는 셔틀버스를 운행하고 있다. 한양은 한강신도시 한양수자인 리버팰리스에 입주하면 입주 청소 서비스를 제공키로 했다. 서울 합정동 메세나폴리스를 지은 GS건설은 입주 지정 기간에 이사하면 집안일을 대신 해주는 가사도우미 서비스를 제공한다. 쌍용건설은 남양주시 별내지구 쌍용예가 입주민을 위해 전·월세 알선 서비스를 하고 있다. 유엔알컨설팅 박상언 사장은 “입주민들을 위한 다양한 혜택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으로는 거래가 되살아나 기존 집이 잘 팔려야 입주율이 올라간다”고 말했다.



황정일·최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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