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초등 자녀 발표력 기르기

이민영 소장과 자녀 신성원(7)군이 하루 일과에 대해 서로 물으며 말하기 연습을 하고 있다.


초등학생들에게 자기 소개를 한번 해보라고 하면, 이름·학년·취미와 가족 관계를 말하고 끝나는 경우가 많다. “난 특별할 것도 없는데”, “장점이 뭔지 모르겠어요”라는 반응이 대부분이 다. 문제는 ‘말할 거리’다. 소재가 없는 것이 아니라 ‘소재를 찾지 못하는 것’이다. 스피치 전문가들은 “말하기 능력과 관련된 습관은 가정에서 부모와의 대화에서부터 만들어진다”며 “자녀의 말을 경청해주고 존중해주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부모의 역할을 강조한다.

경험·느낌 문장으로 대답하게 질문해야

 학교 공개수업에 참여했는데, 우리 아이가 발표 한 번 못하고 주목을 받지 못한다면 부모 입장에서 그것만큼 속상한 일도 없다. 이런 경우 많은 부모들이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 일거야’라는 생각에 자녀에게“한번 해봐”라고 다독이며 억지로 발표를 시키곤 한다. 그러나 부모 입장에선 격려라 생각했던 이런 일이 아이 입장에선 부담과 두려움이 될 수 있다.

 밸류라인 커뮤니케이션 전략연구소 이민영 소장은 “아이는 ‘배가 아프다’라고 꾀를 부리는 등 어떤 식으로든 그 상황을 피하려고만 하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고 주의를 줬다. 말하도록 강요하지 말고 ‘말하기를 즐기는 아이’로 키워야 한다는 설명이다.

 부모부터 자녀와의 대화에서 말하는 습관을 바꿔야 한다. 아이들은 “컴퓨터 하지마라”, “군것질 하지 마라” 처럼 부모로부터 “~하지 마라”는 제지의 말을 많이 듣고 자란다. 이 소장은 “어릴 때부터 부정·거부의 표현에 익숙해지면 스스로를 비판하는 습관을 갖게 된다”며 “내 의견을 자유롭게 표현하기보다는 ‘상대방이 어떻게 받아들일까’를 먼저 생각하고 행동과 말에 제약을 가하게 된다”고 경계했다. 생각의 문이 닫히고 자유로운 의사표현도 꺼리게 된다. 설사 자녀가 옳지 않은 의견을 말했다 해도 “잘 들었어. 정말 좋은 의견이다. 이제 엄마가 이야기해 볼까”라는 식으로 자녀의 말에 존중과 공감을 표현하고 아이의 생각을 바로잡아 주는 것이 좋다.

 부모와 자녀의 대화 중 단답형 질문과 답변도 주의해야 할 문제 중 하나다. “오늘 학교에서 선생님 말씀 잘 들었지”, “오늘 학원은 다녀왔니”와 같은 부모의 질문에 아이들은 “네, 아니오”로 대답한다. 이런 대화 속에서 아이의 말하기 능력 향상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오늘 학교에서 선생님께서 무슨 말씀 하셨니”, “오늘 학원에서 뭘 배웠니”와 같은 식으로 아이의 경험과 느낌을 문장으로 답할 수 있는 질문이 좋다. ‘말하기를 즐기는 아이’로의 성장은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부담 없이 자유롭게 표현하는 환경에서부터 시작된다.
 
고학년은 독서토론으로 논리력 길러야

 초등 저학년일 때는 말을 많이 하도록 유도해 말하기를 편하게 느끼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고학년에 올라갈수록 논리적인 표현이 될 수 있도록 가다듬어줘야 한다. 부모는 아이의 말을 들었을 때 잘 이해되지 않았다면 자녀에게 꼭 다시 물어봐야 한다. “엄마는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다. 다시 한번 말해줄래”라는 식으로 아이 스스로 설명이 충분하지 않았음을 인식시켜야 한다. 이런 대화를 반복함으로써 아이가 말하고 싶었던 이야기의 핵심·결론이 무엇인지 다시 돌아보고 생각할 수 있게끔 유도해 줄 수 있다.

 주제문을 찾는 방법도 한 연습이 된다. 사고력·논리력은 읽기·쓰기 능력과도 깊은 연관을 갖는다. 이 소장은 “논리적인 글을 많이 써보면 결론부터 말해야 하는 발표능력도 함께 기를 수 있다”며 “초등 고학년에 올라갈수록 독서토론을 병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때 “책 재미있지. 뭘 느꼈니”라는 추상적인 질문보다 “만약 주인공과 같은 상황에 처했다면 어떻게 했을까”라는 식으로 구체적인 상황을 상상해보고 아이의 답변이 한 편의 이야기가 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것이 좋다. 단순히 감상·느낌을 확인하는 것에만 그치지 말고 ‘어떻게 할까’와 같은 질문으로 자녀의 생각을 확장시켜 줄 수 있는 토론이 필요하다.

<글=정현진 기자 correctroad@joongang.co.kr/사진=김진원 기자>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