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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사파 거물 이석기, 지하당 전술 안통하니…"

민혁당 연루됐던 하영옥과 이석기 2003년 6월 24일 민혁당 사건으로 수감 중이던 이석기씨(오른쪽)가 특별휴가를 받아 대전교도소에서 나온 직후마중 나온 하영옥씨(왼쪽)와 얼싸안으며 기뻐하고 있다. 당시 교도소는 이씨의 어머니가 위독한 상황인 점을 감안해 이씨에게 일주일간의 특별휴가를 줬다. 하씨는 1990년대 말 북한으로부터 ‘광명성’이라는 호칭을 받고 민혁당 총책으로, 이씨는 민혁당 경기남부위원장으로 각각 활동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사진 통일뉴스]

1980~90년대 NL계(민족해방전선)와 함께 운동권에서 활동하던 A씨가 최근 통합진보당 경선 부정과 관련해 익명으로 중앙일보 인터뷰에 응했다. 그는 최근 언론에 오르내리는 통합진보당 인사들과 학생운동을 함께했던 인물이다. 그는 “주사파의 거물이라 할 수 있는 이석기(50·비례대표 당선인)가 국회의원을 하려는 건, 지하당 전술로는 더 이상 자신들의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합법적으로 정권을 잡을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시작한 신호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역대 최대 규모의 종북 지하세력인 민족민주혁명당(민혁당) 출신 중 ‘비전향 확신범’으로 구분되는 이들이 학생운동의 큰 축인 NL계를 장악하고, 이후 민노당에 입당해 당권파로 자리 잡게 된 맥락을 봐야 한다”고도 했다.

 A씨는 이름을 밝히길 원치 않았다. 개인 사업에 영향을 미칠까 두려워서다. “내가 월급을 주는 사람이 여럿 된다. 하지만 주사파의 거물이 지하생활을 청산하고 밖으로 나온 것을 보고 그냥 있을 수 없었다. 내가 그들을 겪어봤기에 얼마나 위험한지 안다”고 했다.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이석기 당선인(오른쪽)이 수행원과 함께 9일 오전 6시40분쯤 서울 사당동 자택을 나서고 있다. 이 당선인이 집에서 나오기 전에 수행원이 먼저 나와 주변을 살피기도 했다. [김도훈 기자]
 -NL계의 경기동부연합 출신들이 통합진보당의 당권파라고 한다. 그런데 이석기 당선인은 경기동부 소속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뭐가 맞나.

 “경기동부 같은 드러난 운동조직과 민혁당 같은 지하조직을 구분해서 봐야 한다. 지하조직은 북한의 지령에 따라, 또는 특정 목적에 따라 경기동부 같은 곳에 자기 조직의 인물을 침투시킬 수 있다. 진짜 주요 인물은 드러나지 않는 게 관례다. 그런 의미에서 이석기의 말은 거짓이 아닐 수 있다. 하지만 그가 스스로 ‘참여당과의 합당에 역할을 했다’고 말했듯이 당내 위상은 대단히 크다고 봐야 한다.”

 -이 당선인을 여전히 주사파라고 보나.

 “귀순한 간첩 김동식이 종북세력을 감별하는 법을 말하지 않았나. 부자세습·주체사상·정치체제·북한인권·북한지도자 이렇게 5가지는 절대 건드리지 않는다. 최근 이석기 인터뷰를 봐라. ‘어떤 말을 해도 의심받는 상황이 안타깝다’는 식으로 답하는 걸 볼 수 있다.”

 언론 인터뷰에서 이 당선인은 북한의 3대 세습에 대한 질문에 “송두율 교수의 내재적 접근론에 공감하는 편”이라고 답했다. 우리의 시선이 아니라, 북한의 입장에서 봐야 한다는 얘기다. 통합진보당의 진보정책연구원 박경순 부원장은 최근 “북한은 나름의 독특한 후계자론을 갖고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경험을 놓고 볼 때, (김정은 후계자 선출은) 대다수 북한 주민들의 동의를 획득한 것으로 보인다”는 글을 썼다. 이 당선인은 민혁당 간부 시절 김일성 생일을 축하하는 유인물을 전국 대학에 뿌린 혐의를 받았다.

 -이들이 지하전술을 버리고 정치권에 뛰어든 이유는.

 “합법적인 당을 만들고 결국엔 정권에 참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했을 때, 지하활동의 한계를 절감하고 직접 뛰어든 것일 수 있다. 민주당과 대선에서 연대한다면 공동정부의 지분을 요구할 것이다. 이들은 2012년 민주당과 공동정권, 2017년엔 단독정권 수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른 때보다 이번에 더 크게 일이 불거진 이유는.

 “유시민 등 국민참여당 때문이 아닐까. PD계들은 너무나 많이 당해서 또 그러나 싶었을 수도 있다. 그런데 참여당 사람들은 아마 기겁을 했을 거다. 거기에 심상정·조준호 같은 배포 있는 양반들이 강하게 버티고 있으니, 싸움이 세게 붙는 거다.”

 -당권파 모두가 주사파에 동조하나.

 “유사종교집단 같은 느낌이랄까. 종교라는 건 자생력이 있다. 북한과의 연결이 끊어졌어도 어떤 교리가 지배하는 조직은 가능할 수 있다. 이석기 말대로 지금은 북한과 관련이 없더라도, 그들을 지배하는 신념은 살아 있을 수 있다. 점조직 형태로 널리 퍼져 있을 수도 있고. 대입시험 인문계 여자수석을 했다는 이정희를 봐라. 어떻게 저런 비상식적인 행동을 할 수 있나.”

강인식·류정화 기자


◆민혁당 사건=서울대 법대 82학번이자 ‘강철서신’의 주인공 김영환씨가 91년 북한 잠수정을 타고 밀입북해 김일성을 만나고 돌아온 뒤 세운 지하조직. 최고지도부는 김씨와 그의 법대 동기 하영옥·박모씨 모두 3명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북으로부터 ‘관악산1호’란 칭호를 받았다. 그러나 김씨는 북한의 실상을 보고 온 뒤 심각한 회의에 빠지고, 결국 97년 민혁당을 해체한다. 이에 북한은 간첩 원진우를 보내 하영옥을 총책으로 세우고 ‘광명성’이란 호칭을 부여했다고 한다. 98년 군이 여수 앞바다에서 원진우가 탄 잠수정을 격침한 뒤 인양 과정에서 노획한 문서를 통해 단서가 포착됐다. 통합진보당 이석기 당선인은 당시 민혁당 경기남부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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