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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신 마비 여성, 16일 만에 런던마라톤 완주

하반신이 마비된 여성 클레어 로마스가 생체공학장비의 도움으로 런던마라톤을 16일 만에 완주했다. [AFP=연합뉴스]
8일 낮 12시 50분(현지시간) 영국 버킹엄궁 인근 도로. 다리에 보조기를 단 여성이 씩씩하게 한 걸음씩 걸어 결승선을 통과하자 빨간 풍선아치 밑에 줄지어 서 있던 수백 명이 환호했다. 지난달 22일 열린 런던 마라톤에 참가한 하반신 마비 여성 클레어 로마스(32)가 16일 만에 마라톤을 완주하는 순간이었다. 로마스는 결승선 통과 직후 영국 BBC 방송에 “지금이 바로 내 남은 평생 동안 보배처럼 간직하고 싶은 순간”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로마스는 2007년 말을 타다 낙마해 목과 척추 등을 다쳤고, 하반신이 마비됐다. 하지만 로마스는 걷겠다는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마비 환자 치료 연구기금 마련을 위해 런던 마라톤 참가를 결심하기에 이르렀다. 로마스가 모금한 돈은 8만3000파운드(약 1억5000만원)에 달한다.

 로마스가 걸어서 42.195㎞를 완주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생체공학장비 ‘리워크(Rewalk)’ 덕분이었다. 하반신이 마비된 이들의 보행을 돕는 이 장비는 컴퓨터 시스템과 배터리로 가동된다. 모터로 움직이는 로봇 보행 보조기를 양 다리에 붙이고 양 손에 든 지팡이를 이용해 몸의 중심을 옮기면, 센서가 움직임을 감지해서 보조기가 무릎을 앞으로 미는 방식으로 작동된다.

 로마스는 마라톤을 위해 리워크를 착용하고 3개월 동안 집중적으로 훈련했고, 다른 참가자들과 똑같은 코스를 완주했다. 남편 댄이 항상 뒤에서 그를 지켜줬다. 밤이 되면 걷기를 멈추고 호텔에 가서 잔 뒤 다음날 아침 같은 장소로 돌아와 다시 마라톤을 시작했다. 하루에 1~2마일(1.6~3.2㎞)밖에 걷지 못 했지만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신체적, 정신적으로 힘들었지만 응원해준 이들 덕분에 힘을 얻었다”고 말했다.

유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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