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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간 숨겨둔 180억 걸린 전 대기업 회장은

정태수(89) 전 한보그룹 회장과 김우중(76) 전 대우그룹 회장. 이제는 역사 속으로 사라진 대기업 총수들이 뒤늦게 국세청에 덜미를 잡혔다. 숨겨 놨던 재산이 적발돼 10년 넘게 체납했던 거액의 세금을 한꺼번에 추징당했다. “한 번 부과된 세금은 끝까지 징수한다”는 국세청 ‘숨긴 재산 무한추적팀’의 추적망에 걸려들었다.



국세청 무한추적팀, 고액체납자 세금 3938억원 추징

 정태수 전 회장은 숨어 있던 땅이 드러나면서 총 807억원어치의 세금을 물게 됐다. 정 전 회장은 체납세액 역대 최고기록(2225억원)을 세운 인물이다. 2007년 재판 도중 해외로 도피해 키르기스스탄 등지를 떠돌고 있다.





 징수 대상 땅 중 가장 큰 건 서울시가 1999년 수용했던 송파구 장지동 일대 땅 1만여㎡다. 10년간 쓰지 않으면 원래 주인에게 되판다는 규정에 따라 지난해 정 전 회장에게 다시 살 권리(환매권)가 주어졌다. 그는 올 초 법률회사 자문을 얻어 땅을 되살 자금을 모집하려고 했다. 땅을 되찾는 대로 바로 제3자에게 팔면 수백억원대 차익을 챙길 수 있어서다. 땅이 일단 다른 사람에게 넘어가면 국세청은 그 땅을 압류할 수 없다. 이런 정보를 수집한 국세청 무한추적팀은 정 전 회장이 토지를 되찾아도 다른 이에게 팔 수 없도록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압류했다. 정 전 회장이 30년 동안 숨겨 뒀던 토지 180억원어치도 찾아냈다. 과거 정 전 회장 땅이 택지 개발에 편입되면서 시행사가 보상금 대신 준 토지였다. 정 전 회장 측이 그동안 등기를 하지 않아 파악되지 않았다. 국세청은 시행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이 채권을 확보했다.



 정 전 회장은 국세청과 인연이 깊다. 51년 세무공무원 시험에 붙어 74년 세무서 주사로 퇴직할 때까지 23년간 말단 세무공무원으로 일했다. 지방세무서에서 근무하며 사 뒀던 땅이 이후 사업의 기반이 됐다. 그런 그도 국세청의 체납세금 추적은 피하지 못했다.



 김우중 전 회장도 차명주식이 드러나 체납세금을 내게 됐다. 김 전 회장은 그동안 본인은 재산이 없다면서 부인 명의 고급 빌라에서 지냈다. 베트남 등 해외도 자주 드나들었다. 국세청은 김 전 회장의 움직임을 밀착 파악해 왔다. 이미 검찰은 김 전 회장이 해외 페이퍼컴퍼니 명의로 1000억원대 국내 기업 주식을 보유했던 걸 밝혀내고 2009년 이를 압류됐다. 국세청은 이 비상장 국내 법인 주식이 공매되는 대로 세금체납액 163억원을 징수한다는 계획이다. 김 전 회장과 가까운 인사는 “김 전 회장이 과거에 교보생명 주식 등 사재를 출연했던 것에 거액의 세금이 붙었다”며 “김 전 회장은 이를 낼 돈이 없다”고 말했다. 김 전 회장은 지난 3월 대우그룹 창립 45주년 행사에 참석한 뒤 바로 베트남으로 출국한 상태다. 그는 세금과 별개인 17조8835억원의 추징금도 내지 않고 있다.



 국세청 무한추적팀이 이들 전 대기업 총수를 포함한 고액체납자 557명으로부터 올 들어 거둔 체납세금은 총 3938억원어치다. 국세청이 밝힌 이들의 재산 숨기기 수법은 가지가지였다.



 사학재단 이사장 A씨는 재단 운영권을 넘기면서 대가를 모두 현금으로 챙겼다. 이후 자녀 명의로 된 여러 개의 계좌로 이 돈을 70여 차례에 걸쳐 넣었다 뺐다 하면서 자금을 세탁했다. 이 돈은 자녀 앞으로 고가의 아파트를 사는 데 썼다. A씨는 국세청이 자녀의 부동산 취득자금을 추적하면서 꼬리를 밟혔다. 국세청은 16억원의 조세채권을 확보하고 A씨를 검찰에 고발했다.



 국세청 김덕중 징세법무국장은 “ 해외의 숨긴 재산으로까지 무한추적팀의 활동범위를 넓힐 것”이라며 “악의적인 고액 체납자에 대해서는 형사고발 조치를 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고액체납자, 재산 숨긴 수법들



- 사학재단 이사장 A씨, 재단 운영권 넘긴 대가를 모두 현금으로 받은 뒤 자녀명의 계좌로 자금세탁(체납세금 16억원 징수)

- B씨의 거액재산 상속받은 부인과 자녀, 재산 처분 뒤 상속세 신고 안 하고 일본에 거주(133억원 징수)

- 5000㎡ 토지 상속받은 C씨, 체납세금 내지 않기 위해 26년 넘게 상속등기하지 않아

- 비영리법인 이사장 D씨, 본인은 무보수이면서 이사인 배우자와 자녀엔 억대 연봉 지급 자료 : 국세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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