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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17억 돈더미 교장…교사 뽑을 때 순위 조작, 채용 대가도 수억 챙겨

지난 2월 학교 공금 횡령 혐의로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던 중 자택 금고에서 5만원권 17억원이 쏟아진 서울 청원고등학교 윤모(72) 교장 소속 학원 재단에서 2012학년도 교사 채용과 관련해 지원자 순위 조작 비리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본지 3월 31일 1면, 16~18면) 서울시교육청 감사관실은 특별감사를 통해 올해 채용된 8명의 정교사 중 3명이 1, 2차 전형 순위 조작을 통해 선발된 것으로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지원자 22명이 부당하게 탈락했다.



서울교육청·검찰이 밝혀내

 검찰 수사 결과 17억원 뭉칫돈 중 5500만원이 교사 채용 대가로 받은 현금이라는 사실도 새롭게 드러났다. 이는 5만원권 현금을 묶은 띠지에 찍힌 은행 지점의 도장을 추적한 결과다. 윤 교장은 당시 비자금 조성 의혹이 일자 “37년 동안 빌딩 두 채의 임대 수입을 모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검찰은 이미 교사 2명의 부모로부터 정교사 채용 대가로 1억4000만원을 받은 사실을 확인하고 윤 교장을 재판에 넘긴 상태다. 학교 주변에서는 지난 수년 동안 교사 채용 비리가 공공연히 이루어졌다는 얘기가 끊임없이 나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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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밖에 직원 인건비와 물품 구매비 횡령, 급식재료 구매비 등과 관련 탈·불법 사실도 적발됐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8일 “전·현직 학원 재단 관계자 16명과 거래 업체 대표 1명 등 17명을 검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고발 대상에는 재단 상임이사와 사무국장 직함을 가진 윤 교장과 재단 이사장, 산하 초·중·여고 교장, 법인 행정실 인사·관리·서무 담당 직원이 모두 포함돼 있다. 교육계 관계자는 “사학비리와 관련해 재단 소속 모든 학교의 교장들과 실무 담당자가 이렇게 한꺼번에 고발된 사례도 찾기 힘들다”며 “상당 기간 조직적으로 비리가 저질러졌다는 사실이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채용비리를 중심으로 추가 고발된 사안을 면밀히 검토해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특정 교사 채용 위해 순위 조작=청원학교재단은 지난해 말 서류심사를 거친 후 1차 필기, 2차 실기, 3차 면접 순으로 교사 채용 전형을 진행해 8명을 정규 교사로 뽑았다. 감사 결과 1차 전형에서는 지원자 15명의 순위가 상향 조정됐고, 2차 전형에서는 7명의 순위가 뒤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E과목 정교사로 합격한 K씨는 1차 전형에서 112점(150점 만점)을 얻어 해당 과목 지원자 중 18위였다. 하지만 재단 측은 K씨의 순위를 16위로 조작했다. 순위 조작을 통해 1차를 가까스로 통과한 그는 2차 전형(250점 만점) 때 193점을 받아 13위였지만 역시 7위로 6단계나 올려 최종 합격됐다. <그래픽 참조>



 부당 합격자 전원은 이 학교에서 이미 기간제 교사로 근무하고 있었다. 재단 측은 “전형 점수만 보면 기존 기간제 교사들이 대거 탈락하게 돼 교장들이 상의해 순위를 조정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임의로 순위를 변경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채용 대가로 금품이 오갔을 가능성이 있어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고 말했다. 채용 관련 의혹은 이뿐만이 아니다. 2008~2010년에는 교사 채용 인사위원회도 열지 않은 채 교사를 뽑았다. 재단 측이 교육청 감사에 대비해 인사위원회 회의록 11건을 허위로 작성한 사실도 적발됐다. 또 이사회가 최종 합격자 채용 의결을 하기 한 달 전에 합격자가 결정되기도 했다. 면접 평가 때도 이사장 단독으로 ‘O’ 표기를 해 채용 여부가 결정되는 등 심사 과정이 불투명했다. 합격자 확정은 윤 교장 주도로 이루어졌다. 윤 교장이 서류 기안을 작성하면 이사장은 형식적으로 결재만 한 것이다. 학교 전·현직 관계자들은 “정교사 채용 대가로 과목별·출신 대학별로 수천만원에서 억대의 뒷돈이 오간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주장했다.



 ◆급식비·인건비 통한 검은 거래=급식재료 구매도 수의계약으로 처리됐다. 경기도 양평지방공사와 계약한 뒤, 공사는 다시 중간 판매업체인 G사를 내세워 학교에 급식재료를 납품해 왔다. 지난 3년 동안 지급한 급식비는 모두 13억7000만여원에 이른다. 겉으로는 친환경 농산물을 구매한다고 내세웠지만 G사는 대부분을 가락시장 등 도매시장에서 일반 농산물을 구매해 납품했다. 또 타학교에 납품된 동일 품목, 동일 규격의 농산물과 비교했을 때 금액도 23% 부풀려졌다. 이렇게 해서 과다 지출된 급식비는 2억5700만원에 이른다.



 이 밖에 지급하지 않은 초등학교 버스기사 급여와 명절·휴가 상여금 등 인건비 7800만여원을 지급한 것으로 서류가 조작됐다. 이 중 일부는 윤 교장이 행정실장을 통해 현금으로 받아간 것으로 확인됐다. 시교육청은 또 2007~2011년에 학교 용품을 구매한 것으로 서류상 나와 있는 31억원 중 상당액이 허위 구매이거나 가격이 부풀려졌을 것으로 보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윤 교장은 8일 서울북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서 “교사 채용 과정 등에서 받은 돈은 학교 발전 기금, 공사비 등 공적인 용도로 사용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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