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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포기 않습니다, 나는 스승입니다

제주 한림여중은 2010년부터 방학을 이용해 기초학력이 부족한 학생들과 1박2일 캠프를 갖는다. 2010년 7월 열린 캠프에서 장경숙 교장이 2학년 학생들의 발을 씻겨주고 있다. [사진 한림여중]


경기도 평택시 안중중학교의 신영철(50) 교사는 지난해 ‘거물’을 맡았다. 초등학교 때부터 잦은 절도·폭행 등으로 사회봉사 명령을 받았던 이진식(가명·13)군의 1학년 담임이 된 것이다. 이군은 방과 후엔 밤늦게까지 컴퓨터 게임에 매달려 학교에선 졸기 일쑤였다. 중학교에서도 급우들에게서 놀림과 따돌림을 받았다. 매주 한 번 신 교사는 반 아이들과 일일이 “사랑한다”고 말하며 포옹했지만, 이군만은 그를 피해 사라졌다.

교총 우수 생활지도 공모 후보



 신 교사는 노력을 포기하지 않았다. 햇볕 좋은 날이면 이군과 학교 공터에서 대화를 나눴다. 학급 반장을 이군의 후견인으로 세우고, 그를 따돌리는 급우들에겐 직접 “너도 그애도 선생님의 아들”이라고 설득했다. 어느새 이군은 바뀌기 시작했다.



 2학기 첫 학급회의, 몇몇 친구가 이군을 부반장 후보로 추천했고 투표 결과 부반장에 선출됐다. 신 교사도, 이군도 놀랐다. 평생 처음 맡는 ‘중책’에 이군은 학교 생활에 더욱 충실했다. 그는 2학년 진급을 앞두고 신 교사에게 말했다. “선생님 사랑해요, 감사해요.”



 신 교사는 한국교총이 주최한 우수 생활지도 공모전에 이 같은 수기를 보냈다. 8일 교총은 제60회 교육주간을 맞아 실시한 사례 공모전의 후보작 40편을 공개했다. 학교폭력과 가정 형편 등으로 학교에 좀처럼 적응 못하던 학생을 사랑으로, 마음으로 보듬은 ‘참스승들’의 경험담이 담겨 있다.



 김중환(52) 교사는 2007년 서울 정목초에서 5학년 담임을 맡았던 사연을 보냈다. 그는 당시 여름방학 중 30여 일간 ‘당일치기 여행’을 다녔다. 서울시내의 박물관, 국회의사당, 미술관, 한옥마을 등을 방문했다. ‘당일치기 여행’의 동반자는 김진수(가명·당시 12)군이었다. 김군은 친구와 다투다 점퍼를 찢고, 6학년 형을 우산대로 때렸던 ‘문제아’였다. 자전거를 자주 훔친다는 혐의로 경찰의 감시도 받았다.



 김 교사는 방학을 앞둔 김군에게 “여행 가고 싶은 곳 30개를 알려달라”고 청했다. 이에 따라 방학 내내 김군과 둘만의 여행을 다녔다. 그는 “산에 오르면 나무를 껴안고 속마음을 표현하게 했다. 오르막길에선 인내를 가르쳤다”고 밝혔다. 방학이 끝날 무렵 김군은 한결 환해졌다. 김 교사에게 “어려운 사람에게 사랑을 나눠주는 사람이 되겠다. 파일럿이 돼 선생님을 세계여행시켜 주겠다”는 다짐을 밝히기도 했다.



 제주 한림여중의 장경숙(61) 교장은 2010년부터 ‘꼴찌 탈출 캠프’를 열고 있다. 기초학력이 부진한 학생들을 모아 1박2일 여행을 떠난다. 장 교장은 “스스로 ‘부진아’ 딱지를 붙인 아이들이 단 한 번만이라도 관심과 주의를 받는 주인공 체험을 한다면 변화가 있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캠프에선 자유로운 일정으로 아이들의 마음을 열고, 세족식을 통해 교사들의 사랑을 표현한다.



 이 학교에선 ‘꿈·비·디’라는 수업도 주 1회 진행한다. ‘꿈과 비전을 디자인한다’는 뜻으로 외부강사를 초빙해 학생들이 미래의 꿈을 키우는 데 필요한 내용을 가르친다. 이 같은 활동 덕에 이 학교의 기초학력 부진 학생 비율은 8%에서 2%로 떨어졌고, 일반고 합격자 비율도 약 10%포인트 늘었다.



천인성·김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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