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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로비도 안 통하는 기업 … 108년 신뢰 이어온 비결이죠

미국 안전인증기업 UL의 크리스 간재미 수석부사장은 “어떤 외풍에도 흔들리지 않은 것이 108년 동안의 신뢰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사진 UL코리아]


선풍기나 냉장고 같은 가전제품에 작은 결함이라도 생기면 대형화재의 불씨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전자제품에 안전인증규격인 UL마크가 찍혀 있다면 비교적 안심하고 사용할 만하다. ‘UL마크=안전’이라는 등식이 자리 잡은 결과다.

미 안전인증기업 UL 간재미 부사장



 미국의 안전인증·제품검증기업인 UL의 크리스 간재미(68) 수석부사장은 “아무리 거센 정치적 로비가 들어와도 타협하지 않은 것이 108년 동안 신뢰를 지킨 비결”이라고 말했다. 최근 UL코리아 직원들의 교육을 위해 방한한 간재미 부사장은 “우리의 실수가 사용자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기 때문에 UL마크에서 신뢰성을 재차, 삼차 강조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신뢰를 잃지 않기 위해 어떤 경우에도 정직성과 독립성을 가장 중시한다. 그래서 ‘더 안전한 세계를 위해 일한다(Working for a Safer World)’는 사훈을 고수하고 있다.



 UL마크는 시카고에 본사를 둔 UL에서 1904년 개발한 안전인증규격이다. 당시 UL의 검사관들은 UL마크를 붙일 제품을 테스트하기 위해 직접 제조업체를 방문해 점검하는 ‘공장 검사’를 최초로 도입했다. ‘발로 뛰는 공장 검사’의 전통은 100여 년간 이어져왔다. 덕분에 현재 UL은 전 세계 102개 나라 각각의 안전규격에 꼭 맞는 인증을 제공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한국엔 1996년 법인이 설립된 이래 2500개 기업들을 고객으로 두고 있다.



 ‘UL마크=안전’이란 공식을 만들어가는 길은 순탄치 않았다. 간재미 부사장은 “인증 기업의 특성상 정치적 로비와 압력이 끊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2009년에는 UL에서 실시하는 주유소의 주유기 안전인증과 관련된 로비가 들어왔다. 미 의회 의원들과 이해단체들이 “휘발유에 에탄올 함량을 높여도 주유를 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보고서를 내달라고 은밀히 요청한 것이다. UL은 보고서 작성을 거절했다. 회사의 미래에 악영향을 끼칠지도 모르는 정치적 위험을 감수한 선택이었다. 에탄올 함량을 늘리는 게 주유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지 확인할 수 없었지만, 그렇다고 안전하다는 보증 또한 없었기 때문이다. 간재미 부사장은 “안전이 확인되지 않는 한 정치적 압력 아래서도 소신을 지키는 것이 UL의 저력”이라고 말했다.



 UL의 인증엔 4단계의 교육을 거친 전문 엔지니어들이 직접 나선다. 최소 2개월에 걸친 테스트에서 결함이 발견되면 제조업체로 돌려보내 개선하도록 하는 과정을 몇십 번씩 되풀이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제품만 인증한다. 위조된 UL마크를 쉽게 식별할 수 있도록 위조마크 식별법에 관한 강의도 제공한다. 최근엔 스마트폰을 이용한 UL마크 인식기술도 개발 중이다.



 그는 “신뢰받는 안전 규격을 갖춰야 무역 거래도 순조롭게 할 수 있다”며 “미국 시장에 최고 품질의 전기·전자제품을 많이 수출하는 한국은 제품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것이 특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시장에서 불량제품 하나라도 나와 소송으로 이어지면 브랜드 전체에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간재미 부사장은 “전 세계적으로 인증마크 위조가 기승을 부리는 만큼 한국도 수출품에 위조방지 기술을 적용하는 등 대책을 꼼꼼히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혜경 기자





UL마크 안전시험·제품검증기관인 UL이 운영하는 안전제품인증제도. 미국 국립규격연구소에서 국가 규격을 대신할 수 있는 자격을 줬다. 주로 전기·전자제품에 부착된다. 대형 유통업체에서 UL마크가 있는 제품을 우선 취급할 정도로 미국 내 필수인증으로 통용되고 있다. 전 세계적에서 연평균 200억 개의 제품에 부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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