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명사와 장인의 만남 2012 설화문화클래스

1 운현궁에서 정준모 교수(왼쪽)과 손대현 옻칠장이 담소를 나누고 있다. 2·3 이날 열린 설화문화클래스에서 참가자들이 옻칠 체험을 하고 있는 모습.




전통 공예에서 우러나오는 문화 코드가 마음 사로잡아

지난달 27일 오후. 운현궁 이로당에서 두 명의 명사가 만났다. 정준모 국민대 교수와 서울시 무형문화재 1호 옻칠장 손대현 장인이다. 정 교수는 지난해 청주국제공예 비엔날레 전시감독을 역임한 바 있는 미술평론가다. 이 두 명사의 만남은 화장품 브랜드 설화수에 의해서 이뤄졌다. 설화수는 올해 ‘정준모 명사와 함께 장인을 만나다’란 주제로 총 3회에 걸쳐 문화클래스를 연다. 장인을 만나 전통 공예를 배워보고, 전통 문화와 소통해보는 행사다. 그 첫 번째가 손대현 옻칠장과의 만남이었다. 이들을 직접 찾았다.



-정 교수는 많은 예술가들을 만나지 않나. 손 옻칠장과도 종전 많은 교류를 해왔는지.



정준모(이하 정)=“장인을 익히 알아왔지만 실제 만날 기회는 별로 없었다. 미술평론가와 전통공예 장인이라는 다른 길을 걷고 있어 어우러지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 특히 우리 장인들은 세상에 나오는 걸 꺼린다. 해외 유명미술가들은 홍보를 위해 스캔들을 만들어 내기도 하는데 말이다.”



손대현(이하 손)=“상당부분 공감한다. 나와 같은 공예가들은 세상에 나오는 걸 피한다. 작업할 수 있는 조용한 곳을 찾아 산에 들어가기도 한다. 그런 곳에서 작업에 집중하며 행복감을 느낀다. 결국은 작품이 모든 걸 말해주는 것 아니겠나.”



-칠기는 현대인들에게는 가까운 듯 하면서도 멀게 느껴지는 물건이다. 몇 겹의 옻칠을 해야 한다고 들었다.



손=“맞다. 한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 23번의 옻칠을 한다. 부수적인 공정까지 합친다면 70여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 하나하나의 과정이 각각 층을 이루니 점점 색이 깊어진다. 얼핏 보면 검정색이지만, 실제로는 보는 각도, 상황, 시간에 따라 수 십 가지 색을 띤다. 또 시간이 지날수록 나무에 칠이 먹어 들어가 점점 짙은 색이 나타난다.”



정=“그래서 나는 옻칠로부터 나오는 색을 ‘시간의 색(the color of time)’이라고 말한다. 옻칠의 색은 세월이 흐를수록 더욱 깊어지고 더욱 풍부해진다.”



-옻칠의 매력은 어떤 것인가.



손=“주문을 받아 참죽3층장을 제작해 판매한 적이 있었는데, 이후에 우연히 그 집을 방문할 기회가 생겼다. 안방문을 여는 데 문틈으로 그 장이 보였다. 내가 만든 거지만 그 장의 색과 자태가 아름다워 문 앞에 서서 한참을 쳐다봤다.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본연의 색이 피어나 제 색을 온전히 띠고 있었다. 옻칠의 매력은, 그렇게 가구나 식기를 옆에 두고 아껴주는 사람에게 가면 더욱 빛이 난다는 것이다.”



정=“서양화가 마크 로스코의 작품은 빛에 따라 색이 달라 보는 이들을 매료시킨다. 옻칠또한 그것과 같다. 옻칠은 그 속에 수십 수만 가지의 이야기와 색을 담아 보는 이로 하여금 점점 더 빠져들게 만든다. 이것이 옻칠을 포함한 한국 전통공예가 가지고 있는 매력이라고 말해도 좋다. 단지 지금은 이 매력이 세상에 잘 알려지지 않아 이 장인들을 세상과 소통시켜 줄 수 있는 매개체가 절실히 필요하다.”



-정말 그런 일을 누군가 나서서 해주면 좋겠다.



정=?설화수의 이번 문화클래스가 좋은 예다. 장인을 찾아내 소개하고, 세상과 소통하게 만든다. 기업은 이윤을 추구하는 것이 목적인데 전통문화 알리기가 무슨 뜬금없는 일이냐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문화 코드가 결국 사람을 끌고, 사람이 모여야 장사도 잘 된다. 전통공예의 특성인 핸드메이드, 자연주의는 전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가치이다. 설화수의 행사는 잘 보고, 잘 하는 활동이다.”



손=“맞다. 나도 처음 설화수로부터 클래스 제의를 받았을 땐 망설였다. 앞에 말한 것처럼 머리가 번잡해져 작품활동에 해가 될까 싶어서였다. 하지만 설화수의 이번 행사가 전통공예를 알리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많은 사람들이 옻칠에 담긴 의미와 매력을 알아보고 사용해줬으면 좋겠다.”



● 2012 설화문화클래스



이번 설화문화클래스는 정준모 교수의 전통문화에 대한 강의와 함께 손대현 옻칠장이 주도한 옻칠 체험 행사로 진행됐다. 클래스 참가자는 설화수 페이스북(www.facebook.com/sulwhasookorea) 이벤트를 통해 선정된 당첨자들과, 2009년 설화문화전에 참여했던 신진금속공예 작가, 잡지기자, 아나운서, 전시·문화 파워블로거, 금속공예를 전공 대학원생 등 다양한 분야 종사자들이었다. 클래스 후 참가자들이 남긴 동영상은 설화수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올해 설화문화클래스는 2회 더 진행된다.



<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사진=설화수>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