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긴축 혐오증, 유럽을 덮치다

프랑스와 그리스의 유권자(voter)들이 국제 공약인 긴축정책을 표방한 후보와 집권당에 등을 돌렸다. 프랑스는 ‘세계경제 시한폭탄’인 재정위기를 독일과 함께 풀어가는 주치의고, 그리스는 그 위기의 한복판에 서 있는 환자다. 국제 금융시장 일각에선 그리스의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탈퇴를 비롯한 파국까지 우려한다. 유권자의 선택이 유로존을 다시 시험대에 올린 민주주의의 역설을 세계는 목도하고 있다.



긴축 앞세운 프랑스·그리스·독일 집권당 모두 패배 … 메르코지 동맹도 무너져
유럽의 긴축 혐오증, 8번째 희생자는 사르코지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6일(현지시간) 프랑스 대선 결선 투표에서 사회당의 프랑수아 올랑드(58) 후보는 연임에 도전한 집권 대중운동연합(UMP) 후보인 니콜라 사르코지(57) 대통령을 꺾고 임기 5년의 대통령에 당선됐다.



이로써 프랑스에서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 이후 17년 만에 좌파 정권이 들어선다. 현직 대통령이 패한 것은 31년 만이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최근 1년간 ‘긴축 혐오증’으로 정권이 갈린 8번째 유로존 국가라고 전했다.



 그리스 총선에선 1974년 이후 30년 가까이 번갈아 집권한 사회당(PASOK)과 신민당(NP)이 의회 의석의 과반을 차지하지 못했다. 유럽연합(EU)의 구제금융과 연계된 긴축안에 유권자들이 손을 들어주지 않은 탓이다. 제2 당에 오른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은 ‘대출 상환 중단 후 구제금융 재협상’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프랑스와 그리스의 선거 결과는 예상대로다. 하지만 그 방향 전환의 충격은 세계적이다. 프랑스와 그리스를 넘어 유럽·아시아·미주 지역의 주요국 주가가 동반 급락했다. 한국 주가도 크게 하락했다.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하거나, 올랑드 당선인이 기존 재정위기 해법을 사실상 폐기할 가능성 때문이다.



사르코지와 메르켈은 유럽 재정위기를 푸는 데 찰떡궁합을 과시했다. ‘메르코지(메르켈+사르코지)’라는 말로 상징되는 독·불 긴축 동맹이었다.



하지만 프랑스 유권자들은 사르코지를 버렸다. 사르코지의 인기 없는 긴축정책이 도마에 올랐다. 그것만이 아니었다. EU 공동의 재정위기 수술법, 이른바 메르코지 해법도 함께 심판대에 섰다. 사르코지는 몸에 좋은 약은 쓰다며 유권자들을 설득했다. 하지만 치솟는 실업률, 부유층 증세 기피 등에 많은 유권자가 사르코지를 외면했다.



올랑드의 등장은 ‘긴축 동맹의 균열’을 예고한다. 그는 틈만 나면 긴축정책을 비난했다. 유로존이 간신히 합의한 신재정협약을 다시 협상하겠다고 했다. 여기에서 프랑스가 이탈하면 스페인·이탈리아 등 재정불량국도 그 뒤를 따를 수 있다. 협약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 거기까지 가지 않더라도 긴축 위주 정책은 수정 궤도에 들어설 듯하다. 경제를 성장시키고, 일자리를 더 창출하는 쪽으로다. 현실적으로 긴축은 재정 건전화에 앞서 실물경제 악화부터 낳고 있다.



독일은 이미 유화 제스처를 보냈다. 기도 베스터벨레 외무장관은 6일 올랑드 당선이 사실상 확정되자 “유럽 경제를 위해 성장 협약을 만드는 데 힘을 합칠 것”이라고 말했다. 벌써 메르켈과 올랑드의 ‘메르콜랑드’란 말까지 나온다. 올랑드의 공약에 기대가 없는 건 아니다. 부자 증세와 대기업 법인세 감면 축소 등이 구체화하면 당장의 재정적자 해소에는 도움을 줄 수 있다.



 하지만 파국 걱정은 여전하다. 구제금융 재협상론을 품은 그리스는 다시 벼랑 끝에 설 수 있다. 자칫 그리스발(發) 재정위기의 확산이란 악재가 다시 불거질 수 있다. 메르켈 총리도 시험대에 올랐다. 비록 지방선거이긴 하지만 메르켈이 이끄는 기독교민주당(CDU)이 슐레스비히홀슈타인주 선거에서 패배한 것도 눈여겨볼 만하다. 유럽 긴축을 주도하는 메르켈에 대한 민심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내년 9월 총선에서 총리 3선을 노리는 메르켈이 올랑드를 다독여 긴축에 지친 유럽인의 불만을 잠재우고 위기까지 풀 묘안을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