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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욱 과학 산책] 광우병 소동

조현욱
객원 과학전문기자·코메디닷컴 미디어본부장
광우병에 걸렸던 미국 젖소 한 마리가 한국을 시끄럽게 하고 있다. 해당 광우병은 비전형인 L형으로 확인됐다. 전형에 비해 병을 일으키는 변형 프리온 단백질이 조금 더 가볍고 뇌에 구멍이 뚫리는 패턴도 다르다. 이것은 얼마나 위험할까.



 현지 언론은 전염성이 더욱 강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사람의 프리온 단백질이 생성되도록 형질전환한 생쥐의 뇌에 주사한 결과 20~22개월 후에 60%가 감염됐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정상 생쥐를 비롯해 양이나 소의 프리온이 생기도록 형질전환한 생쥐, 그리고 영장류인 마카크 원숭이의 뇌에 주사하면 전염될 수 있다. L형의 발병 원인은 아무도 모른다. 유전적 돌연변이일 수도 있고, 전형적 광우병이 변형된 것일 수도 있으며 뚜렷한 원인 없이 산발적으로 일어나는 것일 수도 있다.



 지난 2일 미국 NBC방송은 “사료가 원인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도했다. 미국 농무부는 소의 잔해를 닭에게 먹이는 것을 허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닭 사육장에 깔렸던 짚은 사료와 대소변이 포함된 채로 소의 사료로 사용된다. 이론상으로는 광우병 발병 사이클이 완성될 수 있다.



 ‘미국 동물보호단체’의 공중보건 책임자인 마이클 그리거는 한술 더 뜬다. 소 피를 송아지에게 사료로 먹이는 행태를 중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 송아지는 우유 대신 소 피의 적혈구 단백질 농축액을 하루 세 컵씩 마신다고 한다. 전문가들이 권하는 대책은 유럽이나 일본의 예에 따르는 것이다. 병든 것처럼 보이는 모든 동물과 6살 이상의 동물은 식품 공급 계통에 편입되기 전에 모두 검사를 받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에서 연간 도축되는 소 3500만 마리 중 검사를 받는 것은 0.13%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 모두가 미세한 가능성도 배제해야 한다는 예방 차원의 과학적 논의일 뿐이다. 미국 쇠고기를 먹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은 과학자 사회뿐 아니라 현지 소비자단체에서도 나오지 않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쇠고기 때문에 인간광우병에 걸린 것으로 확인된 사례는 지금껏 224건뿐이다. L형의 발병 사례는 세계를 통틀어 약 30건에 불과하며 이 때문에 사람이 전염된 사례도 없다. 소의 뇌조직을 갈아서 자신의 뇌에 주사하는 사람도 없다. 문제를 제기한 NBC 방송도 “지금 단계에서 소비자에게 경보를 울릴 필요는 없다”고 단정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의 여러 시민단체는 수입 중단, 검역 중단을 외치며 거리로 나서고 있으며 이를 부추기는 언론도 없지 않다. 이것은 정치일 뿐 과학이라고 할 수는 없다.



조현욱 객원 과학전문기자·코메디닷컴 미디어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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