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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진보의 비판도 외면하는 진보당

통합진보당의 부정경선이 점입가경(漸入佳境)이다. 진상이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외면하려는 진보당 당권파들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진보세력 내에서도 높아지고 있다. 그래도 당권파는 요지부동이다.



조사위원회의 발표 이후 진보당 당권파들은 본지를 비롯한 주요 언론들의 비판에 대해 “음모”니 “낙인”이니 하며 적대감을 드러냈다. 부정경선 사실 자체를 부인하면서 진영논리를 앞세웠다. 진보세력에 대한 보수 언론의 몰아가기, 정치적 탄압이란 식이었다. 이런 논리는 진보당 내부 비(非)당권파 세력에 대한 공격에도 그대로 적용됐다. 조사위원회를 향해 “동지로 위장한 세작(간첩)”이라고 비난했다. 당권파 이정희 대표는 7일 조사보고서 자체를 “무고”라고 주장했다.



 이런 당권파의 독선(獨善)은 시간이 흐를수록 스스로를 고립시키고 있다. 진보세력을 지지해 왔던 사람들마저 속속 비판에 나서고 있다. 진보당의 전신인 민노당 창당에 참여했던 주대환 사회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는 “당권파의 사고방식은 흑백논리다. 자신들은 선하니 무엇을 해도 괜찮다는 생각이 깔려 있다”고 말했다. 진보학자 손호철 서강대 교수도 프레시안에 기고한 글에서 “조사 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저항할수록 자신들이 얼마나 부도덕한 집단인가를 만천하게 드러내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진보의 기반인 노동운동계마저 비판적이다. 한진중공업 고공 농성의 주인공 김진숙(민주노총 지도위원)씨마저 “현장활동가 어깨가 바닥까지 처져 있다”고 하소연했다.



 진보당의 선거 부정은 사실 새로운 일이 아니다. 지금까지 진보세력 내부의 진영논리에 묻혀 드러나지 않았을 뿐이다. 그러나 이번은 다르다. 진보당은 제3당이자 야권연대의 주역으로 정치적 위상이 달라졌다. 이번 부정은 당 내부의 보직이 아니라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을 뽑는 과정에서 일어났다. 소수 진보세력 내부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정치의 문제다. 보수와 진보 간 정치공방이 아니라 민주절차를 무시한 몰상식과 반(反)민주성에 대한 비판이다.



 진보당 당권파는 30년 전 운동권 시절의 피해의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세상은 달라졌다. 진보당을 아끼는 사람들마저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를 깊이 생각해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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