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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Report] 라면, 다시 빨개지다

[일러스트=이정권 기자]


지금 롯데마트의 주요 점포에 가면 총 204종류의 라면을 살 수 있다. 봉지 라면 110종, 컵 라면이 94종이다. 이마트에선 봉지면 78종을 포함해 총 143종류의 라면을 판매 중이다.

라면시장 2차 대전 ‘빨간 국물의 반격’



 쏟아져 나와 있는 제품만큼 라면 시장이 뜨겁다. 1998년 1조원을 넘어선 지 14년 만인 올해 2조원 돌파를 예상하고 있다. 지난 2~3년은 상황이 좋지 않았다. 2008년 1조7000억원에서 12% 성장해 2009년 1조9000억원에 도달했지만 이듬해엔 제자리걸음을 했다. 지난해에는 ‘꼬꼬면’ 등의 하얀 국물에 힘입어 3.2% 성장해 1조9600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는 성장세가 가파르다. 농심의 제품마케팅 부문장 이대진 상무는 “2000년 후반 이후 웰빙 바람이 불었고, 저출산으로 청소년 인구가 줄어 라면 매출에 타격이 있었다”며 “지난해 하얀 국물 열풍과 빨간 국물의 반격 같은 이슈가 소비자를 다시 불러 모으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제품 출시도 봇물을 이루고 있다. 지난해 시작된 하얀 국물의 ‘1차 대전’이 막을 내리면서다. 농심은 지난달 ‘진짜진짜’를 출시하고 빨간 국물의 반격을 노리고 있다. 이에 앞서 하얀 국물 ‘꼬꼬면’을 내놨던 팔도는 ‘남자라면’, ‘나가사키짬뽕’을 출시했던 삼양식품은 ‘돈라면’을 올 3월에 선보였다. 라면 업체들은 한 해 평균 3, 4개의 신제품을 내놓는 것이 보통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농심 10종, 삼양식품이 7종 출시를 예고하며 ‘라면 2차 대전’의 포문을 열었다.



 ◆소비자 입맛 빠르게 변해=신제품 출시 봇물은 신제품의 수명이 짧아졌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하얀 국물 라면이다. 꼬꼬면은 지난해 8월 매출 35억원으로 출발해 넉 달 만에 120억원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이를 정점으로 상승세가 꺾였다. 올 1월 86억원으로 떨어진 이후 3월엔 54억원까지 내려왔다. 후발주자 나가사키짬뽕은 넉 달, 기스면도 한 달 동안만 상승 그래프를 그렸다. 3월 두 제품의 매출은 각각 92억·34억원이다. 사라진 제품도 많다. 한 대형마트가 2010년 여성들을 겨냥해 내놓은 두 제품은 판매가 점점 줄어 1년 만에 단종됐다.



반면 대항마로 나온 빨간 국물 라면은 순항하고 있다. 남자라면은 출시 40일 만에 1000만 개가 넘게 팔렸고, 돈라면은 한 달 만에 400만 봉지를 판매했다. 진짜진짜는 2주 만에 500만 봉지를 팔았다.



 이처럼 빨간 국물이 반격을 시작하면서 각 업체는 투자를 대폭 늘리고 있다. 삼양식품은 지난달 100억원을 들여 공장 라인의 자동화와 증설에 나섰다. 강원도 원주공장의 12개 라인을 14개로 늘리고, 전북 익산 공장 전체를 자동화한다. 투자가 완료되면 한 달에 1000만 봉지를 더 생산할 수 있다. 삼양식품의 최남석 홍보실장은 “나가사키짬뽕 출시 직후 공장을 24시간 돌려도 수요를 맞출 수 없었기 때문에 투자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나가사키짬뽕의 판매는 떨어졌지만 잇따라 개발한 신제품 생산에 시설을 활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꼬꼬면의 팔도 또한 하루 50만 개이던 생산량을 2월 170만 개로 세 배 이상 늘렸다.



 ◆개발에 블라인드 테스트는 기본= 라면 개발 과정 또한 정교하게 바꿨다. 농심은 진짜진짜 라면 개발에만 연구원 28명을 투입했다. 면·수프·별첨수프에 각각 10·13·5명이 붙었다. ‘매운맛’을 기본 방향으로 정한 뒤 세 가지 요인을 10가지 이상 조합으로 변형했다. 또 다양한 계층의 소비자 테스트도 거쳤다. 농심은 라면 개발팀 160명을 운영하고 있으며 ‘튀기지 않은 면’만을 개발하는 팀도 별도로 꾸렸다.



 한국야쿠르트에서 법인 분리한 팔도는 올 2월 소비자 100명을 대상으로 블라인드 테스트를 열었다. 시장 점유율이 27%에 이르는 농심 ‘신라면’의 아성을 무너뜨리기 위한 ‘남자라면’을 개발하기 위해서다. 세 차례에 걸쳐 각각 대학생·주부·직장인으로 타깃을 나누고 신라면과 남자라면 브랜드를 숨긴 채 제공했다. 이후 설문조사 결과를 통해 매운맛·면발을 조정해 신제품을 내놓은 것.



 이처럼 개발 과정이 치밀해지고 제품 특성이 다양해지면서 특정 소비자에게 인기를 끄는 ‘매니어 라면’도 나오고 있다. 오뚜기 ‘참깨라면’이 한 예다. 오뚜기가 지난해 말 대학생 120명에게 ‘가장 좋아하는 컵라면’을 질문한 결과 10%가 참깨라면을 선택했다. 전체 컵 라면 시장에서 ‘참깨라면’의 매출 비중은 1.6%다. 점유율은 낮지만 일부 대학생에겐 입소문을 통해 인기를 얻고 있는 제품이란 뜻이다. 오뚜기 측은 “앞으로 라면은 특정 연령대·성별 등으로 타깃을 나눠 제품을 기획·생산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풀이했다.



 ◆소비자 입김 커져=라면 소비자의 힘은 점점 세지고 있다. 지난달 농심은 ‘짜파구리’ 이벤트를 열어 인터넷에서 화제가 됐다. ‘짜파게티’와 ‘너구리’의 합성어로, 한 네티즌이 자체적으로 만들어 인터넷에 올린 데에서 발단이 됐다. 농심 측은 ‘짜파구리’를 최초로 개발한 대학생 네티즌을 찾아 요리법을 배웠고 이를 마케팅에 활용했다.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요리법(레시피)를 배포하고, 대형마트에서 ‘짜파게티+너구리’ 사은행사를 개최한 것. 소비자의 입맛이 제품 마케팅에 반영된 사례다.



 또 2002년 만들어진 인터넷 커뮤니티 ‘라면천국’에서는 회원들이 새로 나온 라면을 먹어보고 사진과 품평을 올리는가 하면 새로운 요리법을 제시하기도 한다. 서울뿐 아니라 전국에 지부를 두고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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