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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강남 부자' 뭉칫돈 어디로 가나보니

"중앙선데이, 오피니언 리더의 신문"



근래 서울 강남 부자들의 편식이 심하다. 식성이 그렇다는 뜻이 아니라 금융상품 선호도가 편중됐다는 이야기다. ELS·즉시연금·글로벌 하이일드채권펀드는 중간 위험·중간 수익을 추구하는 대표적 세 가지 상품이다. 여기에 부자들의 뭉칫돈이 몰리는 것이다. 이들 상품은 투자 위험을 덜면서 연 5~10%대 수익을 추구한다. 은행 예금금리가 물가상승률을 따라잡지 못하는 가운데 주식시장이 횡보하자 예금보다는 이율이 높고 주식보다는 안전한 상품이 인기인 것이다. 반면 전통 재테크 상품인 주식형펀드나 은행 예금은 올 들어 찬밥 신세다.

쏠림이 심하면 탈이 날 소지가 커진다. 지난해 상반기 부자들 사이에 선풍적 인기를 끈 자문형 랩어카운트(자문사가 운용하는 맞춤형 자산관리계좌)도 그랬다. 자문형 랩어카운트 중에는 주식시장의 자동차·화학·정유 업종(차·화·정)에 집중 투자했다가 수익률이 반 토막 난 사례가 많다. 하나은행·삼성증권·우리투자증권 세 금융사의 서울 강남 프라이빗뱅커(PB·부유층 전담 금융 주치의)에게 부자들의 근래 3대 상품 쏠림 현상과 그 문제점을 들어봤다.

Q. 강남 부자
ELS 등 3대 중위험 금융상품에 몰리는 진짜 이유는?


왼쪽부터 박경희 삼성증권 UHNW 사업부 상무 신혜정 우리투자증권 프리미어블루 강남센터장 김종호 하나은행 강남PB센터 골드PB부장

김종호 하나은행 강남PB센터 골드PB부장=올 상반기 부자들의 우선 관심사는 수익보다 절세다. 12월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서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을 연 금융소득 4000만원 이상에서 2000만원 이상으로 확대할 거라고 기정사실화한다. 금융소득종합과세는 수익에 최고 38.5%의 누진세를 물린다. 이 때문에 부자들은 되도록 수익금을 한꺼번에 받아 세금을 얻어맞기보다 수익을 최대한 잘게 쪼개 받아 세금 부담을 줄이려 한다. 그래서 각광받는 것이 연 5%의 수익을 주면서 비과세 혜택이 있는 즉시연금이나 저축보험이다.

박경희 삼성증권 초고액자산가(UHNW)사업부 상무=요즘 주식 장세에선 큰 재미를 보기 힘들다. 코스피지수가 2000선 안팎에서 오르내리기 때문이다. 이런 횡보장에서 수익을 내는 상품이 바로 ELS와 하이일드채권펀드다. ELS는 연 8~12%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또 월지급식으로 나눠 받거나 만기까지 가지 않고 조기 상환하면 세금 부담을 줄일 수 있다. 하이일드채권펀드는 투자 기업의 회사채 금리가 연 7% 정도다. 여기에 경기가 회복돼 기업 부도율이 더 낮아지면 채권값이 올라 수익률이 높아질 수 있다.

신혜정 우리투자증권 프리미어블루 강남센터장=ELS에 돈이 몰리는 현상은 부자들이 앞으로도 주가가 크게 오르지 않을 거라고 본다는 얘기다. 외국 기업 회사채를 모아 만든 글로벌 하이일드채권펀드는 국채보다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는 게 장점으로 부각됐다. 블랙록미국달러하이일드펀드와 AB월지급글로벌고수익펀드가 서울 강남권에서 많이 팔렸다.

Q.쏠림현상
중위험 금융상품은 리스크나 부작용이 없나?


박경희=즉시연금·저축보험 등은 보험사 간 경쟁이 붙었다. 후발 주자들이 고객 모집을 위해 연 5%대까지 공시이율(보험사 약속이자)을 높여 내놓았다. 고객에게 연 5%대 수익을 주려면 보험사가 자산을 잘 굴려 그 이상의 수익을 내야 한다. 하지만 근래 저금리 기조를 감안하면 보험사들이 연 5% 이상 수익을 내는 건 갈수록 어렵다. 10년씩 장기 계약했는데 앞으로 수익률이 하락하면 오히려 목돈이 묶이는 결과만 초래할 수도 있다.(※보험회사는 매달 저축성보험에 적용하는 보험이율을 공시한다. 이율은 보험회사의 수익과 시중금리 변동에 따라 매달 달라진다. 가입 후 10년까지는 연 2.5%, 10년 이후는 연 1.5%의 최저 이율을 보장한다.)

김종호=아무리 횡보장이라도 ELS를 너무 믿으면 안 된다. 코스피지수가 현재보다 30% 이상 떨어지지 않으면 10%대 수익률을 준다는 구조로 설계된 ELS를 살펴보자. 물론 현재로선 코스피지수가 30%나 급락할 가능성은 작다. 하지만 2008년 세계 금융위기나 지난해 하반기 유럽 재정위기와 같은 초대형 악재가 발생해 주가가 급락하면 그런 구조가 한꺼번에 깨질 수 있다. 지난해 7만8000원까지 갔던 대한항공 주가가 하반기에 3만원대까지 떨어졌다. 이때 대한항공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원금비보장형 ELS에 가입한 투자자는 손해가 막심했을 것이다.

신혜정=ELS는 요즘 수익률이 낮아지는 추세라 투자 매력도가 1분기만 못하다. 원금보장형은 은행 예금보다 조금 높은 연 5~6%대 수익률이다. ELS는 주가가 크게 움직일 때는 투자자가 짊어져야 하는 위험도가 커지기 때문에 높은 수익률을 약속한다. 하지만 요즘처럼 주가 변동성이 적을 때는 위험도가 작아진다. 이 때문에 수익률이 낮아지는 것이다.

박경희=국내 주가는 주로 외국인이 끌어올린다. 최근 외국인 매수세가 뜸하지만 외국인이 다시 공격적으로 ‘사자’로 돌변할 때를 생각해 봐야 한다. 그때 주식은 연 20~30% 오르는데, ELS로 연 10% 벌었다고 좋아할 수 없다.

김종호=하이일드채권펀드는 무늬만 채권형펀드다. 안전자산인 국채와 성격이 다르다. 오히려 주식의 흐름을 따라간다. 따라서 주가 하락 시에는 수익률이 순식간에 떨어질 수 있다. 즉시연금 등의 저축성보험은 목돈을 활용하지 못하고 한곳에 묵혀놔야 하는 것이 부담이다. 즉시연금에 돈을 다 넣어놨는데, 좋은 투자처가 또 생기면 어쩔 것인가. 물론 중도 인출이 가능하지만 인출한 돈에 대해선 비과세 혜택이 사라진다.

대안
중위험 상품에도 리스크가 있다면 어떻게 투자해야 할까?


박경희=분산 투자다. 지금처럼 중위험·중수익 상품에만 투자해서는 안 된다. 주식형펀드나 랩어카운트 등 주식 관련 상품에도 전체 투자 자산의 30% 정도를 넣어둘 필요가 있다. 주가가 오를 때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에도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ELS나 하이일드채권펀드는 어디까지나 대안투자 상품이다. 전체 자산의 3분의1을 넘지 않는 선에서 투자해야 한다. 투자 자산의 나머지 30%는 통장 등에 현금으로 보관하며 여러 용도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신혜정=ELS는 금융시장이 특별한 호재나 악재 없이 조용히 흘러갈 때 매력이 있다. 같은 중위험·중수익 전략이라도 금융시장의 방향성에 대비할 수 있는 상품이 좋다. 가령 연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는 삼성전자에 투자하면서 동시에 코스피 하락 때 수익을 내는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해 보자. 삼성전자 주가가 오르면 수익을 내고, 내리면 인버스 ETF로 수익률 하락폭을 웬만큼 방어할 수 있다. ‘롱-쇼트(Long-short) 전략’을 구사하는 펀드에 가입하는 것도 방법이다. 고평가된 주식을 파는 동시에 저평가된 주식을 사기 때문에 안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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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