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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조현오 ‘차명계좌’ 발언, 원칙대로 처리하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차명계좌 논란이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사자(死者) 명예훼손 혐의로 9일 검찰에 출석할 조현오 전 경찰청장이 “노 전 대통령의 차명계좌가 어느 은행에 누구 명의로 돼 있는지 모두 까겠다”고 말하면서다. 그의 주장이 맞다면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그러나 노무현재단 측은 “허위사실로 노 전 대통령과 유족의 명예를 훼손한 것도 모자라 언론플레이로 패륜적 행태를 계속하고 있다”며 “엄정한 수사를 통해 조 전 청장에게 패륜적 망언에 대한 죗값을 엄중하게 물어야 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노 전 대통령의 차명계좌 존재를 둘러싼 공방은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이인규 전 대검 중수부장도 퇴임 후 “차명계좌라는 게 꼭 틀린 것도 아니다”라며 “(노 전 대통령 수사기록은) 10년 안에 다 까진다. 노 전 대통령 죽음으로 살아난 사람이 많다”고 말한 바 있다. 차명계좌 존재를 강력히 시사한 발언이다.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 검찰은 ‘공소권 없음’을 이유로 수사기록을 덮어 버렸지만 논란은 끊이지 않는다. 잊을 만하면 한번씩 정치적 공방의 소재가 되는 차명계좌 공방은 고인의 명예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국민들은 혼란스럽다. 수사기관의 장(長)이던 공직자들이 선(禪)문답처럼 차명계좌 존재설을 흘리고 있어서다. 조 전 청장의 발언에 관계없이 진실을 가장 잘 파악하고 있는 쪽은 아마도 박연차 게이트와 노 전 대통령 비자금 의혹을 수사했던 검찰일 것이다. 진실은 밝혀져야 하고 국민은 진실이 무엇인지 알 권리가 있다. 명명백백하게 사실 여부를 가려 이로 인한 국력 낭비와 갈등을 없애야 할 필요가 있다. 게다가 4·11 총선 전에 불거진 노 전 대통령의 딸 정연씨의 미국 뉴저지 아파트 구입자금 13억원의 출처 수사도 지난 2월 이래 별 진전이 없다. 검찰의 진실 규명 의지가 의심받는 상황이다. 만인은 법 앞에 평등하다. 그가 일반인이든 전직 대통령의 가족이든 동일한 잣대로 법 앞에 서야 하는 게 인류 보편의 진리다.

차명계좌 존재설이 조 전 청장의 주장대로 사실이라면 법에 따라 처리하고 책임질 사람은 책임을 지는 게 맞다. 노 전 대통령의 유족과 측근 역시 진실 규명을 위해 검찰 수사에 협조하는 게 바람직하다. 그렇지 않을 경우 12월 대선을 앞두고 소모적인 정쟁은 더욱 뜨거워질 것이다. 거꾸로 조 전 청장이 ‘아니면 말고’식 폭로를 했다면 문제는 더 심각하다. 단순히 서울경찰청장 시절의 ‘정보 보고’에 근거해 그런 말을 했다면 법에 따라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 경찰 총수로서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결국 시시비비를 가려야 할 책임은 검찰과 법원의 몫이다. 이번 사건을 통해 우리 사회의 원칙과 상식이 확립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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