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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선거 책임지고 비례대표 2번 이석기 사퇴해야”

통합진보당 점퍼 차림의 이청호 부산 금정구의회 의원이 비례대표 경선 부정 의혹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부산=송봉근 기자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경선 과정의 의혹을 공개적으로 제기해 온 이청호(42) 통합진보당 부산 금정구 공동위원장은 “부정행위 문제는 꼭 털고 가야 하며 봉합이나 타협으로 해결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선거 직후인 4월 18일 통합진보당 게시판에 비례대표 선출 과정에서 부정선거가 있었다는 내용을 처음 폭로했다.

금정구의회 의원이기도 한 이 위원장은 4일 부산시 금정구의회에서 중앙SUNDAY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건 계파 간 갈등이 아니라 민주주의의 기본을 부정한 세력과 상식·정의의 싸움”이라며 “진보정치를 표방하는 사람들이 상식과 정의에서 벗어나면 결코 진보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현재 통합진보당의 당권을 쥐고 있는 옛 민족해방(NL) 계열 정파를 이 위원장은 시종 ‘패권파’라고 불렀다. ‘당’이 아니라 자신들의 이익만을 추구한다는 의미다.

-조준호 당 진상조사위원장의 2일 조사 결과 발표를 평가한다면.
“부족한 시간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훌륭한 성과를 냈다고 평가한다. 데이터베이스 조작 흔적 등 내가 알던 것보다 진전된 정보도 나왔다. 특히 조준호 공동대표가 당내 패권파의 ‘발표 수위를 낮춰 달라’는 요구를 ‘이 사안을 검찰까지 가져가려느냐’며 심지 있게 뿌리친 것에 경의를 표한다. 하지만 만족도는 80%다. 부족한 20%는 ‘누가 이런 일을 저질렀느냐’는 점을 확실히 밝히지 못했기 때문이다.”

-밝히지 못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나.
“시간 부족 외에, 특히 전산 관련 경험 있는 전문가들이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재야에 해커 수준의 숨은 고수들이 많은 것으로 아는데 이런 사람들이 함께 파헤쳤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부정 행위자를 파악하기 위해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인가.
“밝혀야 하고, 할 수 있다고 본다. 현 공동대표단의 결단만 있으면 된다. 1차 조사에서 밝히지 못한 그 부분, 어느 세력이 이런 짓을 했는지를 찾아내야 한다.”

-구체적인 방법이 있나.
“비례대표 온라인 경선에 참여했던 당원들을 상대로 ‘자발적 전수조사’를 하자고 제안한다. 이번 온라인 선거에 동원된 시스템을 그대로 써서, 다시 한 번 온라인 투표를 하자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시스템적으로 투표 결과를 왜곡하는 현상이 있었음을 밝힐 수 있을 것이며, 누가 그랬는지도 나올 것으로 본다.”

-결과가 나온다면 어떤 요구를 할 생각인가.
“문제가 된 비례대표 후보 1, 2, 3번은 모두 사퇴해야 한다. 부정행위를 저지른 사람은 당직에서 사퇴해야 할 뿐 아니라, 당에서 영구제명해야 한다. 당헌·당규에는 제명만 있을 뿐 영구제명이란 말은 없다. 굳이 영구제명이라고 하는 이유는, 이런 짓을 한 사람(들)을 다시는 ‘진보’라는 이름을 쓰는 정치 행위에 참가시켜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1번 윤금순 후보는 이미 사퇴했다.
“3번도 사퇴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2번은 사퇴하려 하지 않을 것 같다. 조국 서울대 교수의 표현대로 그 ‘1인’이 사퇴해야 한다고 본다.”
조 교수는 4일 오전 트위터에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부정선거에 책임을 지고 ‘비례대표 중 최소 1인’은 그만두어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서 특히 ‘1인’이 중요하다. 자파 중심의 패권적·불법적 당 운영에 책임을 져야 하는 바로 그 ‘1인’이다”라는 글을 올렸다. 통합진보당 주류로, 이른바 ‘경기동부연합’의 핵심 실세인 비례대표 후보 2번 이석기씨를 말한다.

-당권파는 강하게 반발할 뿐 아니라, 이 문제를 봉합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 같은데.
“패권파는 선거 부정을 낱낱이 밝히는 것은 당을 깨는 것이라는 식으로 주장하고 있다. 이게 말이 되나. 명백하게 부정이 있었는데, 이 문제를 그냥 덮는다면 자기들은 살아남을지 모르지만 당은 죽는 거다. 이건 동네 선거가 아니다. 국민의 대표, 국회의원 얘기다. 덮을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이것은 정파 간의 대립도 아니다. 부정의 문제, 악행의 문제를 바로잡기 위한 것이다. 상식과 정의에 관한 얘기다. 이걸 정파 간의 다툼이라고 하면, 그것은 물타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파 간 타협을 통해 봉합이 된다면 어떻게 할 건가.
“패권파는 이 문제에 대해 시간을 끌고, 결국은 수적 우세를 이용해 진상규명안을 부결시키려는 의도인 것 같다. 일단 상황을 지켜보겠지만, 이것은 살살 해서 될 문제가 아니다. 끝까지 마무리를 지어야 한다. 처음 문제 제기했던 의혹 중 대부분은 이번 진상조사보고서에서 밝혀졌다. 하지만 한 가지, 문제를 일으킨 쪽이 상상도 못할 결정적인 한방이 남아있다. 제대로 처리되지 않는다면 이 문제를 언론에 공개하고 검찰에 고발할 것이다.”

-문제를 일으킨 사람들에 대해 할 말은.
“선당후사하는 자세를 보여달라고 기회를 줬다. 문제가 이 정도까지 커졌다면 보수·진보를 막론하고 깨끗하게 사퇴하는 게 옳다. 이 사람들은 물러서면 자기들이 죽는다, 그래서 못 물러선다, 이런 생각만 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통합진보당의 분열까지 예상되는데.
“지난해 말 통합진보당이 태동할 때 국민참여당 당원들 사이에서 옛 민주노동당과의 결합에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다. 하지만 나는 참여당이나 민노당 모두 당원 중심의 정당이라는 데에서 가능성을 봤다. 당원들의 뜻을 모으고 당원들의 힘으로 대표를 뽑는 게 우리의 힘이다. 통합진보당이 된 뒤에도 많은 당원들을 만나 꾸준히 소통한 결과, 적어도 금정구에서는 당내 분열은 없다고 자부해 왔다. 이번 일도 상식과 정의에 맞게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의원은 정치 신인이다. 경남사천고와 국립 강릉대(현 강릉원주대) 사학과를 나온 뒤 의료기기 업계에서 일해왔다. 현재도 인공관절 등을 취급하는 의료기기 대리점을 운영 중이다. 고교와 대학 시절 시위 등 학생운동 을 했지만, 조직 활동 경력은 없다. 정치에 뛰어든 계기는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이다. 당시 충격에 평생 입에 댄 적 없던 담배를 피우게 됐다는 그는, 뭔가 해야 된다는 생각에 국민참여당 창당에 참여했다. 야당 기반이 약한 부산이라 ‘나설 사람이 없다 보니’ 금정구 창당 준비위원장 등 궂은 일을 맡았다. 2010년 구의원 선거에 야당 단일후보로 나가 당선됐다. 선거 당시 ‘부정부패와 타협하지 않겠다’ ‘세비를 전액 기부하겠다’는 등의 공약을 내걸었고 “여전히 공약을 지키고 있다”고 그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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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