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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장서 번 돈, 통 크게 기부하는 카지노 황제

블룸버그뉴스
도박은 고대 이집트·로마 시대부터 유래한다. 우리도 삼국시대 백제에 투전놀이가 있었다고 전해진다. 오랫동안 도박은 범죄의 하나였다. 중세 기독교사회는 투기로 얻는 불로소득을 죄악으로 간주했다.

도박이 본격적으로 양성화된 시기는 제1차 세계대전 이후다. 금욕 윤리로부터의 해방, 자유주의 확산 그리고 모험에 따른 기대심리 등에 기인한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와 모나코 등엔 공인된 도박장이 있다. 이젠 국가가 관리하는 사행 산업도 있다. 복권·경마·경륜도 엄격한 의미에선 도박으로 볼 수 있다.

친이스라엘 정치인에게 거액 헌금
사람들은 자신의 운을 낙관하며 짜릿한 승부를 즐긴다. 그렇지만 누구도 도박장은 이길 수 없다. 카지노에서 푼돈을 땄다는 무용담이 가끔 들리지만 결국은 다 털리고 만다. 도박에 빠지면 경제적·사회적 폐해가 크다. 가정 해체는 물론이고 종종 범죄로도 연결된다. 승부 세계엔 사행 산업이 따른다. 정정당당한 승부가 기본인 스포츠에도 도박이 침투했다. 최근엔 인터넷 도박도 기승을 부린다. 도박은 마약·알코올보다 더 치유가 힘든 중증 중독으로 분류된다. 통계 숫자가 맞는 것인지는 모르지만 한국 성인의 약 20%가 도박에 흥미를 보인다고 한다.

라스베이거스를 중심으로 한 미국 카지노 산업 초기엔 유대인 범죄 조직원들이 이 노다지 사업에 많이 참여했다. 영화 ‘벅시’의 주인공 벤저민 시걸은 라스베이거스 카지노의 선구자였다. 이 전통을 이어 미국 카지노계 황제로 등극한 유대인이 있다. 셸던 아델슨(사진)이다.

아델슨은 1933년 보스턴 외곽의 흑인 밀집구역인 도체스터에서 태어났다. 택시기사인 아버지는 우크라이나 태생 유대인이다. 뉴욕 시립대학을 중퇴한 그는 먼저 부동산 중개업에 투신했다. 얼마간 사업 기반을 쌓자 이번엔 전시 산업으로 눈을 돌린다. 79년 미국 최대 컴퓨터 쇼인 컴덱스(COMDEX)를 설립했다. 이 전시회는 1년에 2회 개최되며 봄엔 시카고 또는 뉴욕, 가을(11월)엔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다. 아델슨이 도박의 도시와 본격적으로 인연을 맺은 계기다. 88년 라스베이거스 샌즈 카지노호텔을 인수했다. 도박장 한 가지만으론 미래가 없다고 판단한 그는 89년 도박장 인근에 대형 컨벤션센터 등 부대 시설을 지어 복합 리조트단지를 조성했다. 91년엔 재혼한 독일계 이스라엘인 부인과 이탈리아 베네치아를 여행했다. 신혼여행서 돌아온 그는 라스베이거스에 ‘베니션 리조트’를 건립했다. 베네치아의 명물 곤돌라와 노래하는 뱃사공 등 현장감 있는 볼거리를 갖췄다. 물이 귀한 네바다 사막도시에 물의 도시 베네치아를 재현시킨다는 기발한 발상이다.

아델슨은 사업 영역을 아시아로 확대했다. 도박을 좋아하는 중국인을 타깃으로 했다. 2004년 마카오에 ‘샌즈 마카오 카지노’를 세웠다. 탁월한 사업수완으로 1년 만에 투자비 전액을 뽑아냈다. 2010년엔 싱가포르에 ‘마리나 베이 샌즈 카지노’를 세웠다. 아델슨은 한국 대도시에 카지노 리조트 설립 탐색차 2005년 방한했다. 그러나 내국인 출입 문제에 대한 제약으로 인해 한국 진출을 일단 미뤘다.

젊은 시절 민주당원이었던 아델슨은 90년대 초 공화당 지지로 마음을 바꿨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등 공화당 인사에게 적지 않은 정치헌금을 했다. 얼마 전에는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에 뛰어든 뉴트 깅그리치 전 하원의장 캠프에도 거액을 희사했다. 깅그리치가 미국 공화당 정치인 중 가장 친이스라엘 성향 인사이기 때문에 성공 여부를 따지지 않고 그를 지원했다고 한다.

2012년 3월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아델슨을 미국 부자 순위 8위에 올렸다. 265억 달러(약 30조원)의 개인재산을 소유한 그는 많은 미국 유대인 부호들과 같이 기부사업에 각별한 열정을 보인다. 그것도 매번 통 크게 내놓는다. 특히 교육·의료 분야의 대형 사업을 중점 지원한다. 자신이 빈한한 어린 시절을 보냈던 보스턴 소재 수개 의료기관에 지체장애인 재활 사업에 쓰라고 거금을 쾌척했다. 밀집된 도박장으로 인해 교육환경이 극히 불량한 라스베이거스 지역 중등교육기관에도 많은 돈을 지원했다. 열렬한 시온주의자인 그는 미국과 이스라엘 청년 간의 우의 증진을 위한 가교 역할도 한다. 2007년 양국 청소년 교환 방문 사업을 위해 한번에 1억 달러(약 1100억원)를 내놨다.

유대인 기부는 일종의 장기 투자
많은 미국 유대인 부호들은 자선을 사회적 책무로 여긴다. 이는 우선 유대교의 핵심 계율인 구휼을 실천하는 것이 된다. 부를 축적한 과정이 석연치 않은 일부 유대인 부자들도 자선활동엔 열정을 보인다. 유럽과 달리 미국은 전통과 명예를 그다지 중시하지 않는다. 다인종·다문화 국가인 미국에선 명예 대신 ‘돈’과 ‘법’을 가장 중요한 가치기준으로 삼는다. 미국엔 다양한 공익 목적의 모금사업이 있다. 유대인은 각종 모금에 가장 열성적으로 참여한다. 이들이 기부를 중시하는 것은 일종의 장기적 투자다. 돈을 많이 내면 발언권이 커지고 아울러 사회적 영향력을 배가시킬 수 있다.

가끔 식당에서 서로 밥값을 내겠다고 다투는 사람들을 보면 한국인은 인색하지는 않은 듯하다. 오히려 호기를 부리는 편이다. 그럼에도 자선이나 기부는 여전히 활발치 못하다. 과거 오랫동안 가난하게 살아 베푸는 게 익숙지 못한 듯하다. 부자들은 그들대로 여기저기 뜯기는 것이 많아 그런지도 모른다.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간의 격차 해소는 최근 국제사회의 최우선 과제로 등장했다. 이를 위해 반대급부 없는 부의 사회환원 활성화도 처방의 하나로 제기된다. 가진 자들이 부를 형성하는 과정엔 사회공동체 구성원의 직간접적인 도움이 수반되었다는 논리에 근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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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