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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호선 요금, 세금으로 메우라고?

지난달 14일 지하철 9호선 역사 곳곳엔 ‘폭탄선언’이 붙었다. 6월 16일부터 9호선 기본 요금을 500원 올려 1550원을 받겠다는 내용이었다. 이는 서울시를 향한 메트로 9호선의 도발이었다. 시는 발칵 뒤집혔다. 박원순 시장은 정연국 9호선 사장에 대한 해임과 사과를 요구했다. 9호선 측은 2005년과 2009년 작성된 협약서로 맞섰다.

서울시는 “2005년 이명박 서울시장 시절 체결된 협약서에 명시된 최소수익보장(MRG)과 대출 이자율 등이 현재 상황에서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그렇다면 당시 서울시가 잘못된 계약을 했다는 것일까.

이병한 서울시 교통정책과장은 “당시 상황에선 9호선 사업에 명시된 수익률이나 차입금 이자율이 높게 책정된 것이라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몇 년 지나고 보니 민자 사업에 대해 잘 알지 못했던 문제점들이 불거져 나온 만큼 새로 조율할 부분이 생겼다”고 말했다.

2003년 시작된 9호선은 서울시의 첫 민자사업이다. 맥쿼리인프라와 신한은행, 현대로템 등 메트로 9호선 주주이자 투자사인 회사들은 특수 목적회사인 ‘서울시 메트로 9호선’을 설립했다. 이후 4292억원을 금리 7.2%, 후순위 채권 669억원을 연 15%로 9호선에 대출해 주었다. 9호선은 매년 이 이자를 물고 있다. 이 때문에 메트로 9호선의 운영사는 자본 잠식 상태이고 출자한 주주는 대출 이자를 챙기고 있다.

2009년 7월 개통한 9호선은 기본 요금으로 1500원을 받겠다고 주장했다. 당시 재선을 도모하던 오세훈 전 시장은 이를 적극적으로 막았다. 만약 당시 요금이 이보다 높게 책정됐다면 오 시장의 인기는 떨어졌을 것이다. 대신 서울시가 9호선에 줘야 하는 보조금도 줄었을 것이다. 서울시는 이미 협약서의 최소 수익 보장에 따라 2010년엔 142억원, 지난해엔 323억원을 보전했다. 요금은 낮게 책정해 반발은 없었지만 부족한 부분은 결국 세금으로 채운 것이다. 오 전 시장에 이어 박원순 시장이 이를 되풀이하려고 한다는 점은 아이러니하다.

협의 과정을 거쳐 9호선 요금은 결국 최소 150원 정도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만약 그렇다면 이 인상분을 요금에 반영할지 보조금으로 보전해줄지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과연 이는 누가 내야 할까. 매일 9호선을 타는 실질적인 수혜자인 승객이 다른 시민보다 많이 부담해야 한다는 것은 이기적인 생각일까. 참고로 역시 민자사업으로 진행된 신분당선의 기본요금은 9호선보다 700원이 비싼 1750원이다. 신분당선 승객들이 부담하고 있다.

시와 9호선이 조율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당연히 조율해야 한다. 또 한쪽 주머니에서 다른 쪽으로 돈을 옮긴 후 “재정상황이 악화됐다”는 9호선의 주장이 ‘엄살’로 보여 미울 수도 있다. 문제는 9호선이 아무리 얄미워도 협약서를 변경하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는 점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9호선 측이 사업의 핵심 내용인 사업수익률이나 대출이자율 등을 낮춰 줄 가능성은 작다”며 “이 때문에 언론과 시민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법적 다툼으로 갈 경우 서울시가 이기기 어렵다는 얘기다. 냉정한 행정력과 조율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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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