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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시 동장 직원 성희롱 사건 은폐 의혹

[중앙포토]

아산시가 “부하 여직원들을 상습적으로 성희롱 한 간부 공무원이 있다”는 내부 제보를 무시하고 해당 간부공무원의 명예퇴직 절차를 진행한 사실이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1일 아산시와 익명의 제보자에 따르면 온양 ○동장 A씨는 결재 서류를 들고 집무실을 찾은 여직원들을 상습적으로 성희롱 해왔다. 이 같은 사실은 동사무소 여직원 B씨가 최근 직장동료들과 식사하는 자리에서 “A동장으로부터 여러 차례 성추행을 당했다”는 사실을 폭로해 밖으로 알려졌다.

 B씨는 이날 “사실을 말하면 문제가 커질 것 같아 참아 왔는데 이제 더 이상은 견디기 어렵다”며 그간의 고통을 호소했다고 한다. B씨 외에도 피해자가 더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직장 동료 중 한 사람은 곧바로 이 같은 사실을 시청 간부공무원에 알렸다.

 제보자에 따르면 A동장은 여직원들의 손을 만지거나 뒤에서 끌어안는 등 부적절한 신체접촉을 여러 차례 반복했다고 한다. 하지만 아산시는 이 같은 제보를 받고도 내부감사에 착수하기는커녕 아무런 사실확인 조차 없이 A동장의 명예퇴직 절차를 진행했다.

 처음 제보를 받았다는 아산시 C과장은 “(성희롱)사실이 알려질 경우 가해자나 피해자 모두 가정파탄이 우려돼 명퇴 신청을 받아 조용히 처리하려 했다”고 말했다. 감사담당관실 관계자는 “소문은 들어 어느 정도 알고 있었지만 피해 당사자가 직접 제보한 것도 아니어서 따로 조사는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산시는 1일 취재가 시작되자 뒤늦게 A동장과 피해 여직원을 상대로 사실 조사에 착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A동장은 파문이 확산되자 2일 사직서를 제출한 상태다. 사실 확인을 위해 A동장과 여러 차례 전화통화를 시도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 피해사실을 폭로한 동사무소 여직원 B씨는 사실 관계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시 감사부서로부터)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 잘 모르겠다”는 짧은 답변만 되풀이 했다. 충남성폭력상담소 관계자는 “성희롱 의혹을 사고 있는 간부 공무원을 상대로 명퇴 절차를 진행하는 것은 지침을 무시한 행동이다. ‘명퇴했으면 됐지’라는 생각을 했다면, 피해 여성은 고려하지 않는 공직사회의 그릇된 성 의식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명퇴는 처벌이 아니다. 적법한 절차에 의해 사실 관계를 밝히고 적절한 징계가 내려져야 한다. 그래야 피해자들이 더 이상 피해 사실을 숨기지 않게 되고 예방 대책도 세우게 된다. 아산시는 지난해에도 간부공무원이 여직원을 성추행했다는 투서가 사정당국에 접수돼 홍역을 치른바 있다. 쉬쉬하고 넘어가기 때문에 이 같은 일이 반복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인천 남동구 공무원 노조는 남동구가 부하직원을 성희롱 한 간부 공무원에 대해 징계 없이 명퇴 절차를 진행하자 “가해자의 명예를 지켜주고 세금으로 조성된 명예퇴직수당까지 두둑이 챙겨주려 하느냐”며 재발방지와 피해자 보호대책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 한바 있다. “가정이 파탄 나면 책임 지라”며 취재기자를 압박하는 아산시청 일부 공무원들과는 대조적이다.

장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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