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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행 중 이어폰, DMB 보며 운전하는 것만큼 위험

최근 들어 젊은이들이 이어폰을 끼고 걷다가 차 소리를 듣지 못해 일어나는 사고가 늘고 있다. 3일 한 대학생이 서울 신촌의 횡단보도를 이어폰을 낀 채 건너가고 있다. [김도훈 기자]

지난해 9월 충남 서천군 장항화물역 근처에서 고등학생 신모(18)군이 하굣길에 열차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 조사 결과 신군은 귀에 이어폰을 꽂고 음악을 듣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사고 당시 뒤따라가던 친구 2명은 “피해!”라고 소리를 질렀고, 열차는 경적을 두 번이나 울렸지만 신군은 듣지 못했다. 경찰 관계자는 “신군이 머리를 숙이고 음악을 듣는 데 심취해 시속 63㎞로 서행한 화물열차를 피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2009년 전남 곡성군에서는 여학생이 이어폰으로 음악을 들으며 마을 골목을 지나다가 뒤따라오던 화물차 바퀴에 깔려 손목이 골절되는 사고를 당했다. 경찰 관계자는 “차량이 많지 않은 시골임에도 학생의 부주의로 사고가 났다” 고 말했다.

 차량 내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이 ‘운전석의 흉기’로 비난받는 데 이어 보행자의 이어폰(헤드폰) 역시 생명을 위협하는 ‘거리의 살인자’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국내에서 최근 5년간 발생한 교통사고 사망사건 중 차에 치인 비율은 36.1%다. 반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전체 국가의 평균은 17.8%에 불과하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박천수 책임연구원은 “10~20대 젊은 층이 스마트폰 등 첨단기기를 노상에서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 보행자 사망사고가 늘고 있다”며 “보행 중 전자기기 사용을 자제시키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운전 중 DMB 사용을 제한하는 법률도 제정해야 할 때가 됐다”고 덧붙였다.

 본지가 최근 도로교통공단의 연령별 교통사고 사상자 자료를 분석했더니 15~20세 사상자는 2000년 3만4795명에서 2005년 2만1041명으로 하락세를 보이다가 2006년부터 2009년까지 오름세를 보였다. 경찰청 한상우 교통지도관은 “15~20세 사상자가 증가한 건 보행 중 전자기기 사용 빈도가 늘어난 것과 연관성이 있다”고 말했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장택영 박사도 “보행자는 전방만 주시해도 사고 위험이 있다”며 “더욱이 음악까지 들으면 인지반응이 떨어져 돌발 상황에 신속히 대응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외국에서는 이미 보행 중 이어폰 사용을 제지하는 법안을 마련 중이다. 미국 뉴욕주 의회 칼 크루거 상원의원은 2011년 보행자가 도로를 건널 때 휴대전화나 전자기기를 사용하면 벌금 100달러를 부과한다는 법안을 발의했다. 이는 사고가 늘고 있어서다. 미국 메릴랜드대의 연구 결과 보행자가 헤드폰을 껴서 교통사고가 발생한 경우는 2004~2005년 16건이었으나 2010~2011년에는 47건으로 3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노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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