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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 저축은행 자산 15조 … 부산저축 수준 태풍 우려

저축은행 퇴출 명단이 곧 발표될 것이라는 소식에 예금자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3일 서울의 한 저축은행 지점에서 고객들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김경빈 기자]

3일 낮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 한 대형 저축은행 회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르면 오는 주말로 예정된 ‘퇴출’ 결정을 앞두고 당국자들에게 마지막 호소를 하기 위해서였다. 또 다른 저축은행 회장은 이날 잇따라 기자들을 만나 억울함을 호소했다. “시간을 주면 충분히 살아날 수 있는데 당국이 너무 채근한다”는 거였다.

 저축은행 3차 영업정지가 임박했다. 지난해 9월 저축은행 경영상태를 전수조사할 때 문제가 있는 것으로 분류된 5곳이 후보다. 이들 중 4곳은 당시 영업정지에 해당하는 경영개선명령 대상이었다. 하지만 자산매각 등을 내용으로 한 경영개선계획을 제출해 지금까지 7개월간 조치를 유예받아 왔다. 금융당국이 최근 검찰에 검사자료를 건넨 대상도 바로 이들이다. 당국은 이르면 5일 경영평가위원회와 임시 금융위를 잇따라 열어 퇴출 명단을 확정할 예정이다.

 업계에선 이들 중 3곳가량이 영업정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부터 계열사 매각과 유상증자, 외자 유치 등의 자구책을 모색해 왔지만 퇴출 기준을 넘는 경영 개선을 이루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후보로 거론되는 3개 저축은행 모두 자산규모가 2조원 이상인 대형사라는 점이다. 업계 선두권인 S저축은행은 자산규모가 5조원을 넘는다. 지방 계열사까지 합하면 7조원대에 이른다. 다른 저축은행도 계열사를 합해 자산규모가 각각 6조원과 2조원대다. 이들 3곳의 계열사까지 영업정지된다면 부산저축은행(10조원)보다 영업정지 규모가 커질 수 있다.

 이들이 부실해진 원인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이다. 부산과 제일 등 대형 저축은행들이 이것 때문에 지난해 줄줄이 쓰러졌다. 정부가 자산관리공사(캠코)를 통해 지난해까지 3조원에 달하는 PF대출을 떠안아줬지만 부동산 경기의 장기 침체로 사업이 진척되는 곳이 거의 없다. 둘째는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늘린 개인 신용대출의 부실이다. 저축은행들은 부동산 경기가 꺾인 뒤 대부업체와 비슷한 30%대 고금리로 개인 신용대출을 확대했다. 하지만 지점과 노하우가 부족하고 경기 침체가 계속되면서 부실이 가중돼 왔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현재 대형 저축은행들의 고정 이하 여신 비율은 대부분 20% 안팎으로 치솟았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들의 영업구조로는 부동산 PF가 더 악화되지 않아도 살아나기 힘들다”고 진단했다.

 3개 저축은행이 영업정지될 경우 저축은행 업계는 또다시 크게 위축될 전망이다. 지난해 두 차례에 걸친 무더기 영업정지로 저축은행 업계 총자산의 3분의 1이 허공으로 날아갔다. 업계 1위이던 부산저축은행을 비롯해 제일·토마토 등 상위권 대형사가 줄줄이 문을 닫았다. 3차 영업정지로 또다시 20~30%가량의 자산이 쪼그라들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일부 고객의 동요도 나타나고 있다. 이날 오후 서울 강남의 S저축은행 본점에선 20분 만에 대기 고객이 60여 명에서 110여 명으로 급증했다. 마감시간인 4시가 다가오자 숨이 턱에 찬 채 입구로 뛰어들어오는 고객들도 눈에 띄었다. 고객 김모(36·여)씨는 “5000만원 예금 만기가 3개월 남았는데 뉴스를 듣고 돈을 찾으러 왔다”며 “열 달 전 예금할 때 직원이 ‘절대 위험하지 않다’고 했는데 뒤늦게 후회된다”고 말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융위 최종 결정 때까지는 퇴출 여부를 확신할 수 없다”면서도 “어떤 경우에도 원리금 5000만원은 보장되니 이자 손해를 보며 소액을 찾을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해당 저축은행들도 일제히 “자구노력을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고객들의 차분한 대응을 호소했다. 일부 저축은행은 이날 외자 유치 등 추가 자구책을 내놓기도 했다.

김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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