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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근 "파격적인 전위적 활동했던 김용민이…"

총선 이후 3주가량 민주통합당을 이끈 문성근 대표 권한대행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에서 본지와 단독 인터뷰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배우 문성근’은 공식적으로 정계에 입문한 지 약 120일 만에 당수가 됐다. 그는 지난해 12월 17일 민주통합당 창당에 참여하면서 ‘정치인 문성근’으로 변신했다. 당 최고위원이 된 건 한 달 뒤인 1월 15일이다. 당 대표 경선에서 한명숙 대표에 이어 2위로 최고위원에 올랐다.

 4·11 총선 후 한명숙 대표가 사퇴한 뒤엔 대표 권한대행을 맡고 있다. 이런 속성 코스도 드물다. 단기간에 제1야당을 맡아 이끌게 됐지만, 역시 단기간에 대표직에서 내려오게 된 그다. 그의 임기는 새 원내대표가 뽑히는 4일까지다. 민주통합당 최고위원·대표 권한대행을 속성으로 거치는 동안 그는 두 번의 패배를 경험했다. 4·11 총선에서 당의 패배가 하나, 2000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도전했던 부산(북-강서을)에 출마했다 8%포인트 차로 낙선한 것이 다른 하나다. 퇴임을 이틀 앞둔 2일 문 대행과 단독 인터뷰를 했다.

 -직접 정치를 해 보니 어렵던가.

 “합의 과정이란 게 참 지난하더라. 그 과정이 참 예술적이면서도 어려웠다.”

 -민주당의 총선 패배를 인정하나.

 “그렇다. 물론이다.”

 -패배 원인은 무엇인가.

 “컨트롤타워가 잘 꾸려지지 않았다. 위기 대응 능력이 부족했다. 새누리당의 경우 박근혜라는 대선 후보가 총선 후보 뒤에 함께 서 있어 유리한 구도였다.”

 -김용민(나꼼수 멤버) 서울 노원갑 후보의 막말이 이슈화됐는데.

 “총선이 끝난 뒤 여러 과정을 복기해 보면 기가 막히다. 그 순간엔 느끼지 못했는데 나중에 누적돼 복합상승작용을 일으키니 어머어마하더라. 저도 문화적으론 전위적인 활동을 많이 했었다. 전위활동 할 때는 근본도 부정하는 자세여야 한다. 김용민은 가장 파격적으로 전위적 활동을 했다. 그런 분이 현실의 검열이 가장 심한 정치권으로 존재 이동을 하려고 했던 게 잘못된 시도였을 수 있다. 그런데 나꼼수는 정봉주를 (구속으로) 뺏긴 상태였다. 그 구성원으로서 자신들을 탄압한 정부에 계속 도전을 해야 했다. 어떻든 (사퇴나 방어나) 빨리 결정했어야 했다. 빠르게.”

 -야권 연대 과정에서 통합진보당에 끌려갔다는 지적이 있는데.

 “내가 분명히 다시 말하겠다. 제주 해군기지, 필요하다. 누가 아니라나. 다만 부지 선정 과정에 절차적 문제가 있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도 마찬가지다. 2008년 미국 월가 붕괴 후 FTA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시작됐다. 미국은 3년간이나 재협상을 요구했던 거 아닌가. 그래서 재협상을 요구한 거잖나. 우리도 폐해가 예상되니 이거 좀 고쳐 봅시다, 그런 얘기다.”

 -지도부가 FTA 반대서한 들고 주한 미국대사관까지 간 걸 국민이 불안하게 봤을 수도 있잖나.

 “그런 측면이 있었다.”

 -문 대행이 민주당에서도 이념적으로 왼쪽에 있다고 보는 이들이 있는데.

 “왼쪽, 오른쪽에 정말 관심 없다. 저를 붙잡고 우는 서민의 삶에 좌냐, 우냐가 뭐 중요한가. 일자리가 부족한 분의 삶이 가능하게 해 드리는 거에 관심 있지. 난 서민클릭이지 좌클릭이 아니다.”

 - 중도층 공략에 실패한 건 아닌가.

 “이명박·새누리당 정권의 역사적 역주행에 분노하는 유권자들에게 대체세력으로 인정받지 못한 거 같다. 굉장히 열심히 상세하게 정책 대안을 준비했는데 전달이 잘 안 됐다. (한·미 FTA 등에 대한 민주통합당의) 말 바꾸기와 MB 심판이 같은 레벨이 돼 버린 통에. (방송 파업의 장기화로) 새누리당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불리한 싸움을 한 것이다.”

 그는 ‘언론 탓만 한다’는 평가나 나올 수 있음을 의식해서인지 “민주당이 분명히 잘못했다는 걸 전제로 한다”는 말을 수차례 반복했다.

 -통합진보당의 부정선거에 대해선.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있어서는 안 될 일이 발생했다. 사실관계를 명백히 규명한 뒤 책임자를 엄격히 처벌해야 한다.”

 -이해찬·박지원 연대는 어떻게 보나.

 “원내대표는 짱짱한 19대 의원 127명이 정하고, 대표는 대의원과 국민이 정한다. 난 투표를 잘 운영해야 할 사람으로서 어느 쪽도 옳다 그르다 말할 수 없다. 다만 열린우리당 시절부터 고통받았던 계파 갈등으로 보이지는 말자, 이런 충정이었을 거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민주당과 정체성이 맞나.

 “안 원장은 이쪽(민주당 쪽)이다. 본인이 해 온 얘기가 있는데. 한나라당(새누리당) 세력의 확장을 막아야 한다고 분명히 얘기했다. 우린 행복하다. (대선) 후보가 많으니까. 2017년 (대선) 후보도 많다.”

 -문재인 고문과 가깝다는데, 가까이에서 본 문 고문은 어떤가.

 “권력의지가 덜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국가 공동체가 어떻게 가야 하는지에 대한 깊은 고민과 강한 의지가 있다. 정치적 판단을 할 때도 정확하게 원칙을 가지고 빠르게 정리한다.”

 -이번에 총선에서 졌는데.

 “정말 이기고 싶었고, 굉장히 아쉬웠다. 그러나 할 말 다하고 선거를 치렀기 때문에 정신적으론 굉장히 행복해졌다. 부산이 20년째 침체인데, 유일한 발전 전략은 남북철도 전략이다. 그거 아니면 부산은 방법이 없다. 그래서 퍼주기 논란이 붙겠지만 정면으로 치고 나갔다. 4년 후엔 다른 평가를 해 줄 수도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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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