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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광청 “미, 대사관서 떠나라고 압박 … 배신감 느껴”

6일간 베이징 주재 미국대사관에 머물렀던 천광청 중국 인권변호사가 2일 베이징 차오양 병원에서 부인 위안웨이징(오른쪽)과 여섯 살짜리 딸, 열 살짜리 아들과 재회하고 있다. BBC방송은 “천광청과 그의 가족은 수년간 떨어져 지냈다”며 “아주 긴 이별 후의 재회”라고 보도했다. [베이징 로이터=뉴시스]

미국이 중국의 시각장애 인권변호사 ‘천광청(陳光誠·41) 사건’에 따른 거센 후폭풍에 휘말리고 있다. 중국과의 관계 악화는 물론 국내에서도 적지 않은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천 사건이 11월 대선을 앞둔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빅토리아 뉼런드 미 국무부 대변인은 3일 중국 베이징에서 기자들과 만나 “천과 가족이 중국을 떠나고 싶다는 뜻을 확인했다”며 “천의 가족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보다 정확히 파악하고, 어떤 선택이 가능할지 상의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하지만 이는 이미 천이 “압박을 느껴 미 대사관을 떠난 것”이라고 주장한 뒤에 나온 입장이라 미 정부가 그동안 강조해온 인권 문제가 국가 이익에 의해 외면됐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천이 2일 베이징 주재 미 대사관을 나와 병원에 입원했을 때만 해도 별다른 문제 없이 사태가 해결되는 듯 보였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원만히 해결돼 기쁘다”며 “미 정부는 천광청의 안전에 계속 관심을 기울일 것”이라는 구두 성명까지 발표했다.

 하지만 천이 미 대사관을 나온 뒤 상황은 돌변했다. 미 정부는 천이 미국으로 망명할 의사가 전혀 없었다고 했지만, 대사관에서 나온 천은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미국 정부에게 자신과 가족들을 보호해 달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워싱턴 포스트(WP)는 주간 뉴스위크 자매지인 ‘더데일리비스트’를 인용해 “천이 ‘클린턴 장관의 비행기로 가족과 함께 미국에 가고 싶다’고 했다”고 전했다. 또 천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오바마 대통령에게 ‘우리 가족이 (중국을) 떠날 수 있도록 모든 일을 해달라’고 말하고 싶다”고 호소했다. 또 “미 대사관 직원들이 6일간 머물렀던 대사관을 떠나도록 강하게 압박했다. 그들(대사관 직원들)에게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고 덧붙였다.

 천의 변호사인 텅뱌오(騰彪) 베이징 정파(政法)대 교수도 그와 2일 밤 두 시간 넘게 통화한 뒤 그 내용을 인터넷을 통해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천은 “당초 대사관을 나오기 전 내 곁을 끝까지 지키겠다던 미 대사관 직원들은 모두 나가 버렸다”고 밝혔다. 또 “2일 오후 대사관을 나오기 직전 중국 외교부 직원이 찾아와 ‘만약 당신이 미 대사관을 나오지 않으면 부인과 아이를 다시 산둥성 고향으로 보낼 수밖에 없다’고 위협했다”고 전했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그동안 중국의 인권문제를 강조해온 미국이 자신들의 보호막 속에 들어온 천을 굳이 울타리 밖으로 내몬 이유를 둘러싸고 의혹이 일고 있다. 미 언론들은 3일 시작된 미·중 전략경제대화를 앞두고 껄끄러운 천의 문제를 털기 위해 중국 정부에 그의 신병을 넘겨준 게 아니냐는 비판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의혹들에 대해 미 정부는 속 시원한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마크 토너 국무부 부대변인은 2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천은 미국으로의 망명 의사가 없었다”며 “왜 뒤늦게 그런 얘길 하는지 모르겠다”는 답변만 되풀이했다. 뉼런드 대변인도 3일 기자들과 대화하며 “지난 12~15시간 사이에 중국에 머물지를 두고 천의 마음이 변한 것이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천의 신병이 중국 정부에 넘어간 만큼 미국으로선 인권을 외면했다는 비판을 모면하기 어렵게 됐다.

 당장 야당인 공화당 측은 오바마 정부의 중국 외교를 공격하고 나섰다. 미 의회의 ‘중국 문제에 관한 의회·행정부 합동위원회’ 위원장인 공화당의 크리스 스미스 하원의원은 3일 오후 긴급 청문회를 열겠다고 예고했다.

 ◆“힐러리와 키스하고 싶다”는 와전=한편 천은 3일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과의 전화통화에서 한 말은 ‘키스하고 싶다(I want to kiss you)’가 아닌 ‘지금 만나고 싶다(I want to see you now)’였다”며 “내 문제에 (클린턴 장관이) 관심을 갖고 지지해 준 것에 대한 감사의 표시가 와전된 것”이라고 밝혔다. AFP통신 등은 미국 관리의 말을 인용, “천이 서툰 영어로 ‘당신에게 키스하고 싶다’고 말하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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